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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f 소설에 대해 백업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1 19: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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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편 주소


도입

땅의 정령 살라만더가 10서클 마법을 시전하다 주화입마에 걸려 반은 기계 반은 미소녀 천마가 되버리는 바람에,

22세기 대한민국에서 탈부착 쥬지 세공으로 먹고 산다는 내용의 일상 힐링물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소설의 장르는 뭘까? 판타지? 그렇게 생각하기엔 너무 어설프다

주화입마와 천마가 나왔으니 무협인가? 22세기 배경에 반은 기계고 신체 탈부착이니까 SF일까?

분명히 각 장르의 키워드는 들어가 있지만 저 소설이 판타지도 SF도 무협도 될 수 없는 이유는

(1) 최소한의 장르의 문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

(2) 전하려고 하는 주된 정서는 결국 '일상 힐링물' 이기 때문이다

즉, 저 소설의 장르는 일상 힐링물인 셈이다

리뷰글 쓰면서 저런 개소리를 지껄인 이유는, 바로 지금부터 리뷰하려는 소설

『01을 만든 이들은 정말 위대한가』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태그

단언컨대 이 소설은 태그만으로도 지금까지 나온 어지간한 웹소설을 압도한다

그렇지 않고선 태그에 #SF #소프트SF #소설 을 박아넣지는 않았을 것이다

추측이지만 작가는 웹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며, 그렇지만 SF에는 굉장한 낭만을 품고 있는 인물로 보인다

우린 이러한 걸 SF라고 부르기로 약속했어요

SF가 뭐죠? 뭐가 SF예요? 라고 작가들에게 물어보면 첫 대답이 어...다. 경험담이다.

그것도 국내에서 꽤 유명한 작가들에게 물었을때 들었던 답임 ㅇㅇ

작가들이 지가 쓰고 있는 장르에 대해 설명도 못 할 정도로 빡대가리여서 그럴까?

그렇진 않다. 그 보다는 작가마다 무엇을 SF라고 정의하느냐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소설에서는 잘 안 보이고 SF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양상인데,

SF 작가들은 자기들의 글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라고 여기고 있고, 독자들이 '자신의 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꾸기를 원한다

SF를 정의하는 가장 보편적인 말은

'사실주의 문학 양식에서는 재현해 낼 수 없지만 그럼에도 사실인 어떤 것을 포착해 내는 세계를 구축하면서 은유를 문자화하는 힘을 가진 장르'

인데 이 개소리가 뭔 소리냐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쓰진 않지만 그런데도 현실에 있는 '무언가'에 대한 은유를 적어내면 그게 SF, 라고 규정하는 거다.

그러다보니 아주 골때리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SF작가들은 스타워즈가 SF라는 말을 싫어한다. 대우를 잘 안해준다고 보는 편이 맞다 ㅇㅇ SF 취급도 안 해주는 작가가 많은가 하면,

가장 호의적인 축도 SF라는 장르에 끼친 영향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못박는다.

왜? 스타워즈를 보고 엄마 저는 제다이가 될래요! 세상은 포스로 가득 차 있어요! 라고는 안 하기 때문(즉, 패러다임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 하므로)

그리고 두 번째로, '아니 왜 그렇게 되었는데?' 라고 물었을 때 '아무튼 포스 때문임 ㅇㅇ' 이라는, 굉장히 비논리적인 설명을 하기 때문이라 답한다

그러니까 우주 배경 판타지라고는 부를 수 있지만 SF는 아님 ㅇㅇ이 대부분의 입장인 셈

그런데 또 어떤 작가들은, 애드거 앨런 포 소설의 일부는 SF라고 우긴다. 왜?

'과학'이 애드거 앨런 포의 많은 소설의 일부에 속하며, 포의 소설이 사회비평적이라는 이유다.

(덧붙임 - 다시 강조하는데, 무엇이 SF냐 무엇이 SF가 아니냐는 독자마다 작가마다 생각이 다르고 저마다 근거가 있다

심지어 하드 SF의 규정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름)

대충 뉘앙스를 알겠지?

SF작가들은 SF가 뭐냐는 물음에는 어, 라고 대답하지만,

대체적으로

(1)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전달하느냐

(2) 그리고 그것의 근원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두고 있느냐

(3) 더 나아가 SF라는 장르 자체가 사회의 발전, 개혁, 전진에 기여할 수 있느냐

의 기준에 따라 SF를 규정짓는 경향이 크다.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 게임은 많은데 왜 소설은 없냐? 그리고 왜 SF는 페미판이냐?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게 역사가 오래 된 장르 치고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이버펑크 배경 SF 소설은 별로 없다

대신에 게임 / 영화는 엄청나게 많은 편임 ㅇㅇ 왜 그럴까?

