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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크로스오버] 얼티밋 스파이더맨-프로즌 웹 14화

차빙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6 11:55:22
조회 14906 추천 1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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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델 왕국 근방, 협곡으로 가는 길]


"음... 참치!"


"치수!"


"수제화."


"화장실!"


"실내화!"


"안나, 같은 뒷글자로 끝나는 단어는 안된다고 했잖아요?"


"아으, 또 실수했네! 다시 해요!"


"에히히히. 안나는 계속 지네!"


덜커덩. 세 사람을 태운 스벤의 썰매가 눈길 군데군데 박힌 돌부리에 걸려 흔들렸다.

스파이더맨은 몸이 튀어올라 계속 엉덩방아를 찧는 것을 방지하려 썰매 옆부분을 꽉 붙잡고 버텼다. 아렌델에서의 생활도 이제 겨우겨우 적응해가는 와중이었지만 썰매에 타는 것만큼은 도저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고무 타이어가 아닌 강철 날을 매단 구시대적 탈것 위에 앉아있으려니 불편하고 엉덩이가 아팠다. 잘 닦인 도로 위에서는 그나마 큰 흔들림 없이 매끈하게 나아갈 수 있었지만 포장되지 않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자니 엉덩이에 굳은살이 잔뜩 박히거나 없던 멀미가 생겨날 것 같다고 말해도 큰 무리가 아닐 지경이었다.

말 그대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듯 불편해하는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벤은 전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느긋하게 눈이 쌓인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고, 앞자리에 앉아있는 크리스토프와 안나, 그리고 옆자리에 앉은 올라프는 끝말잇기에 열중해 있었다. 가는 길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 놀이는 벌써 30분이나 지속되고 있었다. 아렌델 성이 점점 멀어질수록 길은 점점 험해졌고, 썰매의 흔들림이 점점 심해질수록 스파이더맨은 왠지 모르게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어으, 누구 방석 가지고 있는 사람?" 스파이더맨이 불쑥 말했다. "엉덩이가 배겨서 죽을 것 같아요."


"엉덩이가 배기다니, 말도 안 돼! 이거 최신형 모델이라구." 안나가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고 머리를 젖혀 스파이더맨을 거꾸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봐봐. 컵홀더까지 달려있는걸?"


오, 썰매에 컵홀더라고? 나름대로 획기적... 이 아니라 잠깐만. 애초에 이 시대에 사람들이 컵을 외부에 가지고 다닐 일이 있나? 애초에 무슨 컵을 보관하는 용도야? 스파이더맨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그거랑 승차감이 무슨 상관이예요? 아이고 엉덩이야."


"온갖 험한데는 다 다녀본 슈퍼히어로가 오버하기는. 아마추어같이 말이야." 크리스토프가 코웃음을 쳤다. "왜, 미래의 탈것들은 하나같이 좌석에 푹신한 쿠션을 달고 있기라도 해?"


"네. 달려있는데요." 스파이더맨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 거 참... 편리하겠네." 예상치 못한 답변을 들은 크리스토프는 잠깐 말을 잃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제기랄. 난 너무 일찍 태어났어."


"흠, 좌석에 쿠션이라... 우리도 썰매 좌석에 쿠션 달아볼까요?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했나 몰라." 안나가 흥미로운 듯 말했다. "집에 돌아가면 오큰 아저씨한테 한번 건의해봐야지."


"우와! 썰매에 쿠션이라니, 상상만 해도 편할 것 같아!" 올라프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루 종일 소파 위에 앉아있는 느낌이겠지? 근데 너무 편해서 썰매 위에 앉은 채로 잠이 오면 어떡해? 스벤이 데려다주려나? 스벤, 너 길 알아?"


"푸르륵." 스벤은 날 뭘로 보느냐는 듯한 눈길로 올라프를 흘겨보며 눈길을 걸었다.


"무례하게 굴려는 건 아닌데요, 저 몇 시간 뒤면 순찰하러 가야 하는 건 아시죠? 벌써부터 직무 유기를 저지르고 싶지는 않걸랑요." 스파이더맨이 말했다. "그 살아있는 바위들의 협곡인가 뭔가 하는 동네까지는 얼마나 남았어요?"


