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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크로스오버] 얼티밋 스파이더맨-프로즌 웹 6화

차빙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5 16:31:00
조회 368 추천 17 댓글 7

프롤로그


1화


2화


3화


4화


5화






[아렌델 왕국. 황궁 앞 도시 광장]


11월의 막바지에 도달한 아렌델은 벌써부터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지만 도시 안은 그런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활기로 넘쳐났다. 장작을 패고 물건을 나르느라 분주한 일꾼들, 상품의 가격을 흥정하며 옥신각신하는 상인들과 고객들, 혹시라도 나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눈을 부릅뜨고 도시 곳곳을 지켜보는 경비병들과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책을 읽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 사이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개구진 어린아이들까지.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안에는 어느 것 하나 헛되이 멈춰있는 것이 없었다.

딱 한 사람, 우리의 피터 파커를 제외하고.


"..............."


스파이더맨 슈트를 가리기 위해 카이가 빌려준 옷을 입고 (사이즈가 맞지 않아 헐렁거렸지만, 빌려주신 게 어디인가) 등에 가방을 멘 채로 넋이 나간 듯 분주히 움직이는 아렌델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풍경이 낯설기만 했다. 피터는 자신이 혹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뺨을 꼬집어보았다. 찌릿한 통증이 볼에 느껴졌다. 맙소사. 내가 정말로 시간 여행을 했구나. 이제야 그 사실이 실감이 난 피터는 어느 새인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저기 봐, 공주님이 바다에서 구했다던 그 청년이야."


"어머나, 키도 크고 훤칠하니 잘생겼네. 그런데 옷은 왜 저렇게 입었대?"


"그 매서운 겨울 바다에서 살아 돌아오다니, 운이 좋은 건지 생명력이 질긴 건지. 참 대단해."


"무슨 쫙 달라붙는 빨간색 옷을 입고 있었다면서? 어느 나라 옷일까?"


아무래도 내 얼굴은 이미 온 동네방네 다 알려진 모양인가 보네. 하긴 모를 리가 없지. 괴상한 복장을 한 사람이 바다로 떠밀려왔는데 소문이 안 나고 배겨? 그나마 자신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해 온 덕에 아무도 스파이더맨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왕국이면 싸워야 할 악당 같은 것도 없을 테고.

아니 잠깐만, 다행이 아니잖아? 난 지금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무슨 백 투더 퓨쳐마냥 과거로 여행을 왔다고! 심지어 19세기의 노르웨이로! 근데 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야? 폭풍우 속에서 기절하기 직전에 밝은 빛을 본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빛이 날 여기로 데려온 건가?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난 타임 스톤도 없고 타임 머신도 없다고! 시간 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몸이란 말야! 스파이더맨은 아픈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 모든 상황이 불합리의 극치였다.


"혼자서 왜 그러고 있어요? 인상 좀 펴요. 모처럼 도시 구경시켜주려고 밖으로 데려왔더니." 안나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빵이 든 봉투를 싸들고 피터에게 다가왔다. "얼른 먹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집에서 사온 거예요."


"아... 감사합니다." 스파이더맨은 고개를 젓고 빵 봉투를 받아들었다. "죄송해요. 그냥 맘이 좀 복잡해서."


"이해해.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렇게 큰 사고를 당하고 눈을 떠 보니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떨어졌잖아." 어느새 안나의 옆에 나타난 덩치 큰 남자가 커다란 포대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스파이더맨은 자신이 정신을 잃기 전 보았던 한 남자의 널찍한 등을 기억해냈다. "여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어... 네. 이젠 괜찮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피터는 남자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남자가 커다란 손으로 피터의 등을 두들기며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살짝 꼬린내가 났다. "별말씀을. 난 크리스토프야. 크리스토프 비요르그먼. 아렌델 공식 얼음 판매-배달 책임자이자..."


