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 사고였습니다! 루나드 왕자님! 국경 지대 석궁들이 많이 노후된 사실은 루나드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렌델 성, 이전 국경지대수비대가 저지른 ‘한’에 대한 고의적 살인에 대해 재판을 하고 있었다.

협정에서는 이러한 국가간 심각한 일의 발생의 경우, 아렌델의 대표인 크리티안 왕과 노덜드라의 대표인 현자 브룬힐데가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원칙과 현실은 다른 법이다. 재판 장소는 아렌델의 성 안이었고, 노덜드라 측 참여인은 ‘브룬힐데’ 1명,

아렌델 측은 현재 부재중인 크리티안 왕을 대신한 루나드 왕자가 대표로 참석했고,

주변은 재판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구실로 수 십명의 아렌델 병사들이 들어와 있었다.

“저건 거짓말이다. 내가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어, 저 비열한 자식이 ‘한’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벨에게 무슨 짓을 하려 했는지! 내가 봤단 말이다!”

브룬힐데는 ‘한니발’의 뻔뻔한 거짓말에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루나드님, 저희는 결백합니다. 정말 오발 사고였습니다. 오발이었지만 이런 사태가 발생할 줄 몰랐습니다.

조심하지 못한 저희의 잘못이겠죠. 노덜드라측 대표님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루나드님!”

“정말 맞습니다. 루나드님, 저희가 얼마나 국경지대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아시질 않습니까!”

한니발과 맥은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루나드에게 거짓을 고했다. 루나드는 생각에 잠긴 듯 했다.

“… 흠, 현자님? 다른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 저 녀석들은 우리의 귀중한 현자 ‘한’을 무참히 살해하고, 그 시신조차 묻어버리려고 한 파렴치한들이다. 정당한 처벌을 해야하네, 루나드!”

“자 처벌을 내리겠습니다. 자 노덜드라와의 국경지대 국경수비대 ‘한니발’과 ‘맥’ <석궁 오발사건>, 근신 2주, 이상입니다.

재판은 종료됐습니다. 병사들은 나가서 통제해!”

“…. 뭐?”

“무슨 잘 못된 점이라도?

루나드는 브룬힐데를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 네놈은 그게 옳은 재판이라고 지껄이는 소리냐?”

“흠… 현자… 브룬힐데님? 안보이십니까? 깊게 반성하고 있지 않습니까? 석궁이 노후화 된 것도 사실이지 않습니까? 이거 안보여요?”

루나드는 브룬힐데 앞으로 ‘한’의 등을 꿰뚫어버린 석궁을 내다 던진다.

“저렇게 깊게 반성하고, 오히려 오발사고인데도 용서까지 구하는 이들에게 어찌 그리 매정하신지? 우리 현자님들은 자비로우시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