"아직 20분 정도 더 가야 돼. 우리 가족들이 워낙에 외진 곳에 살거든." 크리스토프가 느긋하게 말했다. "너무 조급해 할 필요 없어. 도착할 때까지 눈구경이나 즐기라구."


"그래. 잠깐 갔다오는 거 가지고 별일이야 있겠어? 그냥 평범하게 산책 나간다고 생각해." 안나는 기지개를 피며 머리 뒤에 양 손을 받쳤다. "물론 이건 전혀 가볍게 받아들일 문제는 아니지만... 뭐 아무렴 어때."


방금 대화에서 알 수 있다시피, 지금 스파이더맨 일행은 트롤들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바위들의 협곡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바로 전날 크리스토프의 언급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크리스토프는 모두와 함께 저녁밥을 먹으며 자신의 가족인 트롤들에 대해 얘기하던 도중 트롤들의 장로인 패비 할아버지가 매우 지혜롭고 온갖 마법에 통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패비라면 스파이더맨이 어떻게 이 시대로 시간 여행을 왔고 어떻게 원래 시대로 돌아가야 할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 동료들은 국정에 전념해야 하는 엘사를 남겨두고 협곡으로 잠깐의 여정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엘사와 라그나르는 현재 아렌델 왕국의 유일한 방어선이나 다름없는 스파이더맨이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사실에 불안해했지만, 좀처럼 산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트롤들의 특성상 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허락해 주었다. 물론 불안한 것은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스 몬스터가 언제 침공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자신의 입장만 챙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장 먼저 앞섰다.


"별일이 있을 것 같으니까 이런 소리를 하죠. 제가 없을 때 몬스터들이 들이닥치기라도 하면 왕국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스파이더맨이 말했다. "절 여기까지 데려와 주신 건 감사하지만 제게는 왕국을 지켜야 한다는 큰 책임이..."


"아바바바부부붑!! 듣기 싫어!" 안나 공주가 공중에 팔을 휘저으며 떼쓰듯 말했다. "멋대로 이 시대로 끌려온 사람은 너잖아. 왜 네가 자꾸 미안해 하는 거야? 우리도 널 돕고 싶어서 이러는 거라구."


"그건 안나 말이 맞아. 우린 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을 계속 붙잡아 둘 만큼 무책임한 사람들이 아니야." 크리스토프가 고삐를 고쳐잡으며 말했다. "우리 쪽에도 사정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안겨주고 싶어. 그래야 네 맘도 편해지지."


안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차피 몬스터들이 어디서 쳐들어와도 네가 설치해 둔 함정이 있으니까 괜찮아. 그게 통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에는 네가 재빨리 뛰어가서 박살낼 거잖아? 그럼 됐지 뭐."


실제로 스파이더맨은 혹시나 자신이 자리를 비워야 할 때를 대비해서 가방에 잔뜩 챙겨놓은 거미줄 함정 웹 마인(Web Mines)들과 반중력 장치 서스펜션 매트릭스(Suspension Matrix)들을 아이스 몬스터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 주위에 설치해놓은 상태였다. 몬스터들이 함정에 걸려들면 라그나르에게 전달한 무선 발신기를 통해 자동적으로 몬스터의 출현을 알려 아렌델 수비대가 자신 없이도 몬스터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함정이 작동하기 전에 항상 스파이더맨이 먼저 출동했기에 지금까지 이 전술을 사용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스파이더맨은 몬스터들이 혹시나 함정에 걸려들더라도 거미줄을 끊어버리거나 매트릭스를 고장내고 탈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시로 함정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어찌나 꼼꼼해졌는지 부주의의 극을 달렸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면 절로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이것도 다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겠지. 가끔씩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질 지경이라니까.


"맞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올라프가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아이스 몬스터들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아렌델의 행복한 시민들을 물어죽이거나, 아이가 보고 있는 눈앞에서 부모를 뜯어먹거나, 부모가 보고 있는 눈앞에서 아이를 뜯어먹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야!"


