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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크로스오버] 얼티밋 스파이더맨-프로즌 웹 16화

차빙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2 22: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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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산 하부, 살아있는 바위들의 협곡]


불과 몇십 분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어두컴컴한 협곡 깊은 곳에는 꽤나 넓은 공터가 하나 있었다. 트롤들의 서식지는 동그랗고 평평한 중앙의 공터를 빙 둘러싼 계단식 지형의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트롤들의 피부와 똑같이 생긴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트롤들이 몸을 숨기기에 딱 좋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지형 곳곳에 자그마한 동굴이 몇 개씩 파여있는 것을 보아하니 트롤들의 집 혹은 창고의 역할을 하는 듯 했다. 여러모로 아기자기한 것이 스머프들의 마을에 온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 동굴 말고는 변변찮은 구조물 하나 없다는 점이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어쩌면 인간들처럼 구조물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건지도 몰랐다. 뭐라 해도 자연과 벗삼아 지내는 트롤들이라고 하니까.

이들이 스파이더맨이 아는 종류의 트롤들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스파이더맨은 토르의 요청으로 아스가르드에 몇 번 불려가 어벤져스 멤버들과 함께 로키의 음모를 막아내고는 했는데, 그 때 만났던 트롤들은 피부가 돌덩어리로 이루어져 있거나 딱히 자연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유순하고 평화로운 종족은 더더욱 아니었다. 스파이더맨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트롤은 미드가르드, 아니 지구까지 히어로들을 따라와 판타스틱 포의 멤버인 리드 리처즈와 수잔 스톰의 사이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훔쳐가서 삶아 먹으려 했었더랬다. 때마침 더 씽이 나타나 트롤을 빈대떡으로 만들어버렸기에 망정이지, 진짜로 아기를 훔쳐갔다면 영원히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 시뻘건 옷은 뭘로 만든 거야? 무슨 동물 가죽인가?"


"혹시 스튜 좋아해? 내가 스튜 끓이는 데엔 전문이야! 나중에 한 그릇 먹고 가."


"거미인데 왜 팔다리가 여덟 개가 아니지? 거 참 신기하네."


"사람이 거미의 힘을 얻은 거야, 거미가 사람으로 변화한 거야?"


그에 비해 이 트롤들은 유순한 정도를 뛰어넘어 사람을 매우 좋아하고 좀 과하다시피 친절하며 잘 웃었다. 그것도 매우. 하하호호 웃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귀청을 때릴 지경이었다. 또 여러 주제에 관해 끊임없이 수다를 떨어댔는데, 가령 신발 사이즈는 몇인지, 운동할 때 몇 파운드까지 들어올려 봤는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정말 끊임없이 물어보며 스파이더맨을 지치게 했다. 악당 트롤들이 허구한 날 내뱉는 욕지거리보다야 차라리 나았지만, 이들과 같이 있으니 안나 공주님이 퍼붓는 질문 세례가 별것 아닌 듯 느껴졌다.


"다들 좀 많이 시끄럽지? 네가 이해해 줘. 우리 가족들이 다들 원래 이러고 놀거든." 썰매에서 내린 크리스토프가 스파이더맨에게 말했다. "다들 널 보고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야. 이렇게까지 시끌벅적한 건 오랜만이네."


"흐으, 가, 가족분들이 하나같이 다 친절하신게 맘에 드네요!"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트롤들에게 옮겨지고 있던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배 위에 올라앉은 작은 아기 트롤을 보며 마스크 너머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들 날 좋아해주는 건 고마운데 얘들 엄청 무겁네요. 배 근육이 슬슬 땡기기 시작했어요."


"엄마! 거미인간도 우리처럼 피부가 돌로 이루어져 있나 봐! 배가 엄청 딴딴해!" 머리에 꽃으로 만든 화관을 쓴 아기 트롤이 스파이더맨의 배 위에서 통통 뛰며 말했다. 아기 트롤의 무게가 배를 찍어누를 때마다 스파이더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하! 그럴 리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이 발달한 거겠지. 세상에 피부가 돌로 된 인간이 어디 있니?" 스파이더맨의 옆에서 걷고 있던 불다라는 이름의 여성 트롤이 코웃음을 쳤다. "자 자, 우리 영웅님 너무 귀찮게 하지 말고 슬슬 내려오려무나. 집에 왔잖아."


