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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크로스오버] 얼티밋 스파이더맨-프로즌 웹 9-2화

차빙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3 22: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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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에서 이어집니다...



안나 공주의 얘기에 따르면, 마시멜로는 엘사가 얼음성으로 도피했을 당시 자신을 찾으러 온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강제로라도 돌려보내기 위해 직접 창조한 눈 괴물이었다. 평소에는 북쪽 산의 얼음성에서 살지만 가끔씩 산에서 늑대들이 내려왔을 때 쫓아내거나 힘쓰는 일이 필요할 땐 일손을 거드는 등 유능한 일꾼이자 아렌델 왕국의 최종병기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 대단한 친구였다고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아직까지 그를 만나보지 못한 상태였다.


"마시멜로는 왜 북쪽 산에만 틀어박혀 있는 건가요? 공주님 말만 들으면 전투에 엄청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계속 가위바위보를 하는 올라프를 바라보며 스파이더맨이 물었다.


"아이스 몬스터들이 처음으로 아렌델 성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던 날이 있었어. 그 때 마시멜로가 놈들을 막으러 내려왔었는데, 놈들을 보고는 싸워보기도 전에 겁을 먹고 도망치더라고."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항상 당당한 모습만 보여서 그 뒤로는 스노기들이랑 얼음성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모양이야."


"오! 오! 어쩌면 그 괴물들이 자기를 먹어치울수도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아챈 거 아닐까?" 안나가 초등학생처럼 손을 들고 말했다. "왜 본능이라는 게 있잖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올라프가 그 괴물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걸로 봐선 가능성은 희박하네요." 스파이더맨은 메모한 파일을 저장해두고 라그나르가 칠판에 쓴 내용을 사진으로 찍은 뒤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지퍼를 닫았다. "여튼 정리를 해 보면 이 녀석들은 수가 적고 멍청한 대신 강하고, 사람을 상처입혀서 눈으로 바꿀 수 있고, 눈과 얼음을 흡수해서 더 강해지지만 열에 대한 내성이 없고, 한 번 몸이 부숴지면 올라프나 마시멜로랑은 다르게 스스로 재생하지는 못한다는 거네요."


"완벽하게 산산조각나면 그대로 끝이지. 그나마 다행인 점이야." 크리스토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재생할 수 있었더라면... 으으. 상상하기도 싫어."


"녀석들이 어디서 오는지는 파악 못 하신 건가요? 정찰대를 보내거나 하지도 않으셨고요?" 스파이더맨이 양 손을 머리 뒤로 모아 머리를 받치고 의자의 등받이 위로 등을 기댔다.


"정찰대야 여럿 보냈지. 하지만 소득은 없었네. 놈들이 낸 흔적을 따라가다가 잃은 병사들이 한 둘이 아니야." 라그나르가 말했다. "그놈들 때문에 인력이 계속 줄어서 이제 정찰은 커녕 도시 내부를 순찰할 인원도 벅차. 자네가 나타나주지 않았더라면 전우들을 또 수장시켜야 했을지도 모르지."


"자칫했으면 우리도 같이 수장됐을지 몰라. 정말 너 덕분에 살았다니까." 안나가 스파이더맨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일러. 지금까지 잘 버텨줬던 아렌델의 성벽도, 우리가 쌓아왔던 책략도 어제의 기습으로 한순간에 무너졌으니 말이지." 라그나르가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놈들은 날이 갈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제 아렌델의 평화는 우리 아렌델 수비대와 자네에게 달렸네. 자네의 임무는 이제부터 하루에 두 번씩 아렌델 전체와 성벽 바깥을 순찰하고, 아이스 몬스터들이 나타나면 직접 뛰어들어 물리치는 걸세. 간단하지만 동시에 자네밖에 할 수 없는 일이지."


"뉴욕에서 항상 하던 거랑 비슷하네요. 되도록이면 성벽 안으로 들여보내서는 안 되겠지만요. 공성전도 익숙하니까 문제 없어요." 스파이더맨은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중지와 약지를 접어 손목에 찬 웹 슈터의 동작을 확인했다. 철컥 철컥. 업그레이드를 여러 차례 거쳐 경량화되고 기능이 많이 추가된 웹 슈터는 추운 날씨에도 잘 작동해주었다.


"혼자 싸우라는 말은 절대 아닐세. 수가 많으면 무조건 비상종을 울려서 우리를 부르게. 아렌델 수비대는 인력난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여왕님의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기를 주저하지는 않아." 라그나르가 씁쓸하게 웃었다. "필요하다면 무기고의 무기들도 가져다 쓰게나. 주인이 없게 된 무기야 넘쳐나거든."


"감사합니다. 그보다도 대장간에 갈 수 있을까요? 효과적으로 싸우려면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스파이더맨은 주먹을 꽉 쥐고 카본 섬유로 만들어진 보호구 부분을 만졌다. "우선은 강철 건틀릿을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안나는 헉 하고 숨을 들이마쉬며 손바닥으로 양 볼을 눌렀다. "대장간에서 무기도 만들 줄 알아?? 너 못하는 게 뭐야??"


