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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장편/일상]1.5: 아렌델 생활기(11). 몰래징역

프소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4 23: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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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942362


안나가 갑자기 가족들을 이렇게 급하게 부른 것은 처음이기에 엘사와 진우는 무슨 일인가 싶어 급하게 서재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오라고 한 서재에 가까울수록 늘어나는 왕실 근위대 모습에 둘은 그 심각성에 내심 불안하기 시작했다. 

둘이 들어갔을 때는 이미 올라프와 크리스토프가 긴장하며 앉아있었고, 안나는 심각한 얼굴로 인상을 찌그리고 있었다. 

심지어 안나도 평상복이나 근무복이 아닌 경갑옷을 입고 있었다. 


"어서와. 그리고 빨리 앉아. 이건 심각한 이야기니까." 


둘도 소파에 있던 올라프 옆에 앉았다. 진우는 오면서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생각을 해봐도 전혀 수면위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만약에 외적이라면 노크나 게일이 이미 자신에게 말했을거고, 내부의 적이라면 자신들은 도서관이 아니라 성 집무실이나 회의실에 가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아무것도 아니라고 치부하자니 근위병들이 눈을 시퍼렇게 뜬 채 최신 볼트액션총으로 무장한 채 대기중이다 보니 섣불리 얘기를 꺼내기가 힘들었다. 


안나는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한 근위병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그 병사는 장갑을 끼더니 한 쟁반을 가져와 그들 앞에 있던 탁자 위에 올려놨다. 

거기에는 예쁘게 장식되어있는 은상자가 있었는데, 안에 들어있는 판을 보니 디저트가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아직도 이해가 안간 엘사와 진우는 크리스토프를 보고 안나를 바라봤다. 안나는 그들 앞에 가까이 다가간 뒤 그 앞을 좌우로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어떤 녀석이 내가 아껴 놓았던 전세계 100개 한정판 초콜릿 세트를 먹어버렸어. 

심지어 어제까지만 해도 아주 신선하게 냉장되어있던 그 초콜릿을. 난 그 녀석을 잡!고 싶다구."


안나는 탁자를 쾅! 하고 내리쳤고, 그 소리에 다들 어깨를 움찔했다. 하지만 진우가 들었던 첫 생각은 안도였다. 차라리 이게 낫지, 다른 거였으면? 어휴....

엘사는 질문을 위해 손을 살짝 들었다. 


"그런데 안나, 이걸 왜 우리한테 묻는거야?" 

"왜냐하면 이 초콜릿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지금 여기 있는 네 사람과 한 눈사람 뿐이거든. 이 초콜릿의 위치는 게르다나 카이도 모르고 있는거니까 말이야."


안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근위병은 다시 상자를 치웠다. 진우는 자신이 저걸 본 적이 있나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안나는 그들을 째려봤기에 그 생각도 잊혀졌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 친구들. 안 그러면 여왕 독점권한을 발동시켜서 7일 동안 감옥에 넣을테니까. 

물론 이것도 특권으로 봐주는 거라는걸 알지? 원래는 못해도 한두달이니 말이야. 만약에 지금 말하면 1주일을 3일로 줄여줄 수 있어."

"?????"


이 얘기는 크리스토프도 못들었는지 왕방울만하게 커진 눈으로 안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서 보이는 진심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진우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엘사의 귀에 조용히 말했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연산군은 자기 맘에 안든다고 사람들 목을 그냥 베어버렸다 하더라고. 저거는 약과지."  

"????"   

"어찌됐든 빨리 나와줬으면 좋겠어! 이 여왕님께서는 시간이 없으니까 말이야."


안나는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뒤로 한채 약간 거만한 자세를 취하려는 듯 목을 뒤로 당긴 뒤 그들을 내려다 봤다. 

하지만 넷은 할 말이 없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안나는 인상을 팍 찌푸린 채 결심을 한듯 숨을 크게 한 번 쉬었다. 


"좋아. 그러면 하나씩 물어보고 내가 판단하지! 크리스토프!"    "으..응?"     "당신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나요?" 


크리스토프는 당황한 듯 여러군데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하더니 무언가 생각나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저는 항상 안나 여왕님과 함께 있었으니 안나 여왕님이 알리바이가 되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안나는 혀를 한 번 찼다. 


"틀린 말이 아니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집무 때문에 계속 같이 있었으니까. 통과! 다음! 올라프?" 