"싫어! 거미인간이랑 같이 놀 거야!" 아기 트롤은 스파이더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거미야! 너 진짜 영웅이야? 패비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네가 지금까지 구한 사람들 숫자만 해도 수억 명이 넘는대!"


"아이고. 그 패비 할아버지가 누구신지 몰라도 내가 모르는 사실까지 알고 계신 것 같네. 그나저나 내 배 위에서 좀 내려와 줄래? 너희들이 계속 그 위에 올라가 있으면 내 뼈가 버티지를 못할 것 같은데!" 폐가 짓눌리는 듯 스파이더맨의 목소리에 바람 빠지는 소리가 섞여들어갔다.


"잠깐만 있어봐. 내가 옮겨줄게." 안나는 스파이더맨을 둘러싸고 있던 트롤들을 헤치고 다가와 안간힘을 쓰며 아기 트롤을 들어올렸다. 아기 트롤은 짧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울상을 지었지만 안나는 능숙하게 아기 트롤을 달래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었다. "우리 작은 조약돌 친구는 착하니까 거미 친구 안 괴롭힐 거지? 아유 착하다!"


스파이더맨은 아픈 배 근육을 문지르며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트롤들의 위에서 기어내려왔다. "끙차. 어휴. 진짜 죽는 줄 알았네. 내 배가 무슨 김장독도 아니고... 그나저나 공주님 어린아이 다루는 솜씨가 제법이신데요?"


"내가 애들을 진짜 좋아하거든. 애들도 날 잘 따르고. 자주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동화책도 읽어주는걸?" 안나가 아기 트롤을 내려놓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쓰윽 닦으며 말했다. "그래도 트롤 아기를 상대해본 적은 많이 없어. 아이스 몬스터들이 나타나고서부터는 여기 놀러올 일이 좀처럼 없어졌거든. 바깥이 워낙에 위험하니까."


"얼음 괴물이 어찌나 자주 싸돌아다니는지 우리 트롤들도 웬만해서는 숲 밖으로 잘 안 나간다네. 그래도 자네가 와줘서 정말 다행이야! 덕분에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겠어." 푸른 수정 목걸이를 한 브록이라는 이름의 남성 트롤이 자신의 품 안으로 뛰어든 아기 트롤을 감싸안으며 말했다.


"에이, 저 없이도 다들 잘 싸우시던데요 뭐." 스파이더맨이 어깨를 으쓱했다. "다윗이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쓰러뜨렸다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여러분이 무슨 대포알처럼 막 날아오는데 아 이 정도면 골리앗도 죽겠구나 싶엇다니까요."


"그렇게 보였어? 이봐, 우리가 비록 돌로 된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린 바위 트롤이야. 자네 생각만큼 강하지 않아." 브록이 말했다. "우리에겐 눈앞에 주어진 시련을 헤쳐나갈 능력이 없어.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영웅을 기다려 온 거고. 그런데 자네가 와 준 거지!"


"패비 할아버지라는 분께서 이미 저에 대해 다 얘기해주신 모양이네요. 그분이 제가 올 걸 미리 알고 계셨다고 했죠?" 스파이더맨이 물었다. "실은 저도 패비 할아버지께 물어볼 게 있어서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그러니까..."


"아유! 벌써부터 성질 급하게 굴기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곧 우리 장로님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불다는 깔깔 웃으며 스파이더맨의 말을 가로막았다. "슬슬 따라와. 장로님은 이쪽에 계셔."


스파이더맨 일행은 불다를 따라 트롤들의 서식지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아렌델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후끈한 공기가 스파이더맨의 온몸을 감싸며 꽁꽁 언 슈트를 녹여주었다. 곳곳에서 치이익 소리를 내며 솟아오르고 있는 뜨거운 간헐천들이 찬 공기를 데워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보일러를 켜둔 방 같은 기분 좋은 따뜻함에 온몸의 피로가 스르륵 풀렸다. 오큰의 사우나만큼 후끈거리지는 않지만 이것도 뭐 나름 괜찮네.