"내 남친이예요!" 안나가 자랑스럽게 말하며 행복한 표정으로 팔을 쭉 뻗어 크리스토프를 껴안았다. "우리 듬직한 자기, 벌써 일 끝난 거예요?"


"요새는 힘쓸 일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잖아요. 대부분이 다 서류 처리죠 뭐. 특히나 이 시기에는 더더욱 말이죠." 크리스토프가 곰같은 두 팔로 안나를 안아올리자 안나는 꺄르르 웃었다. "그래도 당신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안나."


"아이, 당신도 참." 안나는 얼굴을 붉혔다. "아 맞다, 스벤이랑 올라프는요? 카이가 당신이랑 함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올라프는 모르겠고, 스벤은 저쪽에 있어요." 크리스토프가 피터의 등을 가리켰다.


"응? 난 스벤이 아닌- 우왁!!!"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순록이 피터를 거대한 뿔로 들어올리며 푸르륵 하는 소리를 냈다. 스파이더 센스로 잡아내지 못한 걸 보니 악의적인 공격은 아닌 듯 했지만, 피터는 여전히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이 순록은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거예요?!"


"그냥 순록이 아니라 스벤이야. 널 여기까지 썰매로 데려다준 일등 공신이지." 크리스토프가 말하자 스벤이 피터를 바닥에 내려놓고 거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뛔? 고맙쥐?)"


"어...." 크리스토프가 이상한 목소리로 말하자 스파이더맨은 이상한 사람 보듯 크리스토프를 쳐다보았다. "방금 뭐 하신 거예요...?"


"내가 한 게 아니라 스벤이 날 통해서 얘기한 거야. 우린 사이가 좋아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거든." 크리스토프가 말하자 스벤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뤔그뤔! 우린 최고의 친구라니꽈!)"


안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피터를 보고 재밌다는 듯 웃었다.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요. 우리 자기가 좀 별난 구석이 있어도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예요."


"아, 아니예요.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스파이더맨은 손사래를 쳤다. 그럼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다람쥐랑 얘기할 수 있는 소녀도 살거든요. 그건 전혀 이상한 축에도 못 껴요. 라는 말을 하면 분명히 이상하게 보이겠지. 하지 말자. "그나저나 왜 저한테 갑자기 동네 구경을 시켜주시려는 거예요? 웬만한 나라는 이방인은 거의 배척하지 않나요?"


"이방인이라고 뭐 우리랑 다른가요, 피도 흐르고 감정도 느끼는 사람인데. 배척하는 게 이상한 거죠." 안나가 신이 난 듯 말했다. "또 아프다고 계속 침대에만 누워있지 말고 이렇게 산책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재밌잖아요. 에히히... 난 지금까지 외국인들한테 우리 도시를 소개시켜 주는 역할을 맡아보는 게 꿈이었다구요!"


지금 도시 구경이 문제입니까, 내가 지금 원래 시대로 못 돌아갈 판인데. 스파이더맨은 오늘만 해도 여섯 번째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해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어차피 설명해 줘 봐야 소용없을 것이 분명했다. 안녕. 난 피터 파커야. 21세기 뉴욕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폭풍우에 휘말려서 먼 과거로 시간 여행을 왔단다! 이런 말을 믿어 줄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아무리 온갖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다 겪어본 피터라도 시간 여행이 이런 식으로 간단히 이루어지진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데 시간 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실제로 피터는 1841년의 아렌델에 서 있었다. 자신이 딛고 서 있는 벽돌 도로도, 손에 쥐고 있는 빵도, 몸을 감싸는 찬 바람도, 모든 것이 생생했다. 스파이더맨은 자신 몫의 빵을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지나칠 정도로 따뜻하고 맛있었다. 이 감각이 만들어진 것일 리 없었다. 환각의 대가인 메피스토나 미스테리오를 수십 번은 족히 상대한 스파이더맨은 이만큼이나 생생한 환각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흐음. 뭐 취지는 좋은데 말이죠." 스파이더맨은 안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빵을 씹었다. "왠지 공주님이 지루해서 더 이러시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 받는 건가요?"


