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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릴레이 소설 [FROZEN: ETERNAL WINTER] 11화앱에서 작성

Schn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2 22:49:25
조회 595 추천 32 댓글 22


-다음차례는 '링인더시즌'님 입니다.

릴레이 소설 공지 및 프롤로그~7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175040



릴레이 소설 전화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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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소설 2020 [ETERNAL WINTER]

11화



“이봐 자네는 왜 아직도 안 자고 있나? 일행들은 다들 먼 길을 오며 피곤한 모양인데.”

남자는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로 한스에게 속삭였다. 상황만 보면 분명히 고맙고 인자한 사람이었지만,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위화감이 그 남자에게서 느껴지고 있었기에 한스는 속으로는 긴장한 채 최대한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며 대답했다.

“아 그게, 잠자리가 바뀌니 잠이 잘 오지 않아서 말이죠.”
한스는 스스로도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서던의 왕궁과 마구간 건초통을 모두 경험해본 자신에겐 어울리지 않는 변명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있지. 잠이 안 오거든 아래 난로에서 잠시 이야기나 하는 건 어떤가? 아까 보니 다들 궁금한게 많아 보이던데 말이지.”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한스는 여전히 뭔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일단 남자를 따라 거실로 내려왔다.


남자는 난롯가 테이블에 아까 저녁때 먹고 남은 빵과 음료를 가져와선 한스에게 건넸다.

“아 괜찮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말이죠.”

“아 그래? 나는 나이가 드니 자주 허기가 지는구만. 그럼 실례하겠네.”

남자는 자연스럽게 빵을 떼어서 먹었다. 생각해보니 아까 저녁 음식도 다 같이 먹었으니, 약을 탔다고 의심하는 건 조금 지나쳤던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어느새 한스도 경계심이 풀어졌다.

남자는 경계심이 풀린 듯한 한스의 눈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난로쪽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
“자네 아까…. ‘이승’에서 왔다고 하지 않았나?”

“아 네… 아깐 실례했습니다. 워낙 오는 길에 이상한 일이…”

남자는 갑자기 손을 들어 올리며 한스의 말을 끊었다.

“그래, 그리고 자네는 아까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지?”

한스는 다시 몰려오는 위화감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남자의 질문에는 답할 정신조차 생기지 않았다.

“음식을 안 먹을 순 있어도, 숨을 쉬지 않을 순 없을테지.”

“뭐야 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한스도 그를 경계하며 따라 일어났다. 가운데 테이블을 둔 채로.

“아직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음식이나 공기 정도로는 크게 문제되지 않으니까.”

“그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남자는 한스의 말을 무시한 채 거실 한 구석으로 가 서랍장을 열었다. 남자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자네와 자네 일행… 음식나 공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 이쪽 세상의 것들과 상호작용을 하면 서서히 생명력을 잃게 되거든.”

그래서 음식을 먹은 나머지 일행들이 먼저 곯아 떨어진 것이었나? 한스는 이제 자신이 쉬는 숨 한 모금 한 모금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좀 곯아 떨어지라고 일부러 음식을 많이 먹인 거였어. 뭐 아직은 평소보다 조금 더 잠이 오는 정도겠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남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한스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당신은 도대체 정체가 뭐고!?”

남자는 서랍장에서 칼을 꺼내들고 뒤돌아 서며 대답했다. 그리고 한스 쪽으로 다른 칼을 하나 던져주었다.

“자세한 것은 자네가 알 바가 아니고…”

한스는 급한대로 남자가 던진 칼을 주워들었다.

“나에 대해서는 얼음 여왕의 심장에 칼을 박아넣었던 사람으로만 알면 되네.”



남자는 칼을 힘껏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휘둘렀고, 한스는 옆으로 몸을 날리며 남자의 공격을 피했다.

한스는 바로 자기 옆의 빵접시를 남자에게 집어 던졌으나 남자는 팔로 막아내고는 바로 이어서 넘어진 한스의 목 방향으로 칼을 들이댔다.

한스는 아까 쥐어든 칼로 공격을 흘리고 금세 다시 일어서며 주방쪽으로 뒷걸음질쳤다.

“실력이 제법이구만, 젊은 친구”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는거야! 안나!!!! 엘사!!!!!”

“소리질러도 소용 없네. 그리고 본인 걱정이나 하지 그러나? 자네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나랑 합을 겨우면 겨룰수록 자네의 생명력이 서서히 사라질거야.”

남자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그와 잠깐동안 싸웠을 뿐인데 한스는 아주 약간이지만 몸이 아까보다 분명히 둔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이번에는 양 손으로 검을 강하게 쥐고선 한스의 옆구리쪽을 겨냥해 베어들어왔다.

한스는 다시한번 공격을 쳐내고 맞닿은 칼을 세게 밀었다. 거울세계의 남자는 한스가 밀어내는 힘에 약간 뒤로 밀려났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섬뜩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래! 이정도는 되어야지.”

“대체… 대체 왜 이러는거야? 날 죽이려 드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남자는 미친듯이 웃으며 한스의 오른쪽 어깨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한스는 왼쪽으로 돌아서며 칼을 흘려보냈다.

“죽인다고? 자네를? 하! 내가 지금 자네를 죽이려는 것 같나? 칼까지 건네주면서?”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미친 사람이었다. 이게 죽이려는게 아니라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잘 들어보게 젊은이”

남자는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거칠게 한스를 향해 칼을 휘두르며 두 번 정도 더 칼이 부딪혔다.

그리고 세 번째, 자신의 가슴팍을 향해 휘두른 칼을 한스가 막아내고는, 칼이 맞닿은 채로 서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남자는 꽤 나이가 들어 보였지만, 한스의 힘에 밀리지 않았다.

“자네들은 나랑 다른 세상에서 왔지. 여기를 저승이라고 생각했지? 어느 정도는 맞는 말 같아. 얼음 여왕에게 칼이 박힌 이후로는 여왕뿐 아니라 모두가 죽지도 못하고 있거든. 더 갈 데가 없다는건 저승이랑 같구만.”

한스는 대답하지 않고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저 칼을 밀어내는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오히려 점점 힘이 달려오는 것은 한스 쪽이었다.

“왜 우리가 서로 싸우는데 자네만 힘이 빠지는지 궁금하지 않나?”

점점 칼은 한스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한스는 칼자루를 같이 쥐던 왼쪽 손을 칼날에 옮겨대고 있는힘을 모두 짜내서 밀어내었지만 점점 더 힘이 빠지고 머리가 아파왔다.

“자네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봐. 그게 얼마나 갔던가? 한달? 두달?”

여태껏 차분하게만 이야기하던 남자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회하는 기억이 있나? 그건 제기랄 백년이 지나도 절대 사라지지 않아. 결국 여기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 알겠나? 모두 후회와 회한만이 남은채로 고통스러워 할 뿐이야. 영원히!”

남자가 밀고 있는 칼은 한스의 가슴팍 한 뼘 앞까지 다가왔다. 칼날쪽을 미는 한스의 손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후회와 절망은 행복을 집어삼키는 법이야. 이 곳에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너네들의 생명력이 조금씩 빨려 나가는 것도 같은 이유고! 무슨 말인지 알겠나? 너도 곧 나처럼 된다는 말이야!”

한스는 남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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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나름 잘 풀어갈려고 했는데 다음 분에게 큰 숙제를 남기네요.
읽는건 진짜 재밌는데 쓰기가 진짜 어렵더라구요...
다음 순서는 "링인더시즌"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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