".....지금 네가 비꼬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올라프가 섬뜩한 말을 내뱉자 스파이더맨은 올라프에게서 살짝 물러났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스파이더맨의 얼굴에는 경악과 혐오스러움의 표정이 드러나보였다.


"아마 악의 없이 말하는 걸거야. 올라프는 비꼰다는 말의 뜻이 뭔지도 모르니까." 크리스토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난 이미 익숙해졌어. 너도 쟤랑 오래 같이 다니면 알게 될 거야."


스파이더맨은 이마에 손을 짚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튼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하지만이라는 말 하지 마! 공주로서의 명령이야!" 안나가 스파이더맨을 향해 고개를 불쑥 내밀고 말했다. "그리고 걱정 금지! 조바심 금지! 우리랑 같이 다니는 동안은 무조건 편안히 있을 것. 우리랑 있을 때는 그래도 돼. 긴장하는 건 몬스터들이랑 싸울 때로 충분하다구. 알았지?"


"아니 그 저기-"


"그리고 불평 금지!!" 안나가 스파이더맨의 말을 가로막으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집부리는 모습이 엘사와 똑 닮은 모양새였지만, 여왕이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스파이더맨으로서는 그런 것을 알 리 만무했다.


"아... 네. 노력해 볼게요." 잠시 눈을 꿈뻑거리며 당황한 표정을 짓던 스파이더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한다고 걱정이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하나요. 여튼 속 편한 공주님이라니까.


"안나, 그렇게 강요하듯이 말하면 오히려 더 조바심 날걸요? 사람 근심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크리스토프가 말하자 스벤이 푸르륵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봐요. 스벤도 맞다고 하잖아요."


"흠. 그것도 그렇네... 그럼 피터가 근심을 잊게 해주려면 뭐가 좋을까요?" 안나는 턱에 손을 짚고 생각에 잠겼다.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크리스토프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한편, 그 방식은 조금 유치할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자신을 생각해주는 안나 공주에게도 고마움을 느꼈다. 올라프를 포함한 세 사람은 요새 들어 어떤 일이던 스파이더맨과 함께 하려 했고, 어디를 가던 스파이더맨을 데려가 온갖 것들을 구경시켜주었다. 또 휴식시간이 되면 굳이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함께 간식을 먹거나 별 시답잖은 애기로 수다를 떨고는 했다. 처음에는 그냥 자신이 벌써 이들과 이만큼 가까워졌다 싶을 정도로 친밀하게 대하길래 조금 당황스러운 감도 없지않아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자신이 타지의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이들 나름대로의 배려였던 것이다.

이미 넘치도록 많은 친구들을 보유하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입장에서도 이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었다. 비록 언젠가는 영영 이별해야 할 친구들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존재가 이 타임라인의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고 종국에 자신의 행적이 곤경에 처한 아렌델의 생명들에게 내밀 수 있는 실낱같은 구원의 새싹이 될 수 있다면 스파이더맨은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활기차고 재밌는 친구들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다는 말인-


"우! 우! 나 알아! 노래를 불러주는 건 어때?"


잉?


"올라프, 바로 그거야! 노래!" 안나가 함박웃음을 띠며 올라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상에, 넌 천재야! 정말 완벽한 생각이라구! 안 그래요 크리스토프?"


"맞아요. 좋은 노래를 불러주면 피터의 걱정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줄 수 있을 거예요." 크리스토프가 마치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 같은 말투로 동의의 뜻을 표했다. "올라프 너, 오랜만에 좋은 아이디어를 냈네?"


