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드는 브룬힐데 앞으로 ‘한’의 등을 꿰뚫어버린 석궁을 내다 던진다.

“저렇게 깊게 반성하고, 오히려 오발사고인데도 용서까지 구하는 이들에게 어찌 그리 매정하신지? 우리 현자님들은 자비로우시지 않습니까?”

브룬힐데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억울하게 죽어간 ‘한’, 그녀에 대한 재판은 엉망진창이었다.

사실 재판이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불공정한 재판이었다.

“…. 네놈들은 하늘이 두렵지도 않나!”

브룬힐데의 주변으로 새하얀 안개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바람과 함께 차가운 한기가 멤돌기 시작했다.

그녀의 분노가 마법으로 표출되어 나오는 것이다.

“저거봐, 그 추악한 마녀의 본성이 어디가겠나? 모두 무기들어!”

루나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를 따르는 수 십명의 아렌델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그것도 잠시 브룬힐데의 주변 한기들은 다시 잠잠해졌다.

“…. 이만 돌아가지.”

“현자님? 저희가 사과의 의미로 순록과 각종 식량과, 물품들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브룬힐데는 아렌델 성을 떠난다. 그들의 비웃음을 들으며, 이 위태로운 평화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벨을 지키기 위해 노덜드라의 숲으로 돌아간다.

브룬힐데는 노덜드라로 돌아왔다. 그녀는 노덜드라의 사람들에게 재판의 결과 ‘단순 오발 사고’로 ‘근신2주형’ 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노덜드라인들은 부당한 재판에대해 다시금 따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지만, 브룬힐데는 어쩔수 없다는 말과 함께 그들을 두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방 안에서 벨은 그저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눈물 샘은 말라서 눈물 조차 나오지 않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앙상 마른 벨이었다.

그녀는 벨에게 다가가서는 그를 꼭 안아준다.

“….미안해… 내가… 엄마가 이것 밖에 안돼서... 이정도 밖에 못해줘서 너무 미안해….”

벨은 자신을 끌어 안고서는 눈물을 흘리는 브룬힐데를 괜찮다는 듯, 그녀의 등을 토닥여준다.

그리고 벨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