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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퓨전?/장편] 아래대 표류기(雅騋垈 漂流記) - CH.12

프소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6 23: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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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2


“이거 엄마 거였어?”

“하지만 엄마가 이런 책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엘사 역시 공감하는 듯 고개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책을 여는데, 의외로 책의 종이는 상당히 깨끗했고, 첫 장에는 표지에 있던 아저씨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생선을 썰고 있었다.


“…”

“…”

“이거 정말 노덜드라 특제 비법이라도 있나?”


안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치기 시작했고, 엘사는 눈을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엘사는 엄마가 그저 레시피를 숨겼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 계속 페이지를 넘겼다.

써져 있던 것은 다양한 북해 생선의 요리비법들이었지만, 따로 특제비밀 같은 것도 없었다.


///


“아니, 이게 무슨 말이 되는 소리야! 그냥 당시 셰프에게 물어봐도 됐을 만한 방법들을 국가기밀마냥 숨겼다고!?”


엘사는 참고 있던 답답함을 한 손으로는 관자놀이 양쪽, 다른 한손으로는 책상을 쾅쾅 치는 것으로 풀었다.

“아무래도 엄마가 아렌델에 처음 왔을 때 음식들 취향이 많이 맞았나 봐.”

“정말로 그런가?”


안나는 웃으며 다시 첫 장을 봤고, 그때 그녀는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엘사는 갑자기 무표정으로 책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안나를 보며 한쪽 눈썹을 올렸다.


“진짜 비법이라도 찾았니?”



“언니, 방금 이 아저씨 생선 보고 있지 않았어?”

“뭐?”

엘사는 안나 옆으로 가서 책을 봤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생선을 보고 있던 금발 아저씨는 책 밖에 있는 안나와 엘사를 입을 다문 채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 이제 떨고 있는 안나의 손에서 그의 눈은 둘을 번갈아 봤고, 뭔가 슬픈 웃음을 보였다.


책은 갑자기 안나의 손에서 벗어나 바닥에 떨어지고 다시 덮어졌다. 그리고 책 안에서 잠깐 빛이 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


“ㄴ...내가 잘못 본거 아니지?”


안나는 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숨을 가파르게 쉬었다. 엘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책에 다가가 첫 장을 폈다.

아까랑은 다르게 책은 엄청 낡아져 있었지만, 따로 써져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책 중반 즈음에 갔을 때 책의 페이지들의 중간이 파여져 있었고, 거기에는 이 책보다 못해도 수세기는 오래 됐을 법 한 낡은 가죽종이에 흑갈색 글씨가 써져 있었다.

엘사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꺼내 책상 위에 폈다. 짧은 문구만이 적혀져 있었고, 처음에는 고대어여서 그녀도 몰랐지만, 차츰 알아 볼 수 있기 시작했다.

[

아이야, 아이야,

물 밑으로 들어가거든 보이지 않는 바닥을 보려 하지 마라.

거기에는 네가 되고 싶은 네가 울부짖고 있으리니.

우리가 아닌 우리를 마시고, 가장 차가운 자의 가장 따뜻한 온기를 먹어,

네가 일어나 다시 네가 되어,

세상을 집어삼킬 것이리니.

]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나도 모르겠...”


엘사는 순간 쎄한 느낌에 글씨가 써져 있던 글씨를 살짝 문지르고 비볐다..


“그런데 안나. 이거 그냥 잉크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굳은 피 같아.”


그 때, 시문의 글자들이 흔들리더니 다 합쳐졌다. 그리고 잉크는 작은 웅덩이를 만들더니 작은 검은 형체가 올라와 단발의 노덜드라 여인의 형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그 여인이 절망적 인 듯 인상을 찌그러트리며 머리를 움켜쥐었고, 그녀의 주위로는 뱀들이 치고 올라와 그녀를 감싸려 하고 있었다.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FARA MIN EINN!!!!!!!”


그 손톱으로 문을 필사적으로 긁는 듯한 절규는 서고를 흔들다 못 해, 성 전체에 울림을 퍼뜨렸고, 그것은 성내(城內) 전 인원을 깨우기 충분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악성(惡聲)에 엘사와 안나는 멀리서 서로를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절규에 안나는 저것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귀를 막은 채 와들와들 떨었으며,

엘사 역시 떨고 있었지만, 안나를 안으며 겨우 눈을 뜬 채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은 뱀들의 크기는 여인보다 커진 뒤 그녀를 휘감아 삼켰고, 그것으로 여인의 한스러운 비명도 사라졌다.


하지만 곧바로 서고의 모든 창문들이 쾅! 하고 열리면서 이파리들이 들어왔고, 서고 문틈 사이로 브루디가 사나운 표정으로 기어와 문짝 높이 만 한 불을 등에 피웠다. 잔잔하기만 하던 해변가가 심하게 출렁이기 시작했고, 도시에 미세한 지진이 짧게 일어나다 멈췄다.


“다 끝났으니까 진정해요! 진정!!”


이런 반응들은 그녀의 친구로서가 아닌 고대 시절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정령으로서의 반응인 것 같아 엘사는 당혹스러웠다.

크리스토프와 진우가 문을 박차며 들이 닥친 건 그 때였다.

크리스토프는 한쪽 옆구리에는 올라프, 한 손은 귀족용 검을 들고 있었고, 진우는 활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둘 다 바로 뛰어왔는지 잠옷만 입고 있었다.