걸어들어가다 보니 작은 굴 안에 대여섯 마리의 트롤이 옹기종기 모여 무언가를 열심히 의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 가운데 녹색 이끼로 된 망토를 걸치고 다른 트롤들보다 머리숱이 많은, 딱 봐도 나이가 매우 많아보이는 트롤이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들의 대화를 경청하고 있었다. 보나마나 저 트롤이 패비 장로겠군. 스파이더맨은 이들의 이야기를 몰래 엿듣는 대신 가만히 서서 트롤들이 회의를 끝낼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패비 장로는 고개를 들어 스파이더맨 일행에게 눈길을 돌렸다. "다들 잠시 자리를 피해주게. 저 친구와 나눠야 할 이야기가 있어." 다른 트롤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데굴데굴 굴러서 굴 밖으로 굴러나갔다.


"어... 안녕하세요. 제가 중요한 회의 도중에 끼어들었다거나 한 건 아니죠?" 스파이더맨이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전 스파이더맨이라고 합니다."


패비는 스파이더맨을 계속해서 주시하며 굴 밖으로 걸어나왔다. "이미 알고 있네. 만나서 반갑군. 이리 가까이 오게나." 스파이더맨이 한쪽 무릎을 꿇고 패비에게 다가가자 패비는 스파이더맨의 주위를 돌며 그의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역시 내 생각대로군. 설마 거미 토템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토템의 소유자를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지금까지 수만 년도 넘는 세월을 살아왔지만 자네처럼 특별한 존재는 생전 처음 보네."


스파이더맨은 패비를 향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와, 확실히 현자 포지션에 서 계신 분은 맞으신 모양이네요. 첫만남부터 대뜸 제가 이해 할 수 없는 신비로운 얘기를 막 하시고."


"패비 할아버지가 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 크리스토프가 쿡쿡 웃었다.


"안나, 패비 할아버지가 토템 토템 하는데 그 토템이란 게 뭐야?" 올라프가 안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뭔가 신성하고 특별한 동물이나 식물 같은 거야. 그걸 숭배하는 사상을 토테미즘이라고 해." 안나가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듯 말했다. "예를 들어서 고대 로마에서 늑대와 독수리를 숭배한 것도 토템의 일종이야. 책에서 읽었어!"


"자네가 이해를 못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마법과 동떨어진 삶을 보내는 인간들에게 있어서 토템이라는 것은 단순히 상징에 지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토템은 정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네." 


패비의 양 손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와 공중에 거대한 거미줄의 형상을 생성해내자 그 모습을 본 스파이더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야, 역시 마법이란 건 봐도 봐도 전혀 질리지가 않는다니까. 나야 뭐 닥터 스트레인지랑 함께 싸울 때마다 늘상 보는 게 마법이고 이 환영은 그거에 비하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수준이지만 역시 마법은 볼 때마다 늘 새로워. 짜릿해.


"거미줄이다! 저기다가 손을 집어넣으면 끈적하게 달라붙을까?" 올라프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저번에 숲속을 걷다가 실수로 거미집에 손을 올렸는데 거미가 내 온몸을 기어다니면서 나 간지럽혔어! 저 거미도 그럴까?"


올라프의 말을 듣던 안나는 소름이 끼치는 듯 양 어깨를 감싸안았다. "어으, 거미가 온몸을 기어다닌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해."


"거미 토템의 소유자들은 모두 거미가 실을 짜내어 집을 만들듯 자신의 운명의 실을 스스로 엮어내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네." 패비의 환영으로 만들어진 거미줄 한가운데 작은 거미의 형상이 나타났다. 거미의 등 위에는 42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스파이더맨은 그 거미가 자신을 물어 초능력을 주었던 거미임을 한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자네 앞에 펼쳐진 가능성은 다른 사람들 이상으로 무궁무진해. 자네는 스스로가 개발한 발명품을 팔아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었고,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배우가 될 수도 있었어. 그리고 원한다면 한 나라를 지배하는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었겠지."


마치 수백만개의 TV를 달아놓은 것처럼 거미줄의 빈 공간 사이로 수많은 자신의 가능성들의 모습이 비치자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의 형상에서 친숙함을 느꼈다. 스파이더버스 사건이 있었을 때 본 삶과 운명의 거미줄과 비슷한 형상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때의 거미줄은 다른 우주의 스파이더맨들의 모습을 비추어주었다는 것 정도였다. 스파이더맨은 자신이 긍정적인 방면으로 성장한 가능성의 모습을 즐기는 한편, 마음의 어둠을 이기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성장한 가능성의 모습 또한 주시했다. 저런 부분들에서도 배울 점이 있을 테니까. 왜 반면교사라고 하지 않나.


