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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 프갤 ] 다시 올 그날엔. 2화앱에서 작성

잘될꺼야나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2 00: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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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올 그날엔 ]














   2화 

 아렌델 왕실의 사건들은 전설로 남았다. 그도 그럴것이 적어도 3대는 거쳤을 시간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젊은 사람들은 더이상 마법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엘사가 아렌델을 몇번이고 폭염에서 구해낸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
 정부의 기밀 문서에는 1839년 여름에 일어난 일명 ‘프로즌’ 사건, 1842년에 일어난 노덜드라 댐 붕괴 사건등등, 엘사에 관한 모든 것이 서술 되어있다. 그녀가 정령의 존재인 것 까지도.
 곧 새해를 맞을 아렌델이었지만 12월 29일, 중앙언론에서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안녕하십니까. 아렌델 시민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 뉴스는 아렌델 왕실의 마지막 여왕, 안나여왕의 기일을 기리면서, 당시 안나여왕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베일에 쌓여있는 왕실의 마지막 혈육, 현재 브루니호텔의 건물주, E모씨에 대해 알아봅니다...”

 아침 뉴스가 끝나고 인터넷에는 안나의 추모가 아닌 엘사의 존재에 대한 토론장이 열렸다. 넷 상에서 일부는 엘사와 안나가 자매였는데 어떻게 엘사가 아직 살아있는지를, 일부는 엘사가 직계후손이겠지를, 또 일부는 이 시대에 정령의 땅이니, 마법이니, 그런 것을 믿는 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그런 것들로 뒤섞였다.

 전화의 내용은 언론에 나간 엘사에 관한 내용이 정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엘사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정말 딱 옛날 생각만, 하고 싶은 하루이기 때문이다. 

 엘사는 정말 오랜만에 아직 개발이 안 된 북쪽산도 가보고, 큰사고가 나 40년째 불타고 있는 노덜드라도 가보고, 지금은 테마파크로 개장한 아토할란도 가보기로 했다. 하루만에 다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엘사는 꼭 그래야했다. 믿지는 않지만 믿어보고 싶은 날이기 때문이다. 안나의 기일은 항상 그런 날이었다. 편안한 단화에 슬랙스, 흰 셔츠에 아이보리 니트, 하늘색 코트를 입은 엘사는 신발장 위에 놓인 차키들을 보며 고민하다가 라페라리 차키를 집어들고는 지하로 내려갔다.

 차를 몰고 지하에서 나오자, 호텔 정문에 모여있는 기자들이 눈에 띄었다. 적어도 60명? 주차장으로 나올거라는 생각은 못할 정도로 멍청한 기자들이었다. 엘사는 선글라스를 고쳐쓰고 북쪽 산을 향해 악셀을 밟았다.

 180년 전에 왕궁에서 뛰쳐나왔을 때, 렛잇고를 외치며 지었던 저 얼음성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언니, 기억나? 여기에서 있었던 일들??”

 얼음성 정문 앞 계단에 앉아서 동이 뜨기를기다리는 안나와 엘사였다. 새해 일출을 얼음성에서 맞아보자는 안나의 생각에 올라프는 물론 크리스토프, 스벤까지 모두가 이곳으로 왔었다.

 “그럼... 그것들을 어떻게 잊겠어.”

 안나는 순간 주춤한 엘사의 표정을 확인하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아니~ 언니, 그 일 말고.. 휠씬 뒤에 일. 우리 여기서  눈썰매 탔었잖아. 제작년에.”

 엘사는 안나를 쳐다보며 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다 내려간 썰매를 올리느라 스벤과 크리스토프가 엄청 고생한게 기억이 남는다. 

 “아, 그때? 그럼~ 기억나지. 그때 참 질리도록 탔었지 아마? 그게 벌써 제작년이네...”

 “오오오!! 해뜬다 해떠! 언니 빨리 소원빌어, 소원!”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꼭 감은 안나의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 마치 햄스터 같았다. 엘사도 안나와 같이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우리가 멀어진들, 누군가는 끝까지 기억해서, 서로를 찾았으면 놓겠다.’

 차를 갓길에 주차시키고, 엘사는 산 위로 걸어갔다. 얼음성에 가까워질 수록, 아직 눈에 덮히지 않은 발자국 같은 것들이 보였다. 처음엔 짐승인가 싶었지만, 보폭이나 발 사이즈가 익숙한 것이었다. 사람이다. 눈에 덮이지 않았다면 적어도 2주 안으로 사람이 왔다는 이야기일테고, 그저 정신나간 사람들이 아름다운 얼음성을 찍어보겠다며 가까이 다가간게 아닌가싶었다.

 다만 놀라운 것은 엘사의 지인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얼음성 우편함에 쪽지가 들어있다는 것이었다. 그 우편함은 안나, 크리스토프, 올라프, 카이를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엘사는 그 쪽지를 읽고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1820/6/21 ~ 1875/12/29. 1998/6/21 ~ (이 부분은 찢겨있다.) 올거지? 그럴거잖아. 매년 그랬을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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