앞서 말한 (3) 때문이다.

즉, 디스토피아와 사이버펑크같은 것들은 반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이며 사회의 발전 개혁, 전진에 어느것도 기여를 안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왜? SF장르는 '세상에 기여하는 장르이자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긴 한데, 아마 80년대에 미국의 SF협회들이 이 문제로 격론을 벌였고,

비윤리 비도덕은 최대한 없애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걸로 안다.

SF가 페미니즘과 깊은 연관을 맺는 이유, SF가 페미판이 되었다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SF가 다른 문학보다 사회참여적이라고(본인들 스스로는)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을까?

태생부터 그렇게 생겨먹어서 그렇다

SF라는 말을 태동시킨 인간은 '휴고 건즈백'이라는 놈이다. 휴고상에 나오는 그 휴고 맞다 ㅇㅇ

자. 이 인간이 어떤 놈이냐? 룩셈부르크 출신으로, 1904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라디오 판매 사업을 했었다

그런데 라디오를 팔려다 보니까 미국놈들이 과학의 ㄱ자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슨 수프를 먹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휴고 건즈백은 1908년 '현대 전기 공학' 이라는 공돌이스러운 잡지를 펴내고 기술 혁신 / 전자기기 발명품에 대해 기사를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 이후로 5년동안 안 망하고 펴낸 걸 보면 상당히 잘 나가긴 나갔던 모양

참고로 이 때 잡지는 지금 잡지와 좀 다르다 저 때는 텔레비전은 커녕 라디오도 막 보급되던 시기다(라디오를 팔러다니는 놈이 있었다는 건 사람들이 라디오가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다는 의미임ㅇㅇ)

그래서 어지간한 예능이니 정보니 시사상식이니 하는 것들은 신문과 잡지를 통해 주로 보급되었고 실제 저 시기는 온갖 잡지가 팔렸던 시기임 ㅇㅇ

아무튼 건즈백은 오? 먹히잖아? 라고 생각을 하고선 노벨피아 만든 탑툰마냥 신사업, 그러니까 잡지를 하나 또 펴낼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SF 소설을 전문적으로 탑재하는 최초의 SF소설 전문잡지, '어메이징 스토리'의 창간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라디오가 뭔지도 못 알아먹었던 놈들이 '물리학을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만'이라고 하면 누가 사겠냐

그래서 건즈백은 어메이징 스토리를 뭐라고 홍보했냐면,

'이건 과학 교육 잡지입니다! 소설이라는 소재로 쉽고 편하고 유익하게 전달하는 거라고!'

라고 약을 판다.

건즈백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쥘 베른, HG웰스, 에드거 엘런 포 스타일의 이야기 : 과학적 사실과 예언적 시각이 뒤섞인 매력적인 로맨스!"

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저 문구에서 건즈백이 추구한 바는 크게 세 가지인데,

(1) '오락물로서 재미있는 이야기' 이며,

(2) 'SF는 과학을 이용할 것(물론 과학 그 자체를 써갈기라는 것보다는 이 정도면 과학적이라고 볼 만 하지, 라는 인식의 수준으로),

(3) SF소설을 통해 미래를 상상하고 변화시킬 깨달음을 얻는 것! 이다.

어메이징 스토리 창간호에 휴고 건즈백이 당당하게 써 갈긴 문구는 상당히 거창한데,

<오늘의 엄청난 허구가 내일의 냉정한 진실!> 이라고 적어놨다.

그리고 이 약은 성공한다 실제로 SF라는 '장르'가 정립되었으니까

SF가 흥하게 된 이유는 건즈백이 좀 독특한 수단을 써서인데,

자기 잡지에다가 자유롭게 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누군가의 글에 반박을 하는 그러니까 투기장을 대놓고 열어놨다는 점이다.

투기장이 생겼는데 실명을 까니까 무슨 일이 생겼겠어 친목질밖에 더 해?