스파이더맨은 안나를 보며 씩 웃었다. 지금까지 스파이더맨이 만든 대부분의 장비는 극초기의 스판덱스 슈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컴퓨터로 설계해 쉴드의 기술력을 응용해 만든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성능을 자랑했지만, 스파이더맨은 대장간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해 토니 스타크 본인에게 직접 단조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었다. 설마 과거로 날아와서 써먹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잘 만들진 못해요. 얼마 전에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대장간에서 아크 리액터의 시제품을 만들어냈는데 전 그분에 비하면 한참 멀었죠." 스파이더맨은 이렇게 겸손하게 말하는 자기 자신에게 놀랐다. 과거의 나라면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잔뜩 떠벌릴텐데. 내가 성장하긴 많이 성장했나보네. "말 나온 김에 제 장비 보여드릴까요? 제가 어떤 걸 이용해서 어떻게 싸우는지 알면 다들 저랑 합을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것 참 반가운 소리로군! 서로의 전술을 공유하면 그만큼 더 시너지가 활발해지겠지. 마침 훈련 시간이니 훈련장에서 보세나." 라그나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헬멧을 단단히 눌러썼다.


안나는 스파이더맨과 크리스토프를 따라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이번엔 나도 따라가면 안 돼요? 나도 같이 훈련하면 훨씬 도움이 될 텐데!"


스파이더맨은 안나가 말을 꺼내자마자 방 안의 분위기가 냉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감이 가득 찬 안나의 표정과는 반대로 크리스토프는 울상을 짓고 있었고, 라그나르는 또 시작이네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눈알을 굴렸다. 유일하게 방 안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거울 앞에서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는 올라프 뿐이었다.


"아니 갑자기 분위기가 왜 이래?" 당황한 스파이더맨은 안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밝았던 안나의 얼굴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마치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안나, 제발요." 크리스토프는 절박하게 안나의 팔을 붙들었다. "스스로를 위험에 몰아넣지 말아요. 우린 당신을 지키고 싶은 것 뿐이라구요."


"공주님! 몇 번을 말씀드려야겠습니까? 한 나라의 공주 씩이나 되시는 분이 전장에서 검을 잡으시다니요!" 라그나르는 또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행여나 크게 다치시기라도 하면 제가 여왕님을 뵐 면목이 없어집니다!"


"그놈의 공주, 공주! 공주는 뭐 사람들 지키면 안 돼요?" 안나는 팔짱을 끼고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아렌델의 공주 안나는 여러분과 짐을 나눠 질 준비가 되어 있어요! 내가 뭣 하러 매일같이 검술 교습을 받았겠어요? 성 안에 숨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치는 걸 지켜보고만 있는 건 이제 지긋지긋하다구요!"


이제 보니 안나가 이런 말을 꺼낸 것은 처음이 아닌 모양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공주님이 히어로들 이야기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건 이것 때문이었을지도 몰랐다. 어제 아이스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도 그렇고, 방금 전에 들은 프라이팬 얘기도 그렇고, 지금 나오는 얘기도 그렇고, 정말로 직접 싸우고 싶어하셨던 거구나. 왜 난 여태까지 공주님이 철없게 군다고만 생각했지? 가장 답답한 건 공주님이었을 텐데. 스파이더맨은 그 사실을 일찍 깨닫지 못한 자기 자신이 원망스러워졌다.


라그나르는 속이 터지는지 가슴을 쾅쾅 내리쳤다. 어찌나 세게 내리쳤는지 "아이고, 공주님! 이 늙은이 속이 터지는 건 신경 안 쓰십니까?! 여왕님께서 직접 명하셨다니까요! 절대로 공주님을 전장에 접근시키지 말라고 말입니다!"


"언니는 날 너무 못 믿어서 탈이라니까! 기회를 달라는데, 내가 할 수 있다잖아!" 안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레이피어를 꺼내서 위로 번쩍 들어올렸다. 당당한 표정과 자세가 마치 고대 바이킹족의 여전사를 보는 기분이었다. "좋든 싫든 우리는 한 가족이고 가족은 서로를 신뢰해야죠! 언제까지 언니의 짐으로 남아있기보단 나 스스로 행동해서 언니의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럼 언니도 내가 마냥 철없는 어린애가 아니라는 걸 알겠지!!"


크리스토프는 안나의 레이피어를 보고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아, 안나. 그 칼 내려놓고 우리 이성적으로-"


"거기서 잠깐." 스파이더맨이 몸을 일으켜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그래.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한 번 보고서 판단해야지. "자, 그래서, 공주님 검술 실력은 어느 정도예요?"


"고, 공주님 검술 실력?" 갑자기 끼어든 스파이더맨의 말에 당황한 라그나르는 눈을 꿈뻑거렸다. "검술 선생 말로는 나름 괜찮다고 듣기는 했네만... 어디까지나 의장용 검술이야. 실전에서는 전혀 효력이 없어. 레이피어같은 쓸모없는 무기로 제대로 싸울 수 있을 리 만무하잖나."


