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공지가 사라져서 다음 순서 누군지 모르겠다.
릴레이 소설 2020
FROZEN: ETERNAL WINTER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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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물 흐르듯' 내달리는 마차는 조금의 흔들림도, 소음도 없이 아주 편안한 환경을 제공했다. 하지만 그게 승객들에게 도움이 되었냐고 묻는다면......글쎄, 그들은 지나치게 조용한 마차 안에서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어색하게 눈만 굴리고 있을 뿐이었다.
한스는 불편한 공기에 답답함을 느끼며 손바닥으로 목 주변을 쓸었다. 왕자 시절 항상 입었던 정복도 이처럼 목을 옥죄지는 않았는데...
맞은 편에선 크리스토프가 그런 그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고, 옆에 앉은(순록이 앉아있다니!) 스벤 또한 자신의 인간친구를 따라 한스에게 매서운 눈초리를 보냈다.
자매라고 별다를 것은 없었다. 두 사람은 예언을 들어서인지 이전만큼 그를 배척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한스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속에서 올라오는 쓴 맛에 자조했다.
한참동안 이어진 침묵을 깬 것은 다름아닌 올라프였다.
한스의 오른쪽에 앉아있던 그 작은 눈사람은 돌연 헛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분위기에 맞지 않는 밝은 목소리를 냈다.
"안녕? 내 이름은 올라프에요. 따뜻한 포옹을 좋아하죠!"
"...뭐?"
한스는 멍청하게 되물었다. 이 녀석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건가? 그럴리는 없었다. 희미한 기억 속, 동상이 된 안나의 곁에 이 눈사람이 있었던 것이 떠오른다. 알면서도 이렇게 친근하게 군다고? 한스는 올라프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올라프, 그 놈에게 자기소개 할 필요 없어"
크리스토프가 여전히 한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목표를 가진 아군이잖아요! 그렇죠, 엘사? 안나?"
한스는 자신도 모르게 자매에게 고개를 돌렸다. 엘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안나는 그런 언니와 한스를 번갈아보곤 '맞아' 라며 답했다.
올라프는 허락을 받은 강아지처럼 그 큰 눈으로 다시 한스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구석에서 크리스토프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나는... 한스야. 한스 웨스터가드. ......난 오로라를 좋아해"
한스가 한박자 늦게 덧붙인 말에, 올라프가 반색하며 기뻐했다.
"저도 오로라가 좋아요! 오로라가 빛나는 밤이면 꼭 하늘이 깨어난 것 같죠... 그렇지 스벤?"
순록이 우엉, 하며 눈사람의 말에 긍정한다. 창 밖에 시선을 두고 있던 안나의 입꼬리도 슬며시 올라갔다. 하지만 한스는 그 모든 반응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하늘이 깨어난다'고 했다.
그의 호흡이 빨라진다. 이 눈사람은 대체 그 말을 어디서 들은 거지? 어머니의 흔적이 왜 여기서 튀어나온단 말인가?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공교로웠다.
한스가 올라프에게 손을 뻗으며 머릿속으론 무어라 물어야 할 지 떠올리는 그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우우웅ㅡ!
그건 일종의 파동과도 같았다. 보이지 않는 장막이 몸을 통과하며 지나가는 느낌. 한스는 헛숨을 들이키며 등받이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토프는 불쾌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고, 올라프와 스벤은 속이 안좋은 듯 고개를 휘젓고 있었다.
"방금 뭐였지?"
가슴께에 손을 얹고 호흡을 갈무리하던 안나가 내뱉듯이 물었다. 이젠 마차의 속도도 떨어지고 있었다.
엘사는 대답 대신 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무슨 일이니, 노크?"
이제 마차는 완전히 멈췄다. 엘사는 잠시 아무말이 없다가, 다시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있었다.
"도착했어. 노크는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대. 이제 걸어가야 해"
마차에서 내린 일행을 반긴 것은 매섭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였다.
그들이 선 곳은 꽝꽝 얼어있는 바다 위였다. 겨우 실눈을 떠 살펴보자, 가까운 곳에 육지가 보였다. 황량한 잿빛의 땅. 한스는 바로 구덩이 속에서 본 장소임을 깨달았다. 저 땅의 어딘가에 그들의 목적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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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고 썼는데 별 내용 없어서 미안하다ㅠㅠㅠ 막 지르자니 뒷사람들이 수습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네... 은근히 신경쓸 게 많구나 릴레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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