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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파울리뉴의 이야기

이즈미사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19 08: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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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빈민 지역에서 태어난 파울리뉴는 매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의 친부인 조세 파울로는 파울리뉴가 아주 어릴 때 집을 떠나버리고, 친형인 에릭조차 파울리뉴가 11살일 때 그를 두고 출가해버린다. 운전수였던 파울리뉴의 친부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면서도 파울리뉴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연락을 이어갔지만 2002년 이후로는 연락이 서서히 끊기게 된다. 실질적으로 파울리뉴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은 어머니인 에리카와 의붓아버지.

축구가 하고 싶다고 부모님을 졸랐던 파울리뉴는 5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 때 파울리뉴의 똥고집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루라도 나가서 축구를 하게 허락해주지 않으면 허락해 줄 때까지 빼애액 부모님을 졸랐다고 한다. 당시 파울리뉴의 부모님들은 처음엔 자신의 아들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저 아들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줬다는 것에 기뻐했고 매일 축구장까지 데려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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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파울리스타라는 상파울루 클럽에서 7살 때부터 풋살을 배우기 시작한 파울리뉴는 아소시아상 포르투게자를 거쳐 파오 데 아쿠카르의 아카데미 팀에서 본격적으로 축구선수로서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17살이 된 파울리뉴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해외진출을 선택하는데 파울리뉴의 유럽진출 첫 팀은 바로 리투아니아의 FC 빌니우스. 하지만 파울리뉴의 청운의 꿈은 얼마 못가 산산조각이 나버린다. 자신을 보며 동전을 던져 대는 원정 팬들의 야유와 길거리를 거닐 때마다 자신의 앞에서 원숭이 흉내를 내는 사람들, 심지어 라커룸 내에서의 파벌과 동료들과의 싸움. 겨울에는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 당시 10대의 파울리뉴에게 이 모든 것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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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시 막장이던 빌뉴스는 그해 강등당하고 파울리뉴는 탈출구로 폴란드행을 선택한다. 이제는 LKS 로츠라는 팀에서 뛰게 된 파울리뉴. 하지만 자신을 향한 야유만 줄어들었을 뿐 인종차별, 팀원과의 갈등 어느 것 하나 변한 게 없었고 오히려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심지어 팀의 감독조차 파울리뉴를 좋아하지 않았고 자기는 더 이상 너를 원하지 않으니 다음 시즌에는 나가달라는 말을 면전 앞에서 한다. 이전 시즌 38경기를 뛰었던 파울리뉴는 출전횟수가 17경기로 줄어들었고, 설상가상 가난한 클럽이었던 로츠는 급여 지불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폴란드에서 파울리뉴는 재정적으로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당시 아내인 바바라는 임신 중.. 결국 파울리뉴는 자신의 꿈에 생채기만 남긴 채 가족을 위해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간다. (참고로 폴란드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나중에 밝힌 바로는 파울리뉴는 아주 아주 나이스 가이였고 팀 내에의 동료들과의 불화는 파울리뉴의 잘못은 없으며 라커룸 내의 나쁜 새끼들 잘못이라고 파울리뉴를 옹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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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자체에 환멸을 느낀 파울리뉴는 당시 자신의 축구인생은 100% 끝났다고 말했다. 완전히 망가진 파울리뉴는 불안 신경증같은 노이로제의 증상까지 겪었고 한 달 가까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브라질로 돌아가자마자 저에게 남아 있던 모든 희망은 사라졌고 전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3주 넘게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고 우울증 때문인지 몸조차 잘 움직이지 못했어요. 어느 곳을 가나 슬픔이 저를 찾아왔고 우울감이 잠식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낼 때조차 축구가 없는 제 삶은 상상이 가지 않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축구가 저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했는데, 방에만 갇힌 채 생각을 해보니 축구를 떠나버리면 저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축구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저는 저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양해야할 책임이 있었고 아내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어요. 제 아내는 ‘당신 부모님은 항상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셨으니 이제 당신이 축구로 돌아가 부모님이 주신 모든 것을 돌려드려야 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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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 파울리뉴는 당시 하부리그 소속이던 파오 데 아쿠카르(現 그레미우 오자스쿠 아우다스)에서 다시 축구를 시작한다. 고향 팀으로 다시 돌아간 파울리뉴는 팀의 심리치료 지원을 받으며 다시 축구에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붙는다.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만을 받으며 축구를 했지만 파울리뉴는 이때가 너무나도 행복했다고. 단 2년 만에 4부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라간 셈. 그리고 파울리뉴는 이후 브라간치누를 거쳐 코리치안스로 이적하게 된다. 장족의 발전을 한 파울리뉴는 토트넘과 인터 밀란의 오퍼를 받게 되고 과거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서의 악몽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유럽 재진출을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함. 결국 토트넘으로 가게 되는데 이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역시 아내인 바바라와 가족들 덕분이었다고.


번외로 파울리뉴가 말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

2012년 코린치앙스와 나이치쿠와의 경기를 앞두고 파울리뉴는 동료들과 몸을 풀던 중 파울리뉴는 관중석에 우두커니 서있는 한 남자를 보고 그에게 달려간다. 그 사람은 바로 12년 간 얼굴을 보지 못하고 3년 전 통화가 마지막이었던 파울리뉴의 친아버지. 원정팬인줄 알았던 안전요원들은 아버지를 펜스에서 떨어뜨려 놓으려고 했지만 파울리뉴는 자신의 아버지를 바로 알아본다.

“그러지 마세요! 이분은 제 아버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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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자가 나눈 20초간의 대화는

“널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단다. 얘야.”

“괜찮아요. 아버지에게 제 셔츠를 꼭 드리고 싶어요. 경기 후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오늘 경기 후에 도핑 테스트를 해야 돼서 좀 시간이 걸릴 거예요. 하지만 끝나는 대로 바로 전화 드릴게요. 약속할게요. 사랑해요 아버지 사랑해요. 전화할게요. 전화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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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리뉴 아버지

파울리뉴와 떨어져 살게 된 후에 사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지내면서 그를 볼 기회가 있었지만 아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는 이제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고 그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항상 아들이 뛰는 걸 TV로만 봐왔는데 아들이 처음 국가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 아들을 직접 봤으니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파울리뉴

“아버지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서럽지는 않았어요. 아버지가 원망스럽냐고요? 아니요 전혀요. 아버지를 굉장히 오랜 시간 보지 못했지만 항상 아버지의 평화와 행복만을 빌었어요. 지금 저에겐 4살 난 딸이 있는데 딸아이를 볼 때마다 그 나이의 제 모습이 보여요. 제 딸은 지금 엄마와 집에 있네요... (눈물) 그리고 당시의 저와 제 형을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어머니가 생각이 나고 그녀는 정말 용감했어요.”


좋은 선수 이전에 참 좋은 사람같은데 엔젤리뉴는 바르셀로나에서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습니다. 코린치앙스 이후 이야기는 중요한 것만 나중에 써볼게요.




http://www.culecorea.com/bbs/view.php?id=l_footba&page=2&sn1=&divpage=14&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7380


작성자 : 꾸레코리아  leaflet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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