"그러나 그 많은 가능성들 중에서도 자네는 영웅이 되는 길을 선택했군. 안정적인 삶을 마다하고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위험천만한 길에 스스로 뛰어든 게야." 거미줄 중앙에서 실을 잣고 있던 거미가 스파이더맨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자네는 스스로의 목숨이 내몰리는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운명의 실을 이어주기 위해 노력해 왔군. 그 결과, 자네가 구해주고 이끌어준 모든 사람들이 운명의 실이 모여 자네와 아주 강하게 연결되었어. 그들이 곧 자네의 힘이고 자네가 곧 그들의 힘이 된 것이지."


"우와." 안나가 초롱초롱한 경외의 눈빛으로 스파이더맨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피터 너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그러게나 말이야. 패비 할아버지께서 누굴 이렇게 칭찬하신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크리스토프가 고개를 열광적으로 끄덕이며 말했다.


"음....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여튼 스파이더맨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겠지? 그치만 놀랍진 않아! 난 원래부터 스파이더맨이 대단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안 그래 스벤?" 올라프가 말하자 스벤은 푸르륵 소리를 내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아하하하 이거 참. 슬슬 불안해지네요. 대체 얼마나 힘든 일을 시키시려고 이렇게 띄워주시는 건가 몰라." 스파이더맨이 뿌듯함을 애써 감추며 물었다. 


"뭘 시키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는 자네에게 뭔가를 시킬 이유도 없고 그럴 자격도 되지 않네. 자네가 이미 우리 모두를 위해 많은 것을 해 주고 있으니 말일세." 패비가 환영을 거두며 말했다. "바쁜 와중에서도 여기까지 몸소 찾아와주어 정말 고맙네, 거미 토템의 수호자여.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주게."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는군. 스파이더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은 제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기 위해 패비 장로님을 찾아온 거예요. 전 원래-"


순간 주변을 감싸고 있던 공기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스파이더맨은 트롤들의 얼굴 표정에 나타난 감정이 일제히 희망에서 절망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벌써 떠난다니, 안 돼!!" 트롤 하나가 절규하듯이 외쳤다. "우릴 버리지 마, 거미인간!"


"우릴 이 얼음 지옥에 두고 어딜 가려고!!" 다른 트롤이 머리를 감싸쥐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떠나지 마, 거미인간! 뭐든지 해 줄게. 등도 마사지해주고 귀중한 크리스탈도 다 줄 테니까 제발!!" 불다가 스파이더맨의 앞에 무릎을 꿇자 다른 트롤들도 일제히 풀썩 무릎을 꿇고 한탄과 애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스파이더맨은 이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니 이 사람들, 아니 이 트롤들 갑자기 왜 이래요??"


"나도 모르겠어." 어리둥절해진 것은 안나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트롤들은 지금까지 아이스 몬스터들에게 직접적으로 공격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여러분, 여러분 제발 진정 좀 합시다!" 크리스토프가 매우 당황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 양 손을 내저었다. "스파이더맨은 안 떠날 거예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떠나지 않는다고 직접 얘기했다고요!"


"그럼 왜 지금 떠나는 방법을 물어보는 건데? 여차하면 우릴 쓰레기처럼 버리고 가려는 거잖아!" 브록이 큰 소리로 울부짖자 트롤들의 무리는 금세 눈물바다가 되었다.


"다들 그만! 손님들께 실례가 되지 않느냐! 적당히 해라!" 패비가 단호하게 외치자 트롤들의 훌쩍이는 소리가 조금 잦아들었다. "거미 토템의 수호자여, 어째서 떠날 방법을 알고자 하는지 가르쳐줄 수 있겠는가? 그 이유를 알려준다면 다들 진정할걸세."


스파이더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패비는 크게 오버하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전 2020년의 미래 세상에서 왔어요. 친구들하고 노르웨이로 날아가던 도중에 폭풍에 휘말려서 저 혼자만 떨어졌는데, 눈을 떠보니까 먼 과거의 아렌델에 와 있더라고요."


"과거라고?" 패비는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자네 말은... 자네가 시간 여행을 해서 이곳에 왔다는 이야기인가?"