이렇게 생긴 SF 팬 친목모임들은, 훗날 SF의 다양한 장르적 변화와 성장에 큰 기틀과 자산이 되어주었음

키보드 워리어들 친목질도 가능하겠다, 말 통하는 전국 너드들과 소통도 되겠다,

어메이징 스토리는 엄청나게 성장한다

1926년에 창간된 잡지가 1920년대를 대표하는 잡지로 급부상하게 되었으니 인기를 알 만 하지

아무튼 현대적인 SF, '이런 걸 SF라고 부르자' 라는 인식은 건즈백이 어느 정도 토대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페미니즘 쪽에서 SF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좋아하는 진보적이고 전복적인 사상이 상당히 오래전 SF 작품들에서도 발견된다는 점,

그리고 여러 여성 작가들이 남자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했다는 점 등이 있다. 남성 주류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만큼의 실력자들이,

남자 이름을 써야만 했던 비극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는 하는데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건 그게 아니니 패스 ㅇㅇ

덧붙임 - 당연히 SF 거장 3대장은 여자가 아니다(하인라인이 TS되면 웃기잖아)

이 부분은 내가 불명확하게 서술했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겠음

제임스 팀트리 주니어 라는 작가가 있음. 화가, 예술 비평가, 공군 조종사, 군 정보원, CIA 정보원이자 전역 이후 대학에서 실험 심리학 전공해서 박사 학위 받았는데

문제는 이 사람이 사실은 여자였고 본명은 앨리스 브래들리 셀던이라는 거임. 군대 그리고 CIA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엄청난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그녀는

남자 이름으로 필명을 써서 소설을 썼다고 해.

'팁트리 쇼크'라고 불릴 정도였는데, 실제 사례를 찾아보니까 여성 작가가 남성 필명을 쓴 사례가 더 많았다는 거지.

그런가 하면 중성적인 이름을 쓴 여성작가도 있었는데, C. L. 무어가 대표적임. 본명은 캐서린 루실레 무어Catherine Lucille Moore 고 남편인 핸리 커트너도 SF작가였음.

대표적으로는 '흑신의 키스Black God's kiss'가 있는데 1930년 위어드 테일즈ㅔ 발표한 게 대표적임

이 여자는 남편하고 꽤나 재미있게 살았는데, 둘이 합쳐서 루이스 파제트라는 필명을 비롯한 거의 20개에 달하는 필명을 대고 다량의 합작을 진행했어

리 브레킷같은 작가도 그렇지.

덧붙임

하지만 SF의 근본이 페미라는 건 명백한 개소리야 이건 이론의 여지가 없음

페미니즘 진영에서 SF의 PC적 혹은 남성-여성전복적 서사를 페미니즘 시각으로 편입시키려고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임

60, 70년대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쓴 SF가 있는 것도 사실임

하지만 SF는 전부 페미다 라는 말은 사실이 아님. 전혀 그렇지 않음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를 페미니즘 문학이라고 부르지 않음

할런 엘리슨의 '나는 입이 없지만 비명을 질러야 한다'는 게이가 나오지만 게이문학이라 부르지는 않음

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차일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페미니즘 SF가 맞아

일단 본인이 무슨 의도로 썼다고 다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반박의 여지가 없음

반면 어쉴리 르 귄의 경우는 또 다르다. 르 귄의 소설은 인종, 국가, 성별에 상관 없이 동등한 권력을 다루는 내용에 대한 글이 꽤 많은 편임

하지만 이건 PC적이라고 볼 수는 있어도 페미니즘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는 없음

즉, 르 귄은 휴머니스트라고 부를 순 있어도 페미니스트라고 한정지을수는 없다는 거임

어줍잖게 어둠의 왼손 가져오면서 페미니즘 SF다 라고 떠드는데, 씨-발 유색인종에 대한 이야기는 왜 빼놓냐? 스포일러라서 그러냐?

이 부분은 독자가 현명하게 읽고 단호하게 쳐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

페미니즘적 '요소'가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닌 글을 '이건 페미니즘이다' 라고 딱 규정짓는 케이스와,

대놓고 '이건 페미니즘 SF다' 라고 쓴 글은 반드시 구분지어야 한다고 봄

마지막으로, 지금 대한민국 SF는(웹소설이 아니라 출판쪽) 페미니즘이 주류인 게 맞고, 실제 그런 작가들이 주류의 흐름이며,

결과적으로 그들이 SF판을 교조화시키고 있고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펼치는 스피커처럼 활용하고 있어서

더 많은 이들이 SF를 떠나고 있고, 이는 당분간 변화될 여지가 없어보인다고 본다

바로 그렇기에 웹소설에서 새로운 SF의 물결이 나타나야만 해. 그게 궁극적으로는 SF의 흐름에 대한 이 분류글을 쓴 이유고,

SF 웹소설을 찾아봐야겠다고 다짐한 이유임

하드SF의 출현

자. 이제 비교적 익숙한 태그가 나왔다. 하드SF.