"그건, 어.... 기, 기분 탓이예요 기분 탓! 아마두...." 안나는 화제를 돌리려는 듯 자신의 봉투에서 빵을 꺼내다 들고 반을 갈라 크리스토프에게 건네주었다. 스파이더맨은 안나의 흔들리는 눈빛을 정확히 캐치했다.


"오우, 정곡을 찔렀네."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내려놓고 빵을 받아든 뒤 킥킥 웃었다. "안나는 매일같이 새로운 놀거리를 찾거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요새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이 없는데 네가 오니까 신난 거지. 요즘같은 시기에 이 바다를 항해한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긴 하지만." 스벤이 푸르륵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터는 빵을 꿀꺽 삼켰다. "요즘 시기가 어떤 시기길래 그래요?"


"50년을 주기로 한 번씩 아렌 피오르 근처 바다가 미친 듯이 요동치거든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비바람도 심해지고 파도도 높아지는 데다가 소용돌이도 곳곳에 나타나서 배들이 떴다 하면 전부 침몰해버려요. 그래서 다들 이 시기의 바다를 광기의 바다라고 불러요." 안나가 말했다.


"그런가요? 겉으로 보기엔 잠잠해 보이는데..." 피터는 해안선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래 보이지? 저 해안선 너머로 넘어가면 그 뒤부터는 지옥이 시작돼. 교역선 같은 것도 못 와서 아렌델은 몇 달은 그대로 고립되는 거나 마찬가지야. 큰 손실이지. 물론 원체 우리 여왕 폐하께서 잘 대비해놓으신 덕에 우리야 걱정 없이 살 수 있지만. 비축해둔 농작물도 많아." 크리스토프가 싱싱한 당근을 우적우적 씹고 있는 스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나저나 넌 어쩌다가 거길 지나가게 된 거야? 광기의 바다철에 감히 아렌 피오르 근처를 지나려는 용감한 배는 없을 텐데."


피터의 두뇌 세포들이 바람개비처럼 핑핑 돌아가기 시작했다. 뭔가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아내야 해. 안 그러면 허투루 의심을 살 수도 있어. 다행히 스파이더맨은 제 2의 로키라 불릴 정도로 입털기에 능했다. 거짓말 한 두개 쯤 만들어내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이 입담으로 로키 본인을 속여넘긴 적도 있고 말이지. 자 그럼 어떤 방법으로 이 두 사람을 속여넘긴다?


"어... 전 여행자예요. 제 전용 배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전 세계를 항해하면서 온갖 멋진 나라들과 자연 경관들을 구경하러 다니죠. 원래 고향은 미국의 뉴욕이지만요. 이 근처의 바다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음. 본인이 생각해도 그럴듯한 변명거리였다. 물론 자신이 탔던 건 전용 배가 아니라 아마데우스 조가 만든 수송기고 여행하러 세계를 돌아다닌 게 아니라 임무를 수행하러 다닌 거긴 하지만. 또 19세기 미국의 이야기는 학교 역사 시간에 지겹도록 들어서 귀에 박힐 지경이었으니 혹시나 꼬치꼬치 캐물어도 그럴듯하게 둘러댈 수 있을 터였다.


"뉴욕? 왕이 없다는 그 나라에서 왔단 말이예요??" 안나가 빵을 양 볼에 가득 채워넣고 오물오물거리며 호기심 어린 눈길로 피터를 쳐다보았다. "우와, 도서관에 있는 책에서만 읽었던 그 나라의 주민을 실제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왕 없는 나라에서 사는 기분은 어때요? 믿고 의지할 왕이 없으면 힘들지 않아요? 조지 워싱턴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게 사실이예요? 진짜로 애런 버가 알렉산더 해밀턴을 총으로 쏴 죽였어요??"