"레이피어만 배운 게 아니예요. 진짜 검이랑 버클러 다루는 법도 확실히 익혔다구요!" 안나가 잔뜩 화난 말투로 쏘아붙인 뒤 스파이더맨에게 눈길을 돌렸다. "검술 선생님도 여러 번 이겼어. 이제 제대로 싸우는 방법만 배우면 되는데 장군님이 기회를 안 주잖아! 나도 남들만큼 잘 할 수 있는데..."


"자신감이 대단하시네요. 그럼 한 번 확인이나 해 볼까요?" 스파이더맨은 웹슈터에서 거미줄을 촤악 쏘아 사령실 벽에 걸려있던 작은 방패와 검을 홱 끌어당겨 자신의 손으로 가져온 뒤, 무게를 대충 가늠해보고 그대로 안나에게 건넸다. "나가서 저랑 대련해봐요."


"어?!" 크리스토프는 입을 떡 벌렸다.


"뭬야?!" 라그나르는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이보게, 지금 장난하는 건가?!"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예요. 대련 정도는 검술 수업의 일환으로 할 수 있잖아요?" 스파이더맨은 두 사람의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태연하게 준비운동을 하듯 손가락 관절을 꺾으며 목을 돌리기 시작했다. "끙차... 제 입장에서도 마을 순찰 돌기 전에 준비운동으로 딱 좋을 것 같네요. 어때요 공주님?"


"지... 지.... 진짜로?! 진짜 대련하는 거야?!"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스파이더맨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진 안나는 금세 미소를 띠며 공중으로 방방 뛰었다. "예쓰!!! 좋았어. 드디어 기회가 왔다! 각오해! 적당히 안 해 줄거야!! 신난다!!"


크리스토프와 라그나르는 공중에 바이킹 소드를 휘두르며 신이 나서 문을 박차고 훈련장으로 달려나가는 안나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비로소 태연히 휘파람을 불고 있는 스파이더맨에게 눈길을 돌렸다. 뒤이어 두 사람의 목에서 귀청이 터질 정도로 커다란 고함 소리가 흘러나왔다. 자녀를 과보호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딱 이런 것일까.


"대체 무슨 생각이야?!?!" 크리스토프가 먼저 울음 섞인 비명을 질렀다. "잘만 하면 말릴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다 망쳤잖아!!"


"자네 생각이 있는 건가?!?!" 라그나르가 뒤이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썼다. "이보게, 안나 공주님은 일단 공주야! 올해 갓 스무 살이 된 천방지축 말괄량이 공주님이란 말일세! 마법의 힘을 가진 엘사 여왕님이라면 몰라도 연약하고 철없는 공주님이 전장에서 아이스 몬스터들을 상대로 싸운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않나!"


"어허이, 다들 진정하시고." 스파이더맨은 손을 내저었다. "전 지금 무작정 공주님을 싸움터로 내보내자는 게 아니예요. 준비가 됐는지 안 됐는지, 공주님 스스로 검증할 시간을 주자는 거예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안 되면 스스로가 포기하겠죠. 되면? 뭐... 그건 다른 문제구요."


"그렇게 무책임한 발언이 어디 있나!!"


라그나르가 바락바락 외치자 스파이더맨은 태연하게 웃으며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들겼다. "전 공주님의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예요. 싸우고 싶다는 말을 먼저 꺼낸 건 공주님이니까 그게 진심인지 제대로 확인해 봐야죠. 아무도 안 다치니까 걱정 마세요. 만약에 공주님이 조금이라도 다친다면 절 광장에서 참수하셔도 돼요."


"어??" 크리스토프와 라그나르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이 녀석 지금 미친 건가? "아니, 우리는 사형 제도도 없고 그런 걸로 사람을 처벌하는 건 좀..."


"그럼 뭐 무기징역으로 가둬 두시던지요. 아님 말고요." 스파이더맨은 두 사람을 이끌고 문을 나서며 태연하게 웃었다. "일단 실력을 보고서 판단을 하죠. 전 슈퍼히어로 지망생들이 잔뜩 모인 쉴드 아카데미의 강사잖아요. 한 자리에서 같은 괴물들만 계속 상대해오신 장군님보다는 산전수전 다 겪고 웬만한 악당들은 다 상대해 본 저한테 평가를 받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슈퍼히어로인 네 말이라면 잘 들을 것 같긴 해." 크리스토프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라그나르는 턱수염을 문지르며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일단은 대련만 하도록 하세. 재능이 없다고 판단되면 자네가 공주님을 잘 설득시켜서 무모한 짓을 못하도록 만들어줄 수 있나?"


"걱정 마세요 장군님. 전 그런 일에 전문이예요." 스파이더맨은 사령실 문을 닫기 전에 아직도 방에 남아서 거울과 끈질기게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는 올라프를 쳐다보았다. "올라프 넌 안 가니? 안나 공주님이랑 이제부터 대련할 생각인데."


"갈거야! 가서 볼래! 거울 속의 나야, 좀 이따 보자!" 올라프는 천진하게 웃으며 스파이더맨을 따라 방을 나섰다.












ULTIMATE SPIDER-MAN

FROZEN WEB

챕터 9 - 사전 준비 1


~~~~~~~


눈치 빠른 갤러라면 이상한 점을 눈치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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