"네 맞아요. 아렌델 사람들이 아이스 몬스터들한테 고통받는 걸 두고 떠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원래 시대로 돌아갈 방법을 모르면 아렌델을 떠난다고 해도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스파이더맨이 말했다. "제가 대체 어떻게 여기 오게 된 건지,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패비 장로님은 해답을 아시겠죠?"


시끌벅적하던 트롤들의 서식지가 스파이더맨의 말에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어찌나 조용해졌는지 본래라면 매우 작았어야 할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매우 크게 느껴졌다. 스파이더맨은 이제야 다들 진정했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오히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스파이더맨을 쳐다보고 있는 트롤들의 얼굴이었다.


"과거라, 시간을 거슬러 이곳으로 왔다, 이 이야기인가..." 패비는 잠시 눈을 두 번 깜빡이더니 생각에 잠긴 듯 골똘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 지금이 몇 년도라 하던가?"


"다들 1841년이라고 하던데, 왜 그러세요?" 스파이더맨이 물었다. "아, 알았다. 트롤들은 엄청나게 오래 사니까 1년 2년 이렇게 따지는 개념이 아예 없는 거죠? 저야 그런 종족들을 하루 이틀 만나본 게 아니라 익숙하지만요."


"어, 음. 그럼. 우리는 그런 걸 따지지 않는다네. 물론이지." 패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1841년... 그렇군. 시간을 다루는 마법은 너무나도 위험해서 숙련된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 마법인데 자연 현상이 자네를 이렇게나 먼 과거로 이끌었다는 말인가. 어쩌면 자네의 운명은 자네 생각 이상으로 꼬여있을지도 모르겠군."


"제 운명이 꼬이는 건 괜찮아요. 방금 저한테는 운명을 개척하는 힘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꼬여도 풀어내면 되죠." 스파이더맨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원래 시대에 두고 온 친구들이 있어요. 그 녀석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그 녀석들의 꼬인 운명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전 꼭 돌아가야만 해요. 제발 도와주세요."


".......잠깐 시간을 주게." 패비가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패비는 아까 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트롤들을 불러모아 동굴로 들여보낸 뒤 문 앞에 큼직한 트롤 하나를 불러세웠다. 패비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집채만한 덩치의 트롤은 동굴 문 앞에 쿵 하고 앉아 자신의 동그랗고 넓적한 몸으로 동굴 문을 완전히 빈틈없이 틀어막아 바깥으로 소리가 새지 않게 만들었다. 스파이더맨은 무슨 일인가 하고 동굴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불다와 브록이 완고한 표정을 지으며 스파이더맨의 앞길을 막아섰다. 

스파이더맨은 동굴 문을 바라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딱 봐도 트롤들이 자신의 말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곳곳에서 트롤들이 스파이더맨을 쳐다보며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소리로 웅성거리고 있었고, 심지어는 트롤들과 가장 친하다고 자부하는 크리스토프마저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스파이더맨은 혹시나 자신이 트롤들에게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 괘, 괜찮을 거야! 별 일 아닐테니까 걱정하지 마." 크리스토프가 애써 웃어보이며 스파이더맨의 등을 두들겼다. "패비 할아버지께서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일도 심각하게 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으시거든. 네가 어떤 상황이건 코미디로 만드는 재능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맞아! 그런데 오늘은 그 정도가 평소보다 더한 것 같아.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자기들끼리만 회의한 적이 없잖아." 올라프가 말했다. "스벤, 네 생각에는 다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 것 같아? 뭔가 엄청 심각한 얘기겠지?"


"푸르륵." 스벤은 그걸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는 눈길로 올라프를 흘겨보았다.


스파이더맨은 대답 대신 근처에 있는 돌 위에 걸터앉아 (다행히도 그 돌은 바위로 변한 트롤이 아니었다)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올라프의 말이 그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스벤은 올라프가 말을 덧붙이기도 전에 발굽을 턱하니 올려놓아 올라프의 입을 틀어막았고,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스파이더맨을 바라보며 그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래도 친구들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는지 스파이더맨은 애써 웃어보였다.

한 트롤이 네 그릇의 스튜를 들고와 스파이더맨 일행에게 건넸다. 그릇을 받아든 스파이더맨은 스튜라기보다는 끈적한 구정물처럼 생긴 스튜의 비주얼에 살짝 얼굴을 찌푸렸지만 미처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마스크를 걷어 맛을 보았다. 따끈하고 풍부한 맛이 뱃속을 가득 채워주었다. 고기가 없다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 허기진 배를 달래는 데엔 제격이었다. 스파이더맨은 어느 새 불안한 마음도 잊고 친구들과 함께 스튜 그릇을 싹 비웠다.