안나가 입에 들어있던 빵가루를 튀기며 또다시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내기 시작하자 스파이더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이야기를 전부 도서관에서 읽었다고? 이름만 들어본 나라에 대해서도 이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니. 이 아렌델이라는 나라, 내가 생각한 것 보다 굉장하네. 만만하게 볼 나라가 아니야.


"워우 워우, 진정해요 안나. 묻고 싶은 게 많은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린 아직 이 친구 이름도 모르잖아요. 우선 통성명할 시간은 줘야죠." 크리스토프가 안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 맞다, 처음부터 물어봤어야 하는데 여즉 안 물어봤네. 너무 신나서 그만 깜빡했네요. 히히." 안나가 익살스럽게 웃었다. "그래서 이름이 뭐예요? 나이는 어떻게 돼요?"


"드디어 이름을 말할 찬스를 주시네요." 피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피터 파커예요. 20살이구요."


"20살?!" 빵을 급하게 삼킨 안나의 얼굴에 커다란 미소가 번졌다. "그럼 나랑 동갑이네!! 나도 올해로 20살이거든!! 나랑 같은 나이라니 짱 신기하다!! 말 놔도 돼?? 어차피 말 놓을 생각이었지만!!"


잔뜩 신이 나서 자신의 손을 잡고 방방 뛰는 안나를 바라보는 스파이더맨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입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아, 네. 얼마든지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빨리 말을 놓으십니까? 아무리 공주래도 그렇지...


"네가 이해해 줘. 안나는 자기랑 똑같은 나이의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게 이번이 처음이거든. 특히나 아렌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나라 출신의 친구는 처음이고 말야." 행복하게 빵을 씹던 크리스토프의 얼굴이 갑자기 굳었다. "어, 잠깐만. 너 방금 전에 네 친구들이랑 같이 다닌다고 했지? 그럼 네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


피터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모르겠어요. 저 혼자 돛을 고치려다 폭풍우에 휘말려서 친구들이랑 떨어졌거든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길이 없으니까 답답하네요."


좋아 피터. 자연스러웠어. 생각은 이렇게 했지만 친구들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마데우스의 수송선은 튼튼하니까 혹시라도 폭풍 속에서 파괴되거나 할 염려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친구들이 모두 무사할 거리는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19세기의 과거로 끌려온 이상 친구들의 소식을 알 방도는 없었기에 더 걱정이 되었다. 답답하고 막막해도 지금 피터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모두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


"너 혼자만 살아남은 거야?" 얼굴에서 어느 새 웃음이 사라진 안나는 제자리에 멈칫하더니 슬픈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그런 일이... 어떡하죠, 크리스토프? 피터의 친구들이 아직도 광기의 바다 안에 있을지 몰라요. 언니한테 부탁해서 해군 병력을 보내 수색하라고 할까요? 이런 일은 그분들이 전문이잖아요!"


"안나, 그건 해군들한테 죽으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당신도 알잖아요, 광기의 바다 근방에만 접근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거." 크리스토프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벤도 덩달아 옆에서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렇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안나는 피터의 손을 놓지 않고 꼭 쥐고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언니한테 꼭 얘기해 볼게. 파도가 잠잠해지는 대로 꼭 수색을 시작할 거야. 약속해!"


"어, 네... 정말 감사합니다." 피터는 조금 과하다 싶은 친절에 당황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어렴풋이 느껴지긴 했지만, 안나 공주님은 정말 마음씨가 따뜻한 분인 모양이었다. 국민들도 공주를 대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오늘 아렌델 투어를 나가야 하는 거지." 크리스토프가 피터의 어깨에 우람한 팔을 둘렀다. "일단은 우리랑 같이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울적한 기분을 풀어보자고. 그 편이 네 정신건강에도 좋을 거야. 흠... 그래도 올라프가 같이 있어야 더 재밌을 텐데. 그 녀석은 어디 있지?"


