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마약 중독자에서 회복 전도사로... "힘 닿는데까지 도울 것"

파이낸셜뉴스 사회부 갤러리

1/3

싱글벙글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한 괴물.manhwa 작성자 : ㅇㅇ

[fn이사람] 마약 중독자에서 회복 전도사로... "힘 닿는데까지 도울 것"

파이낸셜뉴스

2023.06.05 16:46:24

조회 72 추천 0 댓글 0

임상현 경기도다르크소장/ 사진=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민간 약물중독재활센터 '경기도 다르크(DARC·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의 임상현 소장(71)은 40년 동안 마약 중독자였다. 그는 17살에 마약을 접했다. 이후 마약 투약으로 교도소도 여러 차례 오갔다. 중독 상태가 지속되자 정신 분열도 겪고 가족들과의 불화도 잦았다. 임 소장은 "그렇게 교도소를 들락날락하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해도 내가 '중독' 상태라는 것을 몰랐다"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회상했다.

중독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도 처음에는 마약을 말리는 가족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히려 마약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임 소장은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며 "중독자들은 본인이 중독된 것조차 모르고, 술과 도박 등의 다른 중독 상태도 겪으면서 정말 심각한 상태 전까지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이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단약을 결심하게 되기까지 두 가지 계기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중독자인 아버지·남편을 조건 없이 응원해 준 가족들의 사랑이다. 지난 2009년 아내의 신고로 들어갔던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그는 가족을 돌아보게 됐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아내와 자식들은 50대 후반인 가장의 재기를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신앙'이었다. 임 센터장은 "하느님께 제발 살게 해 달라고 빌었다"며 "나 같은 어려움을 겪는 중독자들을 돕는 데 남은 일생을 바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임 소장은 14년째 단약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차장 관리 요원, 대리 운전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약물중독재활센터를 개소하게 된 데에는 과거 주치의였던 조성남 치료감호소장(64)의 도움이 컸다. '중독의 아픔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독자들의 회복을 도와달라'는 제안이었다. 지난 2019년 개소한 경기도 다르크에 5년 동안 83명의 중독자가 거쳐 갔고, 그 중 50여명이 회복에 성공했다. 임 소장은 "아직까지 회복자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도 있다"며 "대학에 돌아가고, 직장에 돌아간 회복자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독자들은 이곳에 입소해 짧으면 3개월, 길게는 2년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 회복 과정은 쉽지 않다. 임 소장은 "사소한 모든 것도 바꾸고, 마약과 관련된 사람들도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다르크에서 중독 재활 전문 교육을 받고, 서로의 회복을 바라보며 단약 의지를 다진다. 따로 정부 지원 없이 입소자들이 내는 월 40만원 정도의 입소비와 후원으로 운영된다. 경기도 다르크는 최근 정식 시설 등록을 위해 규모가 더 큰 시설로 이사했다. 마약 중독이 사회 문제로 불거지면서 관련 수요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의 수익이 없이 운영되는 까닭에 정식 시설 등록 절차에도 애로사항이 따른다고 한다.

