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장염만 나으면

일단 돈까스 덮밥을 먹을거다.
그 다음은 튀김우동이랑 캘리포니아 롤을 먹자. 우리집 근처에 우동이랑 롤 맛있는 일식집이 있거든. 튀김우동 육수가 매끌매끌하고 새우튀김도 큼직한게 먹으면서 정말 즐겁다. 음 아예 일식 코스로 타코야끼도 먹을까? 버스 타고 40분을 타코야키 먹으려고 가는건 좀 병신같긴 한데 거기 타코야키 진짜 개맛있음. 분식집 타코야키 한번 먹고 에잇 타코야키 졷노맛 ㅡㅡ 했던 내게 신세계를 열어준 타코야키였거든. 가쓰오부시랑 소스랑 안에서 뜨끈뜨끈 찐득한 반죽의 맛. 캬 시발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그 다음날에는 뼈다귀탕이랑 순대 국밥이랑 돼지 국밥으로 삼시세끼를 쳐먹을거다. 돼지 국밥 하면 우리 외가 큰이모님 돼지국밥이 끝내주게 맛있었는데 이제 체력이 못받쳐준담서 식당 접으셨음. 어쩔 수 없이 근처에서 사먹어야지. 뭐 그 정도로도 ㅇㅋ임.

셋째날에는 일단 뿌링클을 먹고 싶다. 반반 말고 치즈로. 첫 입은 그냥 닭다리를 뜯어서 치즈 가루의 맛과 향을 잔뜩 느끼고, 안의 촉촉하고 따끈한 살을 느끼고, 두번째 입부터는 동봉되어오는 치즈 소스도 찍어먹는거다.

짜고 느끼한걸 먹었으면 달고 시원한걸 먹어야지.
후식으로 동아리 선배가 사줬는데 하필 그날 장염이 와서 결국 한입도 못먹고 질질 녹아서 냉장고에 쳐박아둔 베스킨라빈스를 먹자. 초코나무숲이랑 베리베리스트로베리랑 또 뭐였더라? 여하튼 맛있는거 들어있겠지.

야식으로는 라면을 끓이자. 김치 안 넣고 야채스프 빼고 계란 안 넣고 진라면 매운맛. 크 쉬발 이걸 또 내 친구가 기가 막히게 끓이는데 불조절이 존나 진국임. 어떻게 끓이는지 진짜 궁금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유에 콘프로스트를 부어 먹고 사과도 먹을거임. 그리고 핫초코도 먹고 바람떡 설기떡도 먹고 절편도 구워먹고 가래떡은 얇고 둥글넓적하게 튀기듯이 구워 꿀 말고 조청에 찍어먹고 밥에 김가루 솔솔 뿌리고 비비고 계란 후라이 구워다 올려서 반숙 툭 터뜨려서 후루룩 먹고 양념갈비 구워먹고 불고기 굽고 닭도리탕 닭도 먹고 당면도 먹고 감자는 국물 얹고 밥에 슥슥 비벼먹고 롯데리아에서 모짜렐라 더블로 오렌지주스에 양념감자에 치즈스틱 추가하고 소프트 아이스크림 추가해서 거하게 먹고싶다.


이래봤자 지금 먹을수 있는건 흰죽밖에 없다는게 너무 싫음
약을 먹어야 나을텐데 약도 존나 맛없음
겨우 이틀째인데 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