일반적으로 하드SF는 SF의 하위장르로, 195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과학에 소설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그 과학 이론이 없으면 소설이 말이 안 될 정도로) /

동시대의 과학 지식 내용을 바탕으로 플롯과 혁신을 넣으면서도 /

과학적 데이터를 통한 서사를 짜내는 SF가 바로 하드 SF임

하드SF의 특징이라면 '기술 낙관'의 정서가 상당히 나타난다는 건데,

실제 이 시기는 기술이 인류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음 ㅇㅇ

당장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를 쏘아 올린게 1957년 일임

따라서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것인지 / 그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소재가 메인으로 다뤄졌음

화성의 오디세이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내용 자체는 과학은 그렇게까지 많이는 안 나오지만,

인간 탐사대원들이 화성에서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에 대해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외계의 생물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방법론과 추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하드SF로 본다

즉, 하드SF는 과학적 방법론과 접근법, 그리고 그 논리가 핵심 전개가 되는 내용 전반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님

다시 말하는데 1950년대 사람 시각으로 봐야 함 마션마냥 감자키우고 그런 시대상 생각하면 안됨

바로 여기서, 우리는 왜 SF퍼거들이 '왜 하드SF 초인은 안 나오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정말로 기술만 발전하면 막막 좋아질거임 ㅎㅎㅎㅎㅎ 이런 사상이 팽배했었고,

그래서 기술 발전만 소설 소재로 집어넣어도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어디 그랬는가?

아니. 과학과 기술이 발전을 한 건 맞다.

하지만 요즘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이 '와 ㅎㅎ 이거 미래에 이 속도로 발전하면 이렇게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주지는 않는다.

왜?

기술과 과학이 발전한다고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지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하드SF가 흥했던 이유는 '과학의 발전이 우리의 삶에 가져다줄 풍요로운 미래'를 상상해서 보여줬기 때문인데,

막상 보니까 개 시궁창이라면 보아야 할 이유도 써야 할 동력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물론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세분화되고, 파편화되면서 대중에게 설명하기 많이 어려워진 것도 한 몫 한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테드 창이라는 소설가도 있으니까 그런데 바꿔 말하면 테드 창 말곤 없음 ㅇㅇ

그러니까 하드SF가 왜 없냐라고 생각하면 님이 쓰셈 ㅇㅇ

하드 SF는 왜 오래가지 못했는가 ~ 신세대의 출현 ~

씨발 존나 어려우니까 오래 못갔지 과학 이론 발전속도도 너무 빠른데 심지어 그걸 가지고 소설로 써제끼고 앉아 있으니,

쓰는 놈도 쓰는 놈이지만 읽는 놈도 피로감이 장난 아니었다 지금처럼 유투브에서 지금부터 제 영상을 5분만 보면 왜 비처녀심기체이론이 중요한지 이해하실 겁니다 같은 강의영상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큰 문제는 장르가 고착화되어버렸다는 거임

이런 건 SF가 아니야!! 라고 외치는 SF틀딱들도 그 시기에 있었고, 아니 시발 좀 다른 것 읽어보자 존나 어렵고 따분한데 언제까지 이것만 볼거야! 라고 불만 많은 층은 그 시기에도 있었다는 거임

다른 한편으로는, '야. 과학이라는 틀에 SF를 담기엔 너무 편협하지 않냐?' 라는 의문이 제기되었고, 그래서 1960년대 작가들 - 하드 SF 강점기 10년 후 -

은 새로운 SF, 우린 저 틀딱 새1끼들과는 다르다는 모토로 전혀 새로운 SF를 써제낀다

그걸 '사변소설'이라고 부르는데 - 사실 사변소설이라는 말에는 얽힌 이야기가 좀 있긴 하지만 아무튼 사변소설이라고 하자 -

하지만 그냥 '하틀딱 새끼들 꼴보기 싫다'라는 이유로 사변소설이 갑자기 튀어나온 건 당연히 아님

가장 큰 변화는 출판시장의 변화였음

SF는 더 이상 잡지에 의존하지 않고, 출판사를 통해서 페이퍼백 양식으로 2쇄 3쇄를 찍어내는 스타일로 바뀜

이전엔 잡지사에 투고했다면 이제는 출판사에 투고하는 방식으로 바뀐 거임

그렇게 되니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 우리나라 생각해보면 거의 맞음. 전엔 신춘문예(신문과 잡지의 정기적 문예)가 아니면 작가 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굳이 새해 정초부터 우에엥 아부지 우에엥 어무니 안 해도 작가가 될 수 있게 되었잖아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보면 맞음

그렇게 해서 새로운 페이퍼백 소설책 장르 시장이 열렸는데!