크리스토프와 안나의 칭찬에 몸을 배배 꼬며 수줍게 웃는 올라프를 쳐다보고 있던 스파이더맨의 의식이 의문의 늪에 풍덩 빠졌다.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 다른 것도 아니고 노래를 들려준다고? 심지어 다들 그게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좀 별난 친구들이란 건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어... 와우. 다들 좀 오버하시는 것 같네요. 제가 무슨 어린아이도 아니고 갑자기 노래를 불러주신다뇨." 스파이더맨은 손사래를 쳤다. "이게 무슨 어린이용 뮤지컬인가요? 뭐 노래 몇 번 부른다고 갑자기 마법처럼 문제가 해결되ㄱ-"


갑자기 날아든 싸늘한 시선에 스파이더맨의 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안나가 볼을 잔뜩 부풀리고 자신을 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피터가 입에다 담기 힘든 말을 내뱉었다는 듯 자신을 다그치는 듯한 눈빛에 스파이더맨은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양 볼이 풍선마냥 빵빵해진 모습이 살짝 다람쥐처럼 보여 귀엽기도 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피터. 잘 들어." 안나가 매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노래의 힘을 결코 얕봐서는 안 돼. 절대로. 노래는 우리의 북받치는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멋진 길이야. 노래 몇 마디가 통치체계를 개선시키고, 잃어버린 부모님을 찾아주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세상에, 이 정도는 상식 아니니?!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식으로 노래를 무시할 수가 있는 거야?!"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왜 갑자기 내가 개념없고 무식한 사람으로 몰려가는 거야? 나 빼고 다들 단체로 세계의 법칙을 새로 지정하기라도 한 거야 뭐야? 아니면 슈퍼빌런이 사람들의 의식을 마구 헤집어놓은 건가? 아니 잠깐만, 지금은 19세기잖아. 슈퍼빌런들은 아직 제대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을 텐데?

스파이더맨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혼란스러웠다. 물론 노래를 좋아하는 건 세상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유튜브는 커녕 인터넷도 없는 시대에 즉석에서 읊은 노래 몇 마디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언제부터 노래가 이렇게 중요한 개념이 된 건지 온 세상에 묻고 싶었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옆에 있다면 대답해 줬을 텐데. 아마도.


"안나, 진정해요. 기분 나쁜 건 이해하지만..." 크리스토프가 마치 못 들을 말을 이야기하듯 안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쩌면 미래의 뉴욕 사람들에게는 노래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된 걸 수도 있잖아요. 이를테면 노래 자체가 없어졌다던가."


"허어어억?!?!?" 안나는 마치 공포영화의 반전 포인트를 본 사람마냥 크게 숨을 들이쉬며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았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올라프도, 썰매를 끌고 있던 스벤도 경악의 숨을 들이쉬었다. "말도 안 돼. 설마! 그럴리가요! 끔찍해요! 노래 없는 세상이라니 상상하기도 싫어요!!"


아니 이 인간들이 듣자듣자 하니까- "저기요, 지금 저 놀리시는 거예요?" 스파이더맨이 미간을 찌푸렸다. "미래에도 노래는 있거든요. 아티스트들도 너무 많아서 한 달에도 수천개 이상의 곡들이 매일 쏟아져 나올 지경이라고요."


"정말로?! 수천개의 노래들을 매달마다 들을 수 있다니, 듣기만 해도 환상적이야!" 안나의 얼굴이 급격히 황홀해졌다가 또다시 급격히 원래의 경악하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잠깐, 그렇다는 얘기는..."


크리스토프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래의 사람들은 더 이상 노래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고 살지 않는다는 얘기구나. 너무 많으니까."


엥??? "아니 저기 그런 뜻이 아니라-"


"세상에, 피터..." 안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동정심 가득 담긴 눈길로 스파이더맨을 바라보았다. "정말 차갑고 잔혹한 세상에 살다 왔구나."


"아니 저기요?! 지금 그 얘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스파이더맨의 정신이 한층 더 아득해졌다. "물론 음반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서 많은 곡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리면서 몇몇 뛰어난 슈퍼스타들에게만 대다수의 수익이 분배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오."


자신의 말을 천천히 되짚어보니 놀랍게도 이들의 말이 맞았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명분 하나에 제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잊혀져간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스파이더맨은 자신이 얼마나 차가운 경쟁사회에서 살다가 왔는지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 아니 잠깐만 지금 이 얘기를 하던 게 아니었잖아?! 왜 갑자기 주제가 내 걱정 없애기에서 경쟁사회의 폐해로 뒤바뀐 거야?? 이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쏙 빼놓네 아주 그냥??


