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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델 이야기 - 눈송이 축제

엘사앤안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9.01 17:46:41
조회 603 추천 15 댓글 9
														

"언니 저것 봐!"

안나가 가리키는 곳에는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썰매를 가져와 빠르게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매우 즐거운 듯 보였고 다만 몇몇 사람들은 도중에 넘어지거나 다쳐 울상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람들이 다칠 때마다 얼음 장수들이 다가와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옮겨 그들을 돌봐주었다.

"저거 타게?"

엘사가 물었다.

"그러면 눈송이 축제에 왜 왔겠어?"

안나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되물었다. 그러나 엘사는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축제에서 다른 거 할 거는 많아. 예를 들어 저기 있는 사람들처럼 얼음 조각을 해도 되고, 눈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먹을 것도 엄청나게 많고, 이 지역 사람들의 합창단도 왔어. 거기 구경 갈래?"

"언니! 나는 정말 눈썰매 타려고 며칠 전부터 기다렸는데 정말 이럴 거야?"

엘사는 그런 것이 내키지 않았다.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었는데 안나는 워낙 활동적이어서 같이 하기엔 무리가 많았다.

"뭘 할지는 나중에 생각해보자. 어차피 여기 엄청나게 넓고 할 거 많아서 온종일 구경해도 다 못 봐. 일단 어제 도착한 크리스토프랑 올라프부터 찾자. 천막 안에 있지 않을까?


눈송이 축제는 아렌델 내의 최대의 겨울 축제였다. 엘사의 아버지 때 시작된 이 축제는 그의 아내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졌는데, 아렌델의 왕궁이 있는 마을에 붙어있는 북쪽 산을 넘어가면 축제를 여는 마을이 나온다. 아렌델의 국토는 그런 산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서 산 사이사이에 자리한 마을들이 나라를 이루고 있었다. 아렌델엔 그런 마을이 대략 200개쯤 있었다. 1년에 한 번 여는 이 축제를 열 때쯤이면 200개의 마을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즐기고 갔다. 왕궁의 마을과는 굉장히 가까웠기에 성 근처의 사람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런데 천막이 너무 많아서 어떡하지? 다 들어가 볼 수도 없고."

엘사가 말했다. 워낙 큰 축제였기에 이곳에는 천막 여러개를 설치해 둬 혹시 며칠간 놀 사람들을 대비해 두었다. 아주 높고 커다란 원형의 천막은 그 안에 불을 피워두고 여행자들을 맞이했다. 간단한 침구도 있었기에 며칠씩 자고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크리스토프와 올라프는 어제 도착해 몇 번 천막에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그들은 찾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올라프! 크리스토프 여기 있었네?"

엘사와 안나는 1시간은 지나서야 겨우 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올라프와 수다를 떨다 말고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향해 얼른 달려갔다.

"왔어요?"

크리스토프가 묻자 안나가 크게 외쳤다.

"빨리 우리 눈썰매 타러 가자. 응?"

"잠깐, 진정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안나가 너무 들떠 있어 크리스토프는 조금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녀의 기분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빨리 타고 싶어 미치겠어!"

엘사가 그런 안나를 보고 크리스토프에게 서둘러 말했다.

"크리스토프, 어서 안나를 데리고 눈썰매장에 가요. 거기서 같이 놀아요. 저는 올라프 데리고 이곳저곳 다닐 테니까. 해 질 때 여기로 다시 돌아와요. 알겠죠?"

크리스토프는 알았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안나와 함께 뛰어갔다. 엘사는 안나가 잘 가는 것을 확인하고 올라프와 손을 잡고 역시 어딘가로 출발했다.

"우린 어디 가는 거죠?"

올라프가 묻자 엘사가 설명했다.

"너는 어디 가고 싶니?"

"뭐 먹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나요?"

엘사는 올라프의 말을 따라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그녀를 알아보고 인사할 때마다 익숙한 몸짓으로 인사를 받으면서. 그렇게 도착한 그곳엔 정말로 많은 음식과 사람들이 그들을 맞이해 주었다. 올라프는 좋아 어쩔 줄 몰랐다.


"저 이거 다 먹어도 돼요?"

올라프가 뛸 듯이 묻자 엘사가 침착하게 답했다.

"이걸 어떻게 다 먹겠니? 일단 저기로 가 보자."

엘사는 올라프가 좋아할 만한 음식이 있는 곳으로 올라프를 데려가려 했다. 그러나 잠깐 한눈을 판 사이, 그녀는 올라프를 놓치고 말았다. 사람이 워낙 많기에 손을 꽉 붙잡고 있지 않으면 잃어버릴 위험이 컸다. 엘사가 당황하여 이곳저곳을 빠르게 눈으로 훑을 때 갑자기 엄청난 굉음이 그녀 뒤에서 울려 퍼졌다.


