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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퓨전?/장편] 아래대 표류기(雅騋垈 漂流記) - CH.14

프소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0 23: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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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14


1843.5.22(月)


“헌데 소인들이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오?”


진우는 멍하니 해맑게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진우는 엘사가 만들어준 보라색 조선식 무복을, 엘사는 아렌델식 형태에 노덜드라 문양이 새겨진 하늘색 무복을 입고 있었다.

진우의 등에는 그의 활이 메어져 있었고, 오른쪽에는 통아가 담긴 화살통을 차고 있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 역시 아렌델식 무복을 입은 채 왕실 주최자로서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응원하거나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어. 이게 그냥 마을 축제 같았다면 모르겠는데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통합과 협력의 장이라는 의미도 있고,

거기에다가 외국인들도 보려고 꽤 와 있어서.”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복장을 한 몇몇을 보며 엘사가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오! 여기에 있었구만!”


다른 억양이 세게 섞인 아렌델어를 하던 남자가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남자는 코로나 가운데에 왕국 문양이 번쩍거리는 무복을 입고 있었으며, 한쪽에는 태양모양 가드가 있는 레이피어를 차고 있었다.

그는 특이하게도 턱 중앙에만 수염이 있었고, 눈빛과 입가에는 본능적인 느끼함이 있었다.


“플린! 아, 이제는 아니지. 유진!”


둘은 한 번 안으며 인사를 했다.


“야, 아직도 어색하니까 그냥 플린이라 불러. 그나저나, 엘사 네 즉위식 이후 처음인가?”

“그렇지. 그동안 서로 많이 바빴으니. 잘 지냈어?”


플린은 어깨를 올렸다 내렸다.

“뭐 이제는 슬슬 적응했지. 그리고 라푼젤이 안부 전해달래.”

“그래? 전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못 온게 아쉽긴 하네. 다음번에는 우리가 찾아갈게.”

“물론이지.”


플린 라이더는 그제서야 진우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오호, 차토쪽에서 여기까지 사람을 보낸 건 정말 오랜만에 보는데.”

“아, 이쪽은 차토가 아니라 조선에서 온 채진우라고 해. 진우, 이쪽은 코로나 왕국 국서(國壻) 유진 피츠허버트(Eugene Fitzherbert)야.”


진우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지만 플린은 바로 악수를 청했다.


“대조선국(大朝鮮國) 구(舊)강화부(江華府) 종사관(從事官) 채진우, 대(大)코로나 왕국 국서님을 뵙니다.”

“어...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반가워요.”


플린은 진우가 온 경위가 궁금했는지 엘사를 살짝 쳐다봤지만, 엘사는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듯 웃음을 내비쳤다.


“어차피 정치에는 관여 못하겠지만 조금만 말해주자면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서 얼음 요청건수가 늘 거야.

그리고 수입금지 조치도 최소한 올 해는 지속할거고.”

“우리가 그렇게 되고 도와준 점, 정말로 고맙게 생각해.”


엘사가 웃자 플린은 손을 내저었다.


“선박 통과 우선권을 줬는데 우리도 그 정도는 해줘야지. 물론 다른 도움이 필요하면 나중에 말해줘. 사실상 최대 동맹이니.”

“고마워.”


그리고 플린은 바로 인사를 한 뒤 다른 검술 시연을 보러갔다.


“정말로 코로나랑 친한가 보오.”

“응. 특히나 라푼젤이 여왕이 되고 안나도 즉위하니까 더더욱. 둘이 성격도 비슷해서 정말로 친하거든.”


둘은 다시 주변을 보다가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었다. 그러다 진우는 안나가 목도를 든 모습을 보고 엘사를 톡톡 쳤다.

“안나가 시연을 하려는 것 같은데 가보지 않겠소?”


엘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안나 여왕폐하 승리!”


안나가 상대 노덜드라 청년의 손을 잡아주며 일으켜 세워 줬고, 노덜드라 청년은 경의를 표하는 듯 목례를 했다.


“라이더, 너도 많이 늘었다?”

“여왕님에 비하면 아닌 거 같습니다만?”