"그러게요. 평소 같으면 가장 먼저 신나서 달려올 텐데. 어디서 아이들이랑 놀고 있는 거 아닐까요?" 주위를 둘러보던 안나는 어딘가를 빤히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어 저기 있다! 올라프! 이리 와!"


피터는 안나가 외친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다. 무언가 하얀 형체가 멀찍이 떨어진 기둥 뒤에 숨어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70센치는 겨우 될까말까 한 작은 키에 겨우 세 가닥밖에 나지 않은 머리카락. 동그랗고 큰 눈망울에 나뭇가지처럼 가느다란 팔과 대비되는 짧고 뭉툭한 다리. 그리고 마치 당근처럼 생긴 커다란 코까지. 인간이라기엔 너무나도 기형적인 형상이었다. 아니 잠깐만.... 저건 코가 아니라 진짜 당근이잖아?!


피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거 살아있는 눈사람이예요?"


"맞아! 눈사람이야. 따뜻한 포옹을 좋아하는 모두의 친구 올라프!" 안나가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 언니가 직접 만든 친구인데, 설명하려면 좀 사정이 길어. 그나저나 신기하다, 나도 올라프를 처음 봤을 땐 엄청 놀랐는데 넌 태연하네?"


여보쇼, 댁은 온 우주의 법칙을 왜곡하는 마법이랑 고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이 공존하는 미래에서 온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온 시대에서는 온갖 이유로 괴물처럼 변해 버린 인간이랑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면서 세상을 구하거나 파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저거 가지고 놀랄 내가 아니지. 난 심지어 다른 세계를 돌면서 수많은 버전의 나를 만나봤는데 그 중 하나는 사람 말을 하는 돼지였다고. 혹시 알아요? 다른 세계의 공주님은 사람 말을 하는 고양이일지.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더 미친 사람 취급받겠지.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수다 본능을 계속해서 억눌렀다. 참자, 내 입아. 내 목구멍아. 조금만 기다리면 너희가 활약할 때가 찾아올 거야. 그 때가 되면 할 말 못할 말 다 하자고, 오케이? 아니 뭐 진짜 못 할 말까지 다 해도 된다는 얘긴 아니고. 말이 그렇단 거지 말이.


"쟤가 오늘따라 왜 저러지?" 크리스토프가 올라프를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이 올라프! 너 거기서 뭐해? 이리 와. 내가 말해줬던 그 친구가 깨어났어!"


눈사람의 얼굴과 커다란 눈동자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한 피터는 최대한 상냥한 표정을 지으며 올라프를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었다. 올라프는 그것을 보고 더 겁을 먹었는지 힉 하는 숨소리와 함께 기둥 뒤로 몸을 더 밀착시켰다. 역효과였다. 피터는 살짝 기분이 상했다. 내 맨얼굴이 그렇게 무서웠나?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땐 애들이 날 그렇게 잘 따랐는데.


"원래 저렇게 처음 본 사람을 겁내나요?" 스파이더맨이 묻자 크리스토프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그랬던가...? 왕국에 새로운 사람이 하도 오랜만에 와서 기억이 잘 안 나네." 안나가 말했다. "올라프! 안 올거면 우리끼리 간다! 안 데려갔다고 삐지기 없기야!" 올라프는 대답 대신 기둥 뒤에서 빠져나와 멀찍이 도망쳤다.


"올라프가 언제 삐진 적이 있다고 그래요. 저 친구는 삐진다는 말이 뭔지도 모를걸요?"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여튼 따라오라고, 피터. 우리가 시내 곳곳을 제대로 구경시켜 줄-"






땡-! 땡-! 땡-! 땡-! 땡-! 땡-! 땡-! 땡-!


