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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퓨전?/장편] 아래대 표류기(雅騋垈 漂流記) - CH.8

프소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9 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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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8


1843. 05. 11 ()


한스 웨스터가드는 뱃멀미가 쌓이다 못해 이제는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의 팔은 앞으로 묶여있었고, 두 눈 역시 검은 두건으로 가려놔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고 있는게 컸다.

입에서는 계속 된 헛구역질 때문에 침과 약간의 피가 섞인 비릿한 냄새와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저들이 자신을 탈세혐의 때문에 연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 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 XX 그 액수가 말이나 돼!? 내가 무슨 대행을 몇 달이나 해 쳐먹은 것도 아니고 겨우 하루 이틀인데!!

그래, 내가 대피용 비자금으로 조금은 먹기는 했는데,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한스는 자신이 끌려 갈 때 목청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지만,

그가 배를 타면서 본 것은 그를 보며 꼴 좋다는 듯 혀를 차는 몇몇의 어부들 뿐이었다.

배를 탄 그는 바로 선내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제 그의 앞에는 그를 감시하는 교도관 두 명 밖에 없었다.

감옥은 화장실 대용 양동이와 작은 창문이 그의 키 넘어 자그맣게 나있었다. 심지어 그 창문도 오밀조밀한 창살로 막혀있었다.


“에릭 발렌 대령은 어디 있나?”


그는 허공에다가 대고 물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작지만 선명한 비웃음뿐이었다.

한동안 이렇게 손도 묶이고 눈도 가려지고 나니 차라리 이렇게 끌려가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나에게 잽 한 방 맞고 코가 깨진 채 본국으로 갔을 때, 아버지는 ‘엘사가 너를 얼음 동상으로 만들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라는 말과 함께 종신 마구간 청소형을 내렸으며, 그것마저도 그가 입었던 의례복을 입은 채로 하라는 명을 받았을 때 느꼈던 수치는 웬 눈덩이를 맞아 똥에 파묻힌 일 다음으로 컸다.

그의 집은 이제 궁전이 아닌 마구간 옆 헛간이었으며, 그가 받은 음식은 시리얼과 말들 먹이다 남긴 당근으로 만든 당근 수프였다.

처음에 그는 엘사와 안나를 원망했지만 차츰차츰 그 분노는 가까이 있는 그의 아버지와 근원이 되는 형들로 향하게 되었다. 자신을 돌봐준 라스 형을 제외하고는 다들 자신을 무시하던지 아니면 괴롭히는데 분노가 차지 않을 수 가 있겠는가? 특히 루디와 루노의 괴롭힘은 가면 갈수록 심해져 그의 분노의 칼날은 커져갔다.

물론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말똥을 치우던 삽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어머니의 예측이 맞았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구나. 단 한 명도 없어...


한 교도관이 카드를 섞던 다른 교도관을 툭툭 쳤다.


“야, 지금 쟤 우냐?”


그들이 감옥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머리는 다 풀어지고 씻지도 못해 부스스한데, 말똥과 먼지 때문에 시꺼매진 정복까지 입고 있으니 더 찌질해 보이는 한스가 조용히 끅끅거리며 울고 있었다.

그들은 저런 한스가 웃긴다는 듯이 좀 쳐다보았지만, 그 울음소리는 생각보다 처량했기 때문에 나중에 둘은 어색하게 서로를 쳐다봤다. 물론 울음이 길어지자,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카드게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


울다 지쳐 잠든 한스가 깼을 때는 배가 멈추고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을 때였다.

갑자기 장정 둘이 지쳐 흐물흐물 해진 그를 질질 끌어다가 갑자기 옷을 다 찢어버리더니 그를 냉수탕에 집어넣었다. 갑작스러운 찬물에 한스는 깜짝 놀랐지만 더더욱 놀란 것은 그 장정들이 그의 피부를 밀어내는 것 마냥 벅벅 문지른 다음 비누칠, 다시 문지르기를 한 번 반복해내고 뭔가 많이 싸구려 같은 가죽옷을 그에게 입혀버렸다.


“아니 이건 또 뭔데!”


그가 더 불평을 하기도 전에 장정들은 그를 어느 곳에 던져버렸고, 그는 이끼가 얇게 깔린 돌바닥의 충경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 짜릿하고 새로운 충격을 한스는 소리 없이 고통을 구르며 감내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누군가 그를 작대기로 붙잡아 끌더니 그의 안대와 결박을 풀어주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불이 보여 한스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그때서야 한스는 자신이 있는 곳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엘사를 가뒀던 방과 비슷한 크기지만,

동굴을 깎아 만든 듯 앞의 손가락도 겨우 넣을 정도로 촘촘할 철창 외로는 다 돌 벽이었으며, 안에는 담요 한 장 있는 돌침대와 화장실용으로 있는 머리를 넣어도 바로 끼일 것 같은 구멍이 있었다.


“아 XX.”