그 때 크리스토프는 스벤을 보며,


“라이더가 연습이 더 필요한 거 같아. 내 말이 맞지 스벤?”

“(스벤) 그냥 필요한 게 아니라 밤을 좀 세야겠어!”

"엌ㅋㅋㅋㅋ맞네 맞아!"


올라프까지 거들자, 라이더는 둘을 한 번 째려보며 다 같이 화기애애하게 있는 동안, 진우의 눈은 휘둥그레 해져 안나를 보고 있었다.

그는 안나가 정신력이 강하고 활달하지만, 무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는 알 수 있었다.

처음에 저 노덜드라 청년의 힘의 차이가 커서 봐줄려는 것이 보였으나 갈수록 기술면에서 부쳐 그도 진심을 다해 싸웠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검은 저 청년의 것이라는 것을. 정말로 안나의 검술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잘하지?”


엘사는 안나의 무술에 뿌듯한 듯 약간 상기된 목소리와 함께 그를 봤다.


“그냥 잘하는 게 아니지 않소? 저 정도면 조선 무과에 바로 붙어도 될 실력이오. 저것만 보면 제가 나가도 질 것 같소.”


예찬에 엘사는 ‘역시 내 동생이지’ 라는 표정으로 양손을 허리에 댔다.

진우는 감탄을 하며 다른 곳을 봤는데, 거기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활을 쏘고 있었다.

거기에 눈이 반짝여진 진우는,


“낭자는 여기 있겠소? 소인은 한 번 활 대결장에 가보겠소.”

“아냐, 같이 가자. 네가 과연 노덜드라 사람들을 이길 수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엘사는 놀리듯이 진우를 보자, 진우의 눈에는 갑작스런 투지가 담겨 있었다.


“자고로 조선하면 활이라 했소. 내 그걸 증명해 보이리다.”


그들이 활 대결장에 가자 머리를 길게 땋은 여인이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 새로운 라운드를 시작할 참인데 잘 왔어요. 참가하실래요?”

“저만 해볼게요.”


허니마린은 그를 남은 과녁에 그를 데려다 주었고, 진우가 매고 있던 화살통에 12개의 장전(長箭)을 넣어줬다.


“처음 활 두 개는 연습용이고, 나머지는 그냥 신호에 맞춰 쏘면 되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활을 봤다. 다 젖어서 쓸 수 있을지 몰랐지만, 엘사가 왕실 무기관리와 함께 고쳐줬고, 그 과정에서 엘사가 마법을 넣어서 그런지, 그의 활에는 엘사의 눈송이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진우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활과 화살을 잡은 뒤 왼손으로 활 시위를 당겼다.

순간 양쪽 손등이 약간 따끔했지만, 그는 과녁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연습신호에 진우가 활을 쐈고, 과녁은 7점에 맞았다. 다른 청년들은 한 두명 빼고 7에서 9점 사이에 맞았다.


그들이 다시 준비하는 동안 허니마린이 엘사에게 다가갔다.


“지난번에 간 이후 거의 오지를 않네.”


엘사는 그 말에 찔렸는지 허니마린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옆의 땅을 바라보며 웃었다.


“미안. 의외로 일들이 많아져서. 무엇보다 쟤도 이제서야 낫기도 하고.”


허니마린은 두번째 연습용 활을 쏘던 진우를 턱을 문지르며 쳐다봤다.

“외지인이라 그런지 덩치는 좀 작기는 한데... 귀엽기는 하네. 여기 사람들 마냥 우락부락하지도 않고.”

엘사는 허니마린의 의외의 반응에 장난 삼아 그녀의 옆구리를 살짝 쳤다.

“소개라도 시켜줄까?”

“내 취향은 아니야. 그리고 뭔가 너랑 약간 닮았어. 분위기도 그렇고, 또 저 집중하는 표정이.”

“그래?”

“무엇보다 쟤가 너를 볼 때 아주 그냥 꿀이 뚝뚝 떨어지던데?”


전혀 예상 못한 말을 들은 엘사는 화들짝 놀랬다.

“???? 정말로?”