트롤은 그런 스파이더맨 일행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표정으로 뜨거운 음식이 가득 담긴 냄비를 통째로 들고 와 한 국자 가득 스튜를 리필해주었다. 스튜 냄비가 바닥을 드러내보일 때 쯤 동굴 문을 막고있던 집채만한 트롤이 데굴데굴 굴러 문 앞에서 빠져나왔다. 뒤이어 패비와 다른 트롤들이 깜깜한 동굴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벌써 다섯 그릇째 스튜를 들이키던 스파이더맨은 패비가 굴 밖으로 나오자 고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기는 다 끝나셨나요?" 스파이더맨은 어디서 꺼냈는지 손수건으로 입을 스윽 닦고 마스크를 다시금 고쳐서 착용했다. "전 원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유감이지만 아직까지는 나도 방법을 모르겠네, 거미 토템의 수호자여.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시간 마법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어려운 과제야." 패비가 스파이더맨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트롤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마법의 문헌들을 탐독해야 하는데 그건 오로지 트롤들밖에 읽을 수가 없다네. 문헌들은 양이 워낙 많아서 찾아내는 데만 해도 며칠이 걸릴 게야. 그 주문을 실제로 적용시키려면 더 오래 걸릴 테고."


스파이더맨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얼마나 오래 걸릴까요?"


"못해도 한 1달 이상은 걸릴 걸세. 솔직히 말하면....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아." 패비가 말했다. "첨언하자면 자네의 미래를 보는 것으로 자네가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알아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네. 거미 토템의 소유자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의 미래를 반드시 스스로 짜내어야만 해. 가능성조차도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네의 과거를 보는 건 가능해도 미래를 볼 수는 없다네. 그건 오로지 자네 혼자만의 영역이니까."


"제가 물어보고 싶어하는 질문의 대답을 이미 알고 계시네요. 진짜 제 미래르 못 보는 거 맞으세요? 하하하...." 어색하게 웃던 스파이더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망감이 숨소리 가득 번져있었다.


패비는 스파이더맨의 표정을 보며 덩달아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해서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네. 하지만 약속하겠네, 거미 토템의 수호자여. 우리 트롤들은 해답을 찾을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게야. 자네가 우릴 포기하지 않고 남아주겠다고 말한 것처럼."


"감사합니다, 패비 장로님." 스파이더맨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제 저희는 왕국으로 돌아가보도록 할게요. 왕국에 아이스 몬스터들이 나타났는지 확인해야 하거든요."


"잠깐만 기다리게. 염치불구하지만 한가지 부탁을 더 해도 괜찮겠나?" 패비가 다급하게 물었다.


"아.... 네." 스파이더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지 말씀만 하세요."


패비는 스파이더맨의 어깨를 끌어당겨 몸을 숙이게 한 뒤 그의 양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얼굴 표정이 어느새 비장함으로 뒤바뀌어 있었다. "뜬금없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부디 내 말을 잘 들어주게. 그리고 반드시 혼자만 이 사실을 알고 있도록 하게. 아이스 몬스터들이 노리는 것은 엘사 여왕이면서, 동시에 엘사 여왕이 아니야." 


"네?" 스파이더맨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거 또 무슨 수수께끼같은 건가?


"아이스 몬스터들이 나타난 날, 꿈에서 계시를 보았네." 패비가 말했다. "수없이 많은 사악한 얼음 괴물 군단이 거의 다 무너져내린 성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어. 그 군단의 한가운데에 영혼을 얼려버릴 듯 차가운 심장을 가진 자가 서 있었네. 그녀가 발을 한번 내디딜 때마다 땅이 진동했고, 눈에서는 번개를 연상케 하는 불꽃이 튀겼지. 키가 어찌나 큰지 구름에 머리가 걸렸고, 한 번 숨을 내쉴 때마다 차가운 숨결로부터 수십 마리의 얼음 괴물들이 새로 태어났어. 그녀의 시선은 성 안에서 잠자고 있는 여왕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네."


"오호, 그러니까 아이스 몬스터들 뒤에는 누군가가 확실히 있다는 얘기네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아렌델을 공격하는 거고요." 스파이더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 무언가가 뭐죠?"