갑자기 도시 곳곳에 매우 빠르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빠르게 울려퍼지자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 차 있던 도시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장작이 위로 오느냐 아래로 오느냐 옥신각신하던 일꾼들도, 방금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을 팔기 위해 목청 높여 소리를 지르던 상인들도, 깔깔거리며 담소를 나누던 아주머니들도, 모두가 하던 일을 멈추고 종소리에 집중했다.

여유롭게 당근을 씹던 스벤은 먹던 당근을 뱉고 급하게 헛간 안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쾅 닫은 뒤 구석에 몸을 처박고 벌벌 떨었고, 안나와 크리스토프 역시 놀란 표정으로 먹던 빵을 떨어뜨렸다. 피터는 이들 모두의 얼굴에 서려있던 행복한 표정이 급작스레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표정이 채워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 돼." 크리스토프의 표정은 굳어 있었지만 손은 어느 새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자루를 쥐고 있었다. "다들 대피해요! 당장!!"


크리스토프가 소리치자 정적이 감돌았던 마을 광장은 어느새 비명 소리와 헐레벌떡 움직이는 사람들의 뜀박질 소리로 가득 메워지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뛰놀았던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찾으며 큰 소리로 울부짖었고, 부유해 보이는 사람들은 몸에 걸려있던 장신구가 떨어져나가는 것도 모른채 아무 가게나 들어가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수없이 많은 물건들이 늘어서 있었던 길거리의 가판대는 어느새 싹 비워져있었다. 다들 하도 혼비백산하며 뛰어다니는 통에 서로 몸을 부딪혀 넘어지는 사람들도 보였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예요?!" 놀란 피터가 물었다.


"아이스 몬스터들이야. 놈들이 또 왔어!" 크리스토프가 외쳤다. "제기랄, 오늘은 평화롭게 넘어가나 했는데...!"


"아이스 뭐요??"


크리스토프는 재빨리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들고 자세를 갖추었다. "설명할 시간이 없어. 빨리! 안나랑 같이 숨어! 궁전 안에 들어가면 지하에 대피소가 있을 거야! 그러니까-"


"또 혼자만 가려구요? 안돼요!" 안나가 크리스토프의 팔을 잡았다. "저번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죽을 뻔 했던 거 기억 안나요?! 그 때 언니가 당신을 구해주지 않았으면... 그러니까 이번엔 나랑 같이 가요. 검술 교습도 착실히 받았다구요!"


"하아, 또 이러기예요 진짜?!" 크리스토프가 안나의 양 어깨를 잡았다. "안나,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당신은 공주예요! 혹시라도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지켜요. 날 지켜달라는 게 아니라 같이 싸우자고요! 난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싸울 거예요. 죽으나 사나요!" 안나는 근처에 널브러진 길다란 나무토막을 집어들고는 크리스토프처럼 자세를 갖추었다. "나도 할 수 있어요! 기회를 달라구요!"


갑자기 옥신각신하기 시작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눈을 꿈뻑거리고 있던 피터의 귀에 저 멀리서 무언가가 콰르릉 하고 무너지는 소리와 고함 소리, 비명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피터는 일반인은 느낄 수 없는 땅의 미세한 진동과 공기의 떨림을 육감으로 잡아낸 후 머릿속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성벽을 뚫고 광장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이토록 강한 힘과 빠른 스피드를 가진 사람이나 동물이 있을 리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 광장으로 질주해오고 있는 것은-

찌리릿.

갑자기 스파이더 센스가 강하게 따끔거렸다.


"안나, 할 수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미치겠네 진ㅉ-"


"다들 숙여요!!!!"


"와악!??!?"


피터는 재빨리 두 사람의 목덜미를 잡고 아래로 내리누르며 덩달아 몸을 숙였다. 갑자기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근처의 2층 건물 벽을 뚫고 건장한 성인 남성 크기의 빛나는 무언가가 광장을 향해 날아들었다.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아슬아슬하게 세 사람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동안 피터는 초인적인 동체 시력으로 괴물체의 모습을 뜯어보았다.