가장 먼저 넘어간 놈이 잡지 소설 연재로 뜬 하인라인 / 아시모프 같은 기성 작가들

그리고 훗날 신성으로 떠오를 필립 K 딕과 어슐리 르 귄임

저 기성들이 왜 키워준 플랫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했느냐면,

잡지는 잡지 고유의 논조가 있고 편집장 눈치도 엄청 많이 봐야 하는 시스템임

그러니까 검열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음

그런데 출판사는? 이건 우리 출판사 방향이 아닌데요 하면 아 ㅂㅇㅂㅇ 다른데 갈께요 하고 얼마든지 다른곳에 찔러 넣을 수가 있다

어째 우리나라 웹소시장이 오버랩되는 것 같은데 그냥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하인라인과 아시모프도 아 씨발 좀 다른 거 좀 쓰고 싶다! 라고 해서 옮긴 게 크기는 함.

물론 당시 그들이 연재하던 잡지 <어스타운딩 스토리>의 캠벨의 꼰대력에서 벗어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 판이 커졌다. SF 분충들이 여기저기 투고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

그러면 당연히 새로운 시도, 독창적인 글들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임

1960년대의 사변소설은 바로 거기에서 탄생하게 됨

영화는 물론이고 TV 시리즈가 유행한 것도 이 시기의 일인데, 대표적으로 '스타트랙' 시리즈, '환상특급', 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 때만 해도 잡지시장이 완전히 죽지는 않아서 새로운 SF 잡지도 탄생하는데,

갤럭시 사이언스 픽션 같은 경우는 기술보다 사회문제쪽에 중점을 둔 SF소설들을 많이 실었음

이 시기는 그야말로 SF틀딱과 SF뉴비들의 대 격돌장이 되었는데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단순한 취향차이 뿐만 아니라, 과학과 기술을 바라보는 세대 간 갈등으로 보아야 해

왜냐? 1960년대는 냉전의 시기였고, 소련과 미국이 서로를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과학을 발전시켰으며,

그 시기의 젊은이들은 '과학이 우리를 다 죽여버릴지도 모르겠는데?;' 라는 생각을 품은 이들임

(실제 핵무기 개발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니 1950년대의 '과학기술이 우리를 먹여살릴거야 ㅎㅎㅎ' 하던 틀딱들하고 생각이 맞을리가 없지

그렇게 해서 출현한 사조가 바로 뉴웨이브임

뉴웨이브가 1950년대 시기 하드SF시기와 다른 점은, 기술이 무조건적으로 우리의 인생을 도와줄 것이라 믿는 게 아니라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기술이 망쳐놓은 자연과 사회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

범람하고 있는 광고와 이데올로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음

이 과정에서 SF는 과학 그 자체보다, 과학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철학담론적 / 심지어는 산문적인 경향도 가지게 됨

슬립스트림 - 장르와 주류 사이 어딘가를 떠도는 소설들이 출현한 시기도 이 때인데,

SF적 모험담을 넘어 실제 사람이 살아가고 감정을 느끼는 일상물마냥 저변이 확대되는 시기기도 하였음.

이렇게 변화된 기조하에서 나온 장르가

응애 나 소프트SF

임.

소프트SF는 뭐가 소프트SF다! 라고 뚜렷하게 말하기는 어려워

하지만 어찌 되었든 소프트SF도 앞서 말한 세 가지,

그러니까

(1)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전달하느냐

(2) 그리고 그것의 근원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두고 있느냐

(3) 더 나아가 SF라는 장르 자체가 사회의 발전, 개혁, 전진에 기여할 수 있느냐

는 그대로 따라간다고 보면 맞다 저건 거의 모든 SF '소설'에는 다 해당된다고 보면 됨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해졌는가에 대한 답이라면

학문 자체의 성향이 변화했기에 라고 답할 수 있음

과학작 방법론은 단순히 자연과학과 공학 뿐만이 아니라, 인문학과 사회학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어

통제된 변수 아래에서 반복된 결론을 낼 수 있느냐, 검증 가능하냐 하는 부분으로 나아갔다는 거지

이걸 과학의 저변이 넓어졌다라고 볼 수도 있고, SF의 한계를 넓히려는 시도다 라고 볼 수도 있음

물론 작가들 사이에서도 굳이 하드SF와 소프트SF를 나누어야 하느냐 라는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함

아. 그래서 01을 만든 이들이 정말 위대한가가 왜 정통 소프트SF냐면은 따로 글을 파겠음 너무 기네

그리고 반박시 네 말이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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