"나는 어제 하루종일 스벤이랑 마구간에 있었어! 스벤이 증명해 줄 수 있을거야." 


안나는 게일을 보냈고, 안나는 엘사를 바라봤다. 엘사는 긴장한 듯 침을 삼켰다. 


"엘사 언니? 언니는 어제 어디에 있었지?" 

"어...나는 허니마린이 노덜드라와 관련된 사안 때문에 노덜드라에 가있었지. 즈..증명할 수 있어!" 


게일이 돌아와서 올라프가 스벤과 같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 해주었고, 엘사의 알리바이 역시 증명해줬다. 


"그렇다는 건...진우?" 


안나는 진우를 째려봤고, 나머지는 말도 안된다는 듯 입을 가렸다. 크리스토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나, 그럴리가 없어. 진우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맞아. 안나. 얘일리가 없어." 


엘사가 거들어줬고, 진우도 자신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하지만 안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그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어제 어디에 있었지?"     "여기 서점에서 책도 보고 번역을 하고 있었지."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나 증거는?" 


없었다. 중간에 그가 차를 마시려고 돌아다닌 적이 있었지만, 그거는 알리바이가 될리가 없었다. 


"어...주방사람들이 나를 봤어!"    "하지만 그 중간에 우리 방으로 왔을 수도 있지!"     

"아니 난 그런적이 없는데?"     "그걸 어떻게 증명하지?"     

"어..."    "말을 흐려? 그러면 그거 말고는 증거나 증인도 없다는 소리인데!"     


나머지 사람들은 놀랐다는 듯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진우는 억울하다는 듯 양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의 표정은 진우의 징역을 확정시키는 듯 했다.


"아..아냐. 나는 안나가 초콜릿을 사온 것도 몰랐어! 그리고 시종들에게 물어봐! 나는 계속 주방과 서재만 왔다 갔다니까!" 


하지만 그 말이 소용 없다는 듯 안나는 고개를 저었다. 


"진우야...정말로 실망스럽구나...더 이상 할 말은 없니?" 

"아니, 맛도 모르는 초콜릿을 먹은 적 없는데 그걸 어떻게 증명해?" 

"근위병들. 채진우 후작을 데려가 주세요. 현 시각부터 후작은 1주일 동안 독방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테니까 말입니다."  

"어? 잠깐만 안나? 진심이야? 잠깐만. 잠깐만!!" 


근위병은 진우의 양팔을 잡고 그를 바깥으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우는 끌려가는 와중에 봤다. 

우선 근위병들의 표정을 보니 웃음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세게 물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더 정확한 건 뒤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이었다.

안나의 자신 계획대로 됐다는 미소를. 그리고 옆에서 미안하다는 듯 손짓을 하고 있는 크리스토프, 엘사, 올라프를 그는 보았다.


그리고 그는 이제서야 기억했다. 지난 주말에 제비뽑기에서 벌칙을 뽑았던 자신을. 그 때는 애들이 봐주고 그냥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그 벌칙이 이 정도일 줄은 그도 상상을 못했다. 도대체 얘네들은 언제 이런걸 짜놨는지 모를 일이었다.  


"야아아아아아아아아!!!!!! 이러는게 어딨어어어어어어어!!!!" 


*    *    *


도서관 문이 닫히자마자 다들 성공했다는 듯 하이파이브를 했다. 안나는 곧바로 갑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안나는 다른 서랍에서 아까 그것과 똑같은 초콜릿 상자를 꺼내 다 같이 나눠먹기 시작했다. 


"다들 수고했어!"    "그런데 설마 정말로 3일 동안 가둘거야?"    "에이, 그럴리가. 한 1시간 뒤에 바로 풀어줄거야."


안나의 말에 크리스토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엘사는 초콜릿을 바라보면서 약간 마음이 걸리는 듯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그런데 이걸 알면 진우가 엄청 삐지겠다."     "이미 알고 있어 보이던걸? 하지만 당연히 그에 맞게 선물 줄거야. 이 초콜릿도 있기도 하고."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성과(?)에 웃음을 못참고 다시 크게 웃기 시작했다. 

말 이렇게까지 장난을 위해 작당모의를 해본적이 없었는데, 이 정도의 스릴이 있는줄 몰랐던 이들이었다.. 


=================================

1


확실히 세이브 없이 쓰다 보니까 다른 것까지 같이 쓰려다보니 밀려버리네요;;; 

덕분에 퀄이 다른 날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ㅠㅠㅠ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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