"무슨 소리지?"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일이 벌어진 이후였다. 아주 커다란 아이스케이크가 (사람의 키보다도 큰!) 중심을 잃고 무너져있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부서진 케이크 조각에 맞아 옷이 더러워져 있었다. 여기저기 케이크 조각이 널브러져 주변 지역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한복판에 올라프가, 멋쩍게 서 있었다.


"올라프!"

엘사가 서둘러 올라프에게 다가갔다. 올라프는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엘사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그녀가 치우려 하자 축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와 괜찮다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엘사 역시 당황해 그들의 말을 따라 일단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가 떠나는 등 뒤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올라프. 이런 곳에서는 조심해야 하는 거야."

올라프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렇게 될 줄 몰랐다며, 올라프는 그저 침울해져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줄 몰랐다. 엘사는 그런 올라프가 측은해져 더 무어라 할 수 없었다. 다만 다음부터는 조심하라는 말 밖에는. 엘사가 몇 번 위로를 해주었음에도 올라프의 기분이 너무 가라앉아 어찌할 바를 모르자 그때부터 걱정되는 건 엘사였다. 이곳에 놀러 왔다가 우울한 기분만 잔뜩 얻어가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이 엘사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올라프. 우리 안나랑 크리스토프 있는 곳으로 갈래?"

엘사는 올라프의 기분을 풀어주려 애썼다. 올라프는 고개를 작게 끄덕끄덕하며 엘사의 손을 잡았다. 그곳으로 가는 동안 엘사는 올라프에게 계속 말을 붙여봤지만, 그의 마음을 풀어주게 하는 데에는 모두 실패했다. 마침내 그들이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발견하고나서야 올라프의 얼굴에는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올라프! 무슨 일이야?"

안나가 그와 엘사를 발견하고 서둘러 달려왔다. 얼굴에는 눈을 조금 묻히고서, 매우 즐거운 표정이었다. 곧이어 크리스토프 역시 따라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니까 같이 눈썰매 탈래?" 이번에는 나도 같이 탈게"

엘사가 말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는 도저히 무슨 영문인지는 몰랐지만 엘사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다만 올라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기에 일부러 그와 말을 조금 더 자주 하기는 했다.

"올라프, 셋이서 같이 탈래? 안나랑 같이?"

크리스토프가 그를 설득해 안나와 같이 썰매 하나에 올라탔다. 높은 출발지점까지 올라가는 동안 그가 수많은 말로 올라프를 웃겨준 덕분에, 꼭대기에 도착해서는 올라프도 어느 정도 기분이 풀린 모양새였다. 꼭대기에 도착하자 안나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힘차게 썰매를 밀었다. 순식간에 썰매는 내려가며 가속도가 붙었다.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목소리는 안나였다. 다만 그녀는 비명은 아니고 환호에 가깝기는 했다.


엘사는 아래의 도착지점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막상 타겠다고는 했지만, 아직도 썩 내키지는 않았다. 그들이 엘사가 있는 도착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모두 입가에 커다란 웃음이 걸려있었다. 그들은 자신들 몸의 눈을 털며 엘사에게도 다가왔다.

"한 번 타보실래요? 여왕님?"

크리스토프가 제안하자 안나도 거들었다.

"아이 왜 그래. 한 번 같이 타!"

급기야 그들은 억지로 엘사의 손을 잡고 꼭대기로 데려가려 했다.

"어? 뭐 하는 거야?"

엘사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꼭대기에 도착했다. 차가운 바람이 그녀를 몇 번 스쳤다.

"일단 여기 앉아."

안나가 거의 강제로 썰매에 엘사를 앉혔다.

"준비됐어?"

"어."

엘사는 엉겁결에 대답했다. 그러자 마자 안나는 순식간에 엘사를 저 아래로 밀어버렸다.

"악!"

비명인지 즐거움인지 모를 소리가 눈썰매장을 떠다녔다. 여왕이 탄 썰매가 순식간에 아래로 떠내려갔다. 안나는 몇 번 웃음을 터트리고 곧장 자기도 썰매를 타고 아래로 출발했다.

"언니 괜찮아?"

막상 아래에 도착한 엘사는 웃고 있었다.

"막상 타보니까 재밌지? 별로 무섭지 않다니까."

"내가 무서워서 안 탄 줄 아니? 이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란 말이지."

엘사가 대꾸했다.

"그럼 한 번 더 탈래?"

안나가 말했다.

"그런데 어쨌든 막상 타보니까 이것도 재밌네. 네가 왜 이걸 좋아하는 줄 알겠다."

"그러니까, 한 번 터 탈 거야?"

안나가 다시 묻자 엘사가 대답했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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