"방금 전에 소리질렀던 거 미안해, 피터. 네가 그렇게 암울한 세상에서 살다 온 줄은 미처 몰랐어." 안나가 손을 뻗어 피터의 손을 꽉 쥐었다. "너무 우리 시점에서만 너를 바라본 것 같아. 전부 내 잘못이야."


"아니 굳이 그렇게까지 미안해 하실 필요까지는-"


"그래, 결심했어! 사과하는 뜻에서 너에게 노래의 소중함을 가르쳐 줄게!" 안나가 활기차게 말했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네 기분도 좋아지고 덩달아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도 생겨날 거야!"


"전 지금도 충분히 음악을 사랑하는데요-"


"사양할 필요 없어. 네 마음 속의 걱정을 전부 없애고 행복한 기분이 들게끔 멋진 노래를 불러줄게." 크리스토프가 안나의 손을 마주잡으며 말했다. "어디 보자, 노래의 주제는... 그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이 좋겠다. 어떻게 생각해요, 안나?"


저도 말 좀 하면 안 될까요?!?!


"너무 맘에 들어요, 크리스토프." 안나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피터, 오로지 겨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 풍경을 봐. 눈이 소복소복 내리면서 온 세상이 새하얗고 아름답게 물들면 저절로 마음도 편안해지고 행복한 기운이 몸 속에서부터 올라올 거야."


크리스토프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눈 내리는 날 밝게 타오르는 따뜻한 벽난로 옆에 앉아서, 손에는 핫초코를 가득 담은 머그잔을 들고 창 밖을 바라보는 거야.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아이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눈 위를 뛰어놀겠지. 아이들의 눈에는 온 세상이 동화나라처럼 보일 거야."


"동화나라?" 크리스토프의 말을 들은 안나의 눈이 반짝거렸다.


"동화나라!" 크리스토프가 맞장구치듯 다시금 읊었다.


"한겨울의 동화나라(Winter Wonderland)!"


크리스토프와 안나가 서로를 마주보며 동시에 같은 말을 읊자, 거짓말처럼 갑자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BGM: Winter Wonderland/Don’t Worry Be Happy - Pentatonix (ft Tori Kelly)



"뭐 뭐야? 뭐야 뭔데 이거?" 음악 소리가 주위의 공기를 가득 메우자 스파이더맨은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니 왜 갑자기- 이 음악소리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올라프는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같은 표정을 지으며 스파이더맨의 어깨를 두드렸다. "에이, 그런 거 일일이 신경쓰는 거 아니야. 그냥 즐겨!"


올라프는 어느새 음악에 맞추어 몸을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이미 분위기에 심취한 듯 크리스토프와 안나 또한 올라프와 정확히 같은 동작으로 몸을 좌우로 흔들었고, 썰매를 끌던 스벤도 몸 대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놀라운 점은 이들의 움직임이 전혀 어색하거나 하지 않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점에 있었다. 마치 세상 모든 곳이 자신들의 무대인 것처럼 몸을 움직이는 친구들을 보면서 스파이더맨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스파이더맨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크리스토프는 먼저 입을 열어 놀라울 정도로 잘 가다듬어진 가창력을 선보였다.



[Kristoff]

Sleigh bells ring, are you listening?

썰매의 종소리가 울려요. 듣고 있나요?

In the lane, snow is glistening

거리 위에 쌓인 눈이 반짝거려요

A beautiful sight, we're happy tonight

이 아름다운 광경에, 우린 오늘 밤 행복해요

Walking in a winter wonderland

한겨울의 동화나라를 거닐면서요♬


[Anna]

Gone away is the bluebird,

파랑새는 멀리 떠나갔지만

Here to stay is a new bird

새로운 새가 찾아와 머물면서

He sings a love song as we go along

우리와 함께 사랑 노래를 부르네요

Walking in a winter wonderland

한겨울의 동화나라를 거닐면서요♬



크리스토프가 가사대로 썰매에 매달린 종을 울리자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산길에 쌓인 눈이 새하얗게 반짝거렸고, 어디선가 파랑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안나의 장갑 낀 손가락 위에 앉았다.