그러고는 침대 위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는 뜬금없이 말끔해진 느낌이 상당히 어색했지만 가면 갈수록 뭔지 모르는 이 상황에 그는 분노보다 답답함이 커져 갔다. 추측으로 그는 처음에는 엘사나 안나가 이랬다는 가정을 했으나, 아무리 그들이 자신에게 원한이 있어도 차라리 그를 송환시켜 사형시켰으면 시켰지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고, 형들은 그냥 마구간에서 바로 죽일 수 도 있을 테니,

결론적으로는 저 대령이 자기 혼자서 빼돌린 것이 사실상 확실한 것이었다.


그러면 도대체 왜?


그 때, 멀리서 문이 열리더니 군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더니, 그의 등장과 함께 불이 더 켜지며 교도관들은 일어나 사열을 했고, 한스는 자신의 감옥 주변풍경을 똑똑히 감상할 수 있었다.

계단은 맨 끝에 하나가 있었고, 나머지는 감옥이 여러 개 붙어 있어 보였지만 촘촘한 창살 때문에 얼굴을 내밀 수 없어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철창을 손바닥으로 짚을 수 밖에 없었다.

교도관들은 잠시 밖으로 올라갔고, 에릭 발렌의 군화소리는 한스의 감옥 앞에서 멈춰섰다.

그의 올백 흰머리는 단정하게 뒤로 넘어가 있었고, 그 덕분인지 그의 약간 두꺼운 회색 눈썹은 더 두드러져 보였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의 복장은 아까 입고 있던 현대 아렌델 제복이 아닌 예전에 한스가 역사책에서나 봤던 진녹색 제복이었다.

그나마 그의 진보라 망토는 새 것 같아 보였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요?”


한스는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에릭은 무표정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것이 한스를 더 애태우게 했다.

“돈이라면 이미 다 회수 했을 거고, 날 이렇게 붙잡아봤자 소용이 없는 건 전에 보면서 잘 알지 않나요? 근데 나한테 왜 이러냐고, 왜!?”


한스는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철창을 세게 내리쳤지만 들리는 것은 그 쇠의 울림과 손날 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이다.


대령은 아무 말 없이 철창 앞에 있던 책상에서 의자를 꺼내 그를 보는 방향으로 앉았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말을 들으려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화를 내 난동을 피우는 원숭이를 보려는 관광객마냥 팔짱을 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방관적인 태도에 한스는 대령에게 침을 한 번 뱉고 침대에 누워 버렸다.

이 때, 옆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좀 더 작게 철창을 텅텅 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Würdest du uns bitte jetzt rauslassen?

(이제는 여기에서 나가게 해주면 안되나요?)”


한스는 예상하지 못한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옆 방의 남자는 계속 에릭에게 말을 했지만, 저 남자가 말하고 있던 언어는 그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들리고 나서 또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전부 다 그가 처음 들어본 나랏말들 이었다.


“이건 또 뭐..? 당신 도대체 몇 명을 가둬 놓은거야?”

“배 대여섯 척 분량? 그런데 다 물건만 그득했던 화물선이어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군.”


에릭 대령이 일어나면서 다시 의자를 집어넣었다.


“사실 그들은 1차를 위한 사람들이었는데 의외로 한 번에 안되더라고.

그러다 보니 수를 늘리게 되었고.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그 쪽도 눈치를 챌려나?”


처음에 그의 말은 한스를 향한 것 같았으나, 그의 표정은 마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독백을 하는 듯 땅바닥이나 천장을 향해 있었다.

철창에 다다르자, 한스는 놀라 살짝 뒤로 물러서다 이끼에 미끄러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그의 등의 식은땀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가늘게 뜬 눈이 한스를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아렌델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든 살기 가득한 위압감을 한스는 역광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너는 특별하지."


그리고 대령은 철창 바로 앞에서 쭈그려 앉아 작게 속삭였다.

"너의 인생이 우리를 다시 연결 시켜줄 거야.”


대령은 그 말만을 남긴 채 군인마냥 뒤를 돌아 다시 계단을 올라가 버렸고, 옆 방의 사람들은 좌절하는 듯 소리를 한 두 번 지르다가 오열을 하거나 악다구니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스는 대령의 아리송한 말과 그가 지은 마지막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 그 자리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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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래도 스크롤이 길어질 것 같아 12에서 11로 줄여봤어요!

(10은 pc로 볼 때 너무 작을 것 같아서 11까지만 했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처음 쓸 때보다는 속도가 느려지는군요! 전에는 몰랐던 장편의 어려움을 다시 느낍니다ㅠㅠ

(지금 이 짧은 분량 가지고도 이러는데 실제 연재하는 웹소설 작가님들은 대체ㄷㄷㄷㄷ)

이러다 터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계속 해볼테니 잘 부탁드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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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2.15): 다음화 링크

CH9: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79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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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02.15) - 통합링크 추가 및 이전화 이전의 회차 삭제

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94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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