"나도 모르네. 하지만 꿈에서 본 바에 따르면 마치 보석처럼 빛이 나는 물건이더군.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어." 패비가 말했다. "그 물건과 거인의 존재 그 자체가 잠에 빠져든 여왕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네. 아이스 몬스터들을 조종하는 자는 엘사 여왕님과 함께 그 물건을 얻고자 하는 것이 틀림없어. 절대로 그자가 원하는 것을 얻게 해서는 안되네. 그랬다간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질 걸세."


패비는 품에서 큼지막하고 빨갛게 빛나는 수정 하나를 꺼내어 스파이더맨에게 쥐어주었다. 기분 좋은 따뜻함이 손을 타고 스며들었다.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몸을 보호해주는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장갑 낀 손으로 만져도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라면 엄청나게 뜨거워야 했지만, 이 수정은 전혀 뜨겁지 않아보였다.


"이 화염 수정을 가지고 가게. 언젠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 패비가 스파이더맨의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언젠가 엘사 여왕님이 시련을 견뎌내지 못하고 절망에 빠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네. 그 때가 되어 모든 진실이 드러났을 때, 자네조차도 그녀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여왕님의 마음은 결국 무너져내리고 말 게야. 여왕님은 이미 자네의 거미줄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두었어. 부디 여왕님의 곁에 끝까지 남아주게. 오로지 자네만이 여왕님을 옭아맨 거짓된 운명의 실에서 여왕님을 해방시킬 수 있어."


스파이더맨은 패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왕님이 물론 여러모로 마음도 약하고 부실한 점도 있긴 하지만 폼으로 여왕 노릇을 하는 건 절대 아닌데. 더군다나 엘사 여왕님의 곁에는 안나 공주님을 비롯해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그들 중 누가 감히 여왕님에게 등을 돌린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 말을 하는 패비의 표정은 매우 심각해보였다. 트롤들의 장로씩이나 되는 사람이 설마 이런 얘기를 허투루 내뱉지는 않을 터였다. 더군다나 사람의 앞날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이었다. 스파이더맨은 계시의 한 글자 한 글자를 머릿속에서 다시금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 진실이란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전 결코 여왕님에게서 등을 돌리지 않을 거예요. 약속드릴게요."


"그 말이 진심이기를 빌겠네, 거미 토템의 수호자여." 패비는 마침내 인자한 미소를 띠며 스파이더맨의 손을 놓았다. "잘 가게. 혹시라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오게나."


스파이더맨 일행은 트롤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스벤의 썰매를 타고 살아있는 바위들의 협곡을 벗어났다. 스파이더맨은 뒷좌석에 등을 기대고 드러누워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복잡했다. 스파이더맨은 이곳에 해답을 얻으러 왔지만, 원하는 답 대신 돌아온 것은 더욱 많은 책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화염 수정 한 개 뿐이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친구들을 구하러 달려가고 싶었지만, 어째 발버둥칠수록 그들이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피터." 안나가 뒷좌석으로 손을 뻗어 스파이더맨의 손을 감싸쥐며 말했다. "너 괜찮아?"


"잘 모르겠어요, 공주님. 맘이 계속 어지럽네요. 갑자기 고민이 배로 늘어난 기분이예요." 스파이더맨이 말했다. "혹시라도 원래 시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면 어쩌죠? 전 평생 여기 있어야 하나요? 친구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 하지 마. 희망을 가져. 혹시 알아? 나중에 가면 한방에 이 모든 문제가 샤샤샥! 하고 해결이 될지." 안나는 짐짓 활기찬 표정으로 말했지만 스파이더맨은 오히려 더욱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나는 금세 풀이 죽었다. "알아, 말도 안 된다는 거. 그래도 희망을 가진다고 해서 손해 볼 건 하나도 없잖아."


"공주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신 건진 알아요. 저도 희망을 놓을 생각은 없으니까요." 스파이더맨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가끔씩 그것만으론 부족한 때가 있다는 거 아시잖아요."


스파이더맨의 손을 감싸쥔 안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정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면 그냥 성에서 살아도 돼." 스파이더맨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안나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ULTIMATE SPIDER-MAN

FROZEN WEB

챕터 16 - 첫 번째 노래, 첫 번째 단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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