스파이더맨은 이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이 부르는 완벽한 하모니가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을 싹 사라지게 만들었다.



[Kristoff]

In the meadow we can build a snowman

우린 저 들판 위에 눈사람을 만들고

And pretend that he is Parson Brown

브라운 목사님이라고 부르며 놀 거예요♬


[Anna]

He'll say: Are you married?

그가 “당신들 결혼했나요?”라고 물으면

we'll say: No man!

우린 “아뇨!” 라고 말하겠죠

But you can do the job when you're in town

하지만 당신이 온다면 우리 결혼할 수 있어요♬



눈사람 이야기가 나오자 올라프의 얼굴 표정이 크게 밝아졌다. 올라프는 이제 양 팔을 들어올리고 음악에 맞춰 몸을 크게 흔들고 있었다.



[Kristoff]

Later on, we'll conspire

우리 나중에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Anna]

As we dream by the fire

모닥불 옆에서 꿈을 꾸어요♬


[Kristoff]

To face unafraid, the plans that we've made

우리 함께 세운 계획을 두려움 없이 맞서기 위해♬


[Both]

Walking in a winter wonderland

한겨울의 동화나라를 거닐어 보아요♬



나름 괜찮은데 하고 가만히 두 사람의 노래를 감상하던 스파이더맨의 얼굴이 조금씩 상기되어갔다. 이건 그냥 괜찮은 수준이 아니라 거의 전문 가수들의 앙상블을 듣는 기분이었다. 음정도 박자도 무엇 하나 어긋나는 것이 없고 놀라울 정도로 듣기 좋았다. 스파이더맨은 어느새 음악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랐다.


"와우. 설마 이 정도로 잘 부르실 줄은 몰랐네요." 스파이더맨이 웃으며 말했다. "여기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노래를 자주 부르나요?"


"그럼. 노래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야. 우리 인생에서 노래를 빼놓는다면 반쪽짜리 인생을 사는 거나 다름없지." 크리스토프가 스파이더맨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하자 힘차게 노래하던 안나도 윙크를 하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노래는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올라프가 활기차게 말했다. "피터 너도 슬슬 깨닫기 시작한 것 같은데?"


피터는 이 말에 아무런 반대의견을 낼 수 없었다. 실제로 점점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으니까. 피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행복하게 웃으며 계속해서 노래를 이어갔다.



[Kristoff]

In a meadow we can build a snowman

우린 저 들판 위에 눈사람을 만들고♬


[Anna]

And pretend that he's a circus clown

서커스의 어릿광대라고 부르면서♬


[Both]

We'll have lots of fun with Mr. Snowman

눈사람 아저씨와 함께 정말 즐겁게 놀거에요

Until the other kid is knockin' him down

다른 꼬마가 눈사람을 무너뜨릴 때까지요♬



올라프가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무너지는 연기를 하자 드디어 스파이더맨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올라프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피터를 꼭 포옹했다.



[Kristoff]

When it snows, ain't it thrilling

눈이 오면, 왠지 신나지 않나요♬


[Anna]

though your nose gets a chilling

비록 콧잔등이 꽁꽁 얼긴 하지만요♬


[Both]

we'll frolic and play, the eskimo way

우린 에스키모들처럼 즐겁게 뛰어놀거에요

Walking in a winter wonderland

한겨울의 동화나라를 거닐면서요♬



노래가 막바지에 도달하자, 크리스토프와 안나는 스파이더맨을 양 손으로 가리키며 노래가락을 자연스레 다른 가락으로 변화시켰다. 스파이더맨은 그제서야 두 사람이 지금껏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Both]

Here's a little song I wrote

여기 내가 쓴 조촐한 노래가 한 곡 있어요

You might want to sing it note for note

한 음절 한 음절 따라부르고 싶어할지 모르겠네요

Don't worry

걱정 말아요

Be happy

행복하세요

Don't worry, be happy now

걱정 말아요, 이제 행복하세요♬



"오우, 어머나 세상에." 스파이더맨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짐짓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완전 감동이다."