부릅뜬 눈, 커다랗게 벌려진 입,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그리고 털 대신 온몸을 뒤덮은 투명하고 얇은 고드름 뭉치들. 온몸이 얼음으로 이루어진 이 늑대 비슷한 생김새의 괴물은 광장 중앙에 세워진 구조물을 향해 날아가 몸통박치기로 무너뜨린 뒤 잔해들 위로 몸을 일으키고는 아직 광장에 나와있는 세 사람을 으르렁거리며 노려보았다. 괴물의 입에는 어느새 안나가 들고 있던 나무토막이 물려 있었다.


"벌써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아렌델 수비대는 뭘 하고 있는 거야?!" 크리스토프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내 뒤로 숨어!"


피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것들은 또 뭐야?! 19세기의 노르웨이에 저런 괴물들이 돌아다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 방금 전에 봤던 그 올라프인가 뭔가 하는 눈사람이랑 관련이 있는 건가? 난 대체 어떤 미친 동네에 떨어진 거야?!

크리스토프가 검을 얼음 괴물에게 겨누자 괴물은 물고 있던 나무토막을 날카로운 이빨로 콰지직 찢어발긴 뒤 세 사람을 향해 쿠와아악 울부짖었다. 피터는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어깨가 무의식적인 두려움으로 움츠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괴물이 세 사람을 향해 달려드려는 찰나 어딘가에서 들려온 늙고 잔뜩 쉰 외침이 괴물을 자리에 멈춰세웠다.


"거기 서라!! 이놈!!" 피터의 눈에 녹색 옷을 입은 근위병들이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근위병들은 누가 명령하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대열을 갖추어 세 사람의 앞에 일렬로 서서 얼음 늑대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공주님과 부마님께는 손가락 하나 댈 수 없다!!"


"라그나르!" 안나가 근위병들 중 가장 화려한 의장을 달고 있는 희끗희끗한 머리의 키 작은 노인을 보고 반갑게 외쳤다. 예순이 넘은 것 같은 외관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할버드를 아주 가볍게 들고 있는 남자의 팔다리에는 여전히 울퉁불퉁한 근육이 꽉 들어차있었다.


"공주님, 부마님, 무사하십니까!" 라그나르라 불린 남자가 괴물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계속 주시하며 외쳤다. "제발 부탁이니까 저번처럼 무턱대고 나서지 마시고 저희 뒤에 계십시오! 아렌델 수비대, 저 괴물 녀석을 처리한다!"


근위병들이 단체로 얼음 늑대를 둘러싸자 늑대는 뒤로 물러서는 대신 하늘을 향해 크게 울부짖었다. 늑대의 울부짖음이 사방에 울려퍼지자 그 소리를 듣고 광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3마리의 얼음 괴물들이 추가로 광장으로 뛰어들어 얼음 늑대의 옆에 섰다. 모두 늑대와 비슷한 형상이었지만 그들 중 가장 큰 얼음 괴물은 두 발로 서 있는 늑대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장군님, 2차 방어선까지 돌파당했나 봅니다!" 근위병 하나가 손을 벌벌 떨며 뒤로 물러서서 말했다.


"니미럴! 우리가 방벽을 얼마나 튼튼하게 쌓았는데 그걸 뚫고 들어오다니!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군!" 라그나르가 분통을 내뱉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4마리라고?! 주 하나님,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내려주시나이까?!"


스파이더맨의 손이 호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마스크를 꼭 쥐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괴물들을 주시하는 근위병들과 안나, 크리스토프를 바라보았다. 만일 근위병들이 저 괴물들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자신이 나서는 것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지만 이들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다고 근위병들과 괴물들의 싸움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근위병들 중에 사상자가 나는 걸 가만히 지켜볼 피터가 아니니까.