그들 뒤에는 석궁으로 무장한 성 경비병들이 활부리를 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뒤의 복도는 불이 환히 밝혀진 채 카이가 다른 시종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복도의 창문들 은 갑작스러운 바람에 다 깨져버린 듯 창틀 밖에 남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자신들 코 앞의 불을 본 크리스토프와 진우는 거의 욕을 할 뻔했고, 그것을 돌아 안으로 들어왔다. 석궁병들은 크리스토프 명령에 따라 서고 창문 밑에서 은엄폐를 한 채 대기했다.


“안나! 엘사!”

“이건 또 무슨 일이야?”


크리스토프는 심하게 떨고 있는 안나를 보고 칼을 떨어뜨린 채 달려가 안나를 안아줬다.

하지만 안나는 바로 진정을 못하겠는지, 크리스토프의 팔뚝을 거의 부러뜨릴 것처럼 꽉 잡았다.

크리스토프는 그녀의 힘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안나의 얼굴에는 핏기가 싹 빠져 있었고, 그녀의 수척함에는 공포 밖에 남지 않았다.

크리스토프는 그런 안나를 보고 놀래 조금 더 꼭 안아주고 어깨를 토닥이며,


“나 왔어, 안나. 이제는 괜찮아. 뭔지는 몰라도 다 끝났어.”

라면서 그녀를 안심 시켰다.


“낭자도 괜찮소?”

진우 걱정되는 듯이 엘사를 봤고, 올라프도 그녀의 다리를 꼭 안았다. 엘사는 고맙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올라프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엘사는 곧바로 안나에게 다가가 머리를 안고, 어머니의 자장가를 부르며 안나의 콧등을 천천히 쓰다듬어 줬다.


///


성 안의 소요는 얼마 안가 수그러들어, 넷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시 자러 돌아갔다.

넷은 종이를 가운데에 둔 채 책상을 뚫을 것처럼 한숨을 쉬었다.

방금 일어난 상황에서 이상한 것들이 너무 많아 거의 밤이 다 지난 것 같았지만, 이제 겨우 2시 반이 넘어갔다.

안나와 엘사는 자신들이 본 것을 말했고, 크리스토프와 진우는 그들의 말이 믿기지가 않아 서로 눈길을 주고 받았다.


“그러니까 그 이상한 루테피스크 비법이 알고 보니 이상한 시(詩)였다고?”


진우가 묻자,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 손으로 뒷목을 문질렀다.


“그런데 이 책을 어디서 찾은 거야?”


엘사의 질문에 진우는 일어나 자리를 가리켰고, 거기에는 펭귄 조각상이, 옆에는 벽으로 막혀 있었다.

저 조각상은 엘사도 똑똑히 기억했다. 자신이 아빠에게서 받았던 선물을 저기에다가 소중하게 올려놨으니.

엘사가 어리둥절하게 진우를 바라보며,


“저기 조각상 옆 벽이 있는데?”

“무슨 벽? 그 옆에 공간이 있다니까.”

그리고 그는 손을 쑥 넣었는데, 손은 벽 안으로 들어갔다.

“????”

“봤지?”


보기에는 믿기 힘들었지만, 저 책은 한마디로 애초에 진우만이 닿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저 벽이 안보였으니까.

하지만 다시 보니 그 벽은 사라져 있었고, 엘사는 거기서 궁금증은 더 커졌다.

왜 엄마는 자신이나 안나가 아닌 외지인에게 이 책을 꺼낼 수 있도록 했는가?

자신들이 봐서는 안 되는 것이었나?

물론 실제로 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만 이해가 완전히 되지는 않았다.


“그러네, 여기가 어두워서 잘 못 봤네. 미안.”


엘사가 웃자 진우 역시 웃으며 내려왔다. 그리고 엘사는 진우를 다시 보는데, 이제는 더더욱 그가 신기하게 보였다.

접점이 전혀 없던 조선인이, 바다에 떠밀려 와 경계를 뚫고 이런 마법까지 무시할 수 있다니..


하지만 그녀의 고민은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다급한 부름에 깨져버렸다.

둘이 달려 왔을 때는 가죽종이 속 웅덩이가 요동을 치더니 종이 전체에 퍼져 그림을 만들어 냈다.


거대한 흑색 뱀이 물 위에서 나와 하늘 위에서 빛나는 사각성(四角星)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는 모습과 불, 물, 바람, 땅이 주위에서 그것을 필사적으로 제압하려는 삽화가 있었다. 이번에도 왼쪽 하단에 조그맣게 단어가 써져 있었는데,

엘사와 안나는 동시에 써져 있는 이름을 말했다.




요르뭉간드(Jǫrmungan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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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이 너무 스크롤을 내릴까봐 불안하네요;;

너무 공백이 많으면 말해주세요! 수정할게요!

시뻘건 단어들의 출처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www.vikingsofbjornstad.com/Old_Norse_Dictionary_E2N.shtm


그리고 다음화는 아마 조금 이른시각에 올릴 예정입니다!

(오후 6-8시 즈음)


전개를 가면 갈수록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던지더라도 마무리는 짓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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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2.15) - 다음 회차, 통합링크 추가 및 이전 회차 삭제

CH13: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873188

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94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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