하지만 그 이후 둘은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하나 하나 쏠 때마다 진우 주위 선수들도 신호를 무시하고 멍하니 선 채로 그의 과녁을 쳐다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첫 연습 7점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10점에 들어가는 것을 모자라 나중에는 과녁공간이 부족해 한 두개는 9점에 맞았다.

결정적으로 마지막 활이 10점에 있던 활을 쪼개면서 박히자, 근처 관중은 환호성을 질렀다.

갑작스러운 환호성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멈췄는데 그 이유를 직접 보자, 신기해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허니마린은 엘사를 봤는데, 그녀의 멍한 표정을 보고 어깨를 툭툭쳤다. 이번에는 그녀의 얼굴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담겨있었다.

“확실히 괜찮네. 그러니까 너나 잘해봐.”

“???? 얘가 무슨 소리를?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허니마린은 자신은 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활을 다 쏘고 진우가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진우는 엘사를 보자 손을 흔들면서 환히 웃었는데, 아무 생각도 없던 엘사는 전에 둘이 서고에서 했던 얘기들과 허니마린의 말이 머릿속에서 교차하자, 갑자기 얼굴이 상기되었고,

그녀는 그런 자신에 너무 당황스러워서 볼을 세게 두 세 번 쳤다.


“? 졸리시오? 갑자기 볼은 왜?”

“아…아무것도 아니야!”


허니마린은 그들 사이에서 못참겠다는 듯 끅끅거리며 웃었고, 결국 엘사는 허니마린의 옆구리를 두 세번 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어 대부분 장비들은 정리 되었다.

하지만 거리도 거리거니와 지난번 그 상황 때문에 얘기할 것이 있어 안나와 엘사 일행은 각자의 막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엘사는 올라프가 브루니와 놀고 있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아까 허니마린이 했던 말을 곱씹어 봤다.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어느 불쌍한 외지인이 물에 떠있길래 건져 올렸을 뿐.

하지만 가면 갈수록 노덜드라 사람들과 다른 그 특유의 정숙함에 친근감을 느꼈고, 서고의 대화에서 그 친근감의 이유를 완전히 알 수 있었다.

그 역시 비슷한 아픔을 느꼈었고, 그래서 그런지 그와 있으면 안나와 있을 때와는 다른 공감과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정도로 얘기를 해준 타인은 사실상 없었다.

그렇기에 허니마린이 말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이리저리 쌓여간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더욱 놀랬다.

정말로 허니마린 말처럼 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어 고백을 받으면 어떨 까하는 생각이 언뜻 스쳤다. 놀랍게도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을 비롯해 안나가 겪었던 일들 역시 생각해냈고, 무엇보다 지금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니 그녀에게 연애라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주변만을 신경쓰기에도 바쁘니까.

그녀는 마음이 정리가 된 듯 한숨을 한 번 쉬고 머리를 질끈 묶었다.


단독 막사에서 진우는 그의 손을 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궁금했다.

서고에서도 엘사의 표정은 마치 믿기지 않은 것을 본 것 같았다. 사실 그것도 잠깐이었기에 신경을 안 썼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보이는 것이 그의 의문을 증폭시켰다. 아까 아팠던 손등을 돌아와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낙인이 보였다. 눈 꽃 모양의 낙인. 사각성(四角星) 사이에는 마름모가 퍼져 있었고 그 끝에 퍼져가는 다른 무늬. 이것이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불빛에 다르게 비추면 그것이 살짝 비쳐 보였다. 아까 아픈 것 이 이것 때문인가? 하지만 왜 이런 것이 자신에게 생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처음에 여기에 왔을 때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진우, 안나의 막사로 가자. 다들 모였대.”


엘사는 웃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진지함이 보였고, 진우의 표정 역시 굳어지면서 손등을 한 두 번 비빈 뒤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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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곧 내핵으로 파묻혀버릴 게시물입니다


그나저나 네이버쪽은 제한 있는걸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저도 샀다가 제가 올린 게시물 댓글 보고 바로 뺐어요;;;

나중에 유튜브나 가격이 있어도 블루레이쪽을 알아봐야겠어요!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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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2.15) - 다음 회차, 통합링크 추가 및 이전 회차 삭제

CH15: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923008

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94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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