하지만 이곳은 초능력에 대해 무지한 일반인들로 가득한 19세기의 왕국 한가운데다. 여기서 자신이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면 곧바로 모든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게 될 터였다. 자신의 스파이더 파워로 저 괴물들을 때려눕히는 것이야 간단하겠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자신이 오히려 괴물 취급받아 욕을 들어먹거나 심하면 화형당해 죽을 수도 있었다. 또 만일 자신의 행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과거에 함부로 개입한 대가로 미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서 역사가 통째로 개변되어버리기라도 하면? 자신이 알고 사랑하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었다! 잠깐만, 그런데 노비코프의 자체 일관성 원칙에 따르면 과거와 미래는 하나라서-


"ROARRRRRRR-!!!"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압!!!"


피터가 내부적 딜레마로 갈등하는 사이 서로를 견제하듯 노려보던 얼음 괴물들과 근위병들이 광장 한가운데에서 격돌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대등하게 싸우는 듯 했던 근위병들은 곧이어 이어진 얼음 늑대인간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비명을 지르며 종이조각처럼 나가떨어졌다. 얼음 늑대인간은 할버드를 놓치고 바닥에 쓰러진 라그나르의 목을 잡아 한 손으로 들어올린 뒤 다른 한 손의 손톱을 날카롭게 세우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안 돼! 라그나르!!" 안나가 다급하게 외쳤다.


"어르신을 내려놔!!" 크리스토프가 검을 치켜들고 달려들자 얼음 늑대인간은 귀찮다는 듯 손등으로 크리스토프를 저 멀리 쳐냈다. 크리스토프의 육중한 몸뚱아리는 그대로 날아가 시장 한가운데 세워져 있던 나무 가판대를 들이받아 무너뜨렸다. "크하아악!!"


딜레마 따위에 휘둘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눈앞에서 사람이 위험에 처해 있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해야 한다! 굳게 결의한 스파이더맨이 호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는 바로 그 순간-


"멈추어라!!!"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얼음덩이가 날아와 늑대인간의 머리에 처박혔다. 머리에 묵직한 얼음덩이를 정통으로 맞은 얼음 늑대인간의 머리가 콰직 소리와 함께 쩌저적 하고 금이 갔다. 늑대인간이 손에 쥐고 있던 라그나르의 목덜미를 놓치고 그대로 땅바닥에 사선으로 엎어지자 주변의 얼음 늑대들은 당황한 듯 한 걸음 물러나 얼음덩이가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피터는 나머지 얼음 늑대들이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성문 가까이에 서 있던 청명하게 푸른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눈부시게 아름다워 몇 번을 거듭해 찬사해도 모자랄 정도의 미모를 가진 고고한 백금발의 여성이 얼음 늑대들을 향해 또각또각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넋을 잃고 여성을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차린 피터는 여성의 얼굴이 안나 공주와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크헉... 켁." 라그나르는 목덜미를 손으로 짚고 잠시 콜록거리다가 겨우 고개를 들어 여성을 쳐다보았다. "아니, 여, 여왕 폐하!!"


"언니!!" 쓰러진 크리스토프를 부축해 일으켜 세우던 안나는 여성을 보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두려움이 짙게 드리워있던 그녀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풀어져 있었다.


"얼어붙은 심장을 가진 사악한 얼음 괴물들이여!" 얼음 늑대들을 노려보던 여성이 입을 열어 단호하고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나의 이름은 엘사, 아렌델 왕가의 장녀이자 아렌델의 단 하나뿐인 여왕이다! 감히 내 왕국에 멋대로 들어와, 내 사랑하는 백성들의 소중한 일상을 망가뜨린 그 죄!"


갑자기 하늘에서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닥치기 시작했다.


"그 목숨으로 받아낼 것이니라!!"

















ULTIMATE SPIDER-MAN

FROZEN WEB

챕터 6 - 스파이디 인 아렌델 2


~~~~~


여왕님의 패기넘치는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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