장난치는 것처럼 말하긴 했지만 스파이더맨은 지금 진심이었다. 크리스토프와 안나의 노래는 실제로 효과가 있는 수준을 뛰어넘어 스파이더맨의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고 있었다. 더 이상 그의 마음을 꽉 막히게 했던 불평불만과 걱정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 노래 몇 마디가 이 정도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Both]

Don't worry

걱정 말아요♬


[Anna]

Don't worry

걱정 말아요♬


[Both]

Be happy

행복하세요♬


[Anna]

Don't worry, be happy now

걱정 말아요, 이제 행복하세요♬



스파이더맨이 진심으로 미소지어 주기를 바라며 노래를 부르던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기쁨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손을 짝 마주쳤다. 대성공이었다!



[Kristoff]

Don't worry, cause we're walking in a winter wonderland

걱정 말아요, 우린 한겨울의 동화나라를 거닐고 있으니까요♬



"와하하하우! 브라보!! 브라보!!" 노래가 마무리되자 스파이더맨은 양 팔을 앞으로 내밀고 과장된 몸짓으로 박수를 짝짝짝 쳤다.


"어때? 내 말이 맞지? 노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니까." 올라프가 으흐흥 웃었다.


"그래, 네 말이 다 맞았어 올라프. 이거 정말로 나쁘지 않은데?" 스파이더맨은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향해 엄지를 치켜올렸다. "꿀꿀한 기분이 싹 날아갔어요! 두 분 노래 완전 최고였어요!"


안나는 양 볼을 살짝 붉히며 수줍게 웃었다. "에이, 최고는 무슨. 그 정도까진 아니야. 나보다는 우리 언니가 훨씬 더 노래를 잘하는 걸!"


"여왕님이요?" 스파이더맨이 흥미로워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호오, 여왕님이 그렇게 노래를 잘하세요? 공주님이랑 크형 이상으로요? 믿기 힘든데요."


"그래. 여왕님의 예술적인 목소리와 성량은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는 수준이지. 나중에 한 번 들어보면 깜짝 놀랄걸?" 크리스토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엘사의 목소리는 천상의 목소리야!" 올라프가 말했다. "아무리 어려운 노래도 잘 소화해내고 한 번 들으면 하염없이 빠져들어!!"


우와, 공주님도 이렇게 노래를 잘하시는데 여왕님은 훨씬 더 잘하신다고? 심지어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까지? 올라프가 평소에 입 발린 소리를 안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말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다. 스파이더맨은 점점 더 엘사의 목소리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언젠가 한번 들어보고 싶었-


"GRRRRRRR...."


어디선가 들려온 그르렁거리는 소리에 스벤의 힘찬 발걸음이 그대로 딱 멈추었다. 고요한 숲 속 한가운데에 급작스럽게 차가운 바람이 불어닥치며 무언가가 눈을 밟고 걸어오는 것 같은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계속해서 내었다.

시끌벅적하게 떠들던 스파이더맨 일행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공포와 섬뜩함으로 채워진 표정이 들어섰다. 크리스토프와 스파이더맨은 너나 할 것 없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늑대들인가?" 안나가 올라프의 입을 틀어막고 품으로 끌어당겨 감싸안으며 작게 속삭였다.


스파이더맨이 동체 감지 스캐너를 작동시키자 지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마스크의 렌즈가 번쩍였다. 검은 그림자에 가려진 숲 너머로 무언가 큼지막한 형체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형체들은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 스파이더맨 일행이 탄 썰매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열 감지 센서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저 녀석들은...


"더한 놈들이예요." 스파이더맨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스 몬스터들이 왔어요."


"GRRRRRRRRRR....."


캄캄한 숲 속에서 번뜩이는 눈동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ULTIMATE SPIDER-MAN

FROZEN WEB

챕터 14 - 첫 번째 노래, 첫 번째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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