임 소장은 "일본은 현재 90여개의 다르크가 운영되고 있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한국에도 마약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회복과 재활을 위한 시설이 지원받고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내 나이가 일흔이 넘었지만, 힘 닿는데 까지는 계속 중독자 치료를 돕고 사회로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소명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개그우먼-축구선수 부부 "아들 시몬이가 천국갔다" 심경고백 ▶ 가수 김연자 인생사 "北 김정일 별장서 그가 서 있었고..."▶ 47세 여가수 "엄마는 아빠 손님 탓에 밤새.." 비혼 이유 ▶ 명문대 출신 스님, 같은 종파 여성과.. 몹시 불미스러운 일 ▶ "정유정 고등학교 때 목소리가..." 동창 댓글 진실 논란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202306051515151181_l.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11302	마약류 유통 사업 확장한 보이스피싱 조직, 일망타진	파이낸셜뉴스	12:00	3	0
11301	"전쟁 났나" 재난문자에 가슴 쓸어내린 경기도민 [9]	파이낸셜뉴스	11:06	420	1
11300	법무법인 YK, 공정거래그룹 발족…기업 법률리스크 대응[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10:39	7	0
11299	김호중 매니저 대리출석 요청…비밀번호는 일부만 제공	파이낸셜뉴스	10:14	10	0
11298	'190억원 사기대출' 연루...새마을금고 직원, 구속	파이낸셜뉴스	09:47	77	0
11297	'강제추행' 오영수, KBS 출연 정지…김호중 오늘 심사	파이낸셜뉴스	09:13	14	0
11296	구속 후 첫 조사 김호중, 아이폰 비밀번호 일부만 제공했다	파이낸셜뉴스	05.28	40	0
11295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이근, 항소심서 교통사고 고의성	파이낸셜뉴스	05.28	43	0
11294	"무식해서 경찰한다" 난동 주취자 뺨 때렸다가 해임된 경찰관 [2]	파이낸셜뉴스	05.28	70	0
11293	롤스로이스 몰다 음주 뺑소니 사고 낸 50대 검거	파이낸셜뉴스	05.28	45	0
11292	'이 팀장', 경찰 조사 중 흡연하다 도주…인근 교회서 검거(종합2) [1]	파이낸셜뉴스	05.28	60	0
11291	"왜 쳐다봐"...행인 흉기 위협 40대 남성, 구속송치	파이낸셜뉴스	05.28	43	0
11290	서울경찰청, 서초서 압수수색…청탁금지법 위반 직원 관련	파이낸셜뉴스	05.28	38	0
11289	'환불 대란' 머지포인트 운영자, 증거위조 교사 혐의 항소심서 징역	파이낸셜뉴스	05.28	35	0
11288	온라인 마약류 광고 5년 새 3배 ↑...방심위, "전용 신고 페이지	파이낸셜뉴스	05.28	27	0
11287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서울경찰청 한직 발령 [2]	파이낸셜뉴스	05.28	44	0
11286	'출산 장려금 100만원' 화제된 MZ노조..."사회 문제 해결 나설 [16]	파이낸셜뉴스	05.28	1444	1
11285	'그알 유리방 포주' 영등포 성매매집결지 재개발조합장, 항소심도 실형	파이낸셜뉴스	05.28	31	0
11284	"상품권 바꿔라" 협박해 1억 뜯어낸 30대 남성 징역 5년	파이낸셜뉴스	05.28	26	0
11283	'경복궁 낙서' 이 팀장, 경찰 조사 중 도주…2시간 만 검거(종합)	파이낸셜뉴스	05.28	26	0
11282	[속보] 경복궁 낙서 지시한 '이 팀장' 도주 2시간 만 검거	파이낸셜뉴스	05.28	27	0
11281	정쟁에 밀린 판·검사 증원법…결국 국회 문턱 못 넘었다	파이낸셜뉴스	05.28	24	0
11280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 제7집 출간[로펌소식]	파이낸셜뉴스	05.28	20	0
11279	서울변호사회 "법무부, 법률플랫폼 관련 실효적 대책 마련해야"	파이낸셜뉴스	05.28	21	0
11278	유튜브 방송 도중 "'정상이냐. 병원 가봐라' 모욕죄 처벌 안돼" 대	파이낸셜뉴스	05.28	27	0
11277	"20대 100명 중 4명은 마약중독 추정... 예방 위한 공감대 형	파이낸셜뉴스	05.28	21	0
11276	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3차 조사 검토중"...박정훈 대령 대질조사	파이낸셜뉴스	05.28	18	0
11275	'발망치 멈춰' 고가 아파트서 고무망치 들고 윗집 찾아간 40대 집유	파이낸셜뉴스	05.28	36	0
11274	가짜 여유증·다한증 환자 모아 보험금 빼돌린 일당 174명 검거 [8]	파이낸셜뉴스	05.28	2017	6
11273	법무법인 화우·한국창업보육협회, ‘창업생태계 성장 지원’ 맞손 [로펌	파이낸셜뉴스	05.28	27	0
11272	[단독]보듬컴퍼니 사옥, 임대차 매물로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05.28	34	0
11271	SK하이닉스 기술 화웨이로 빼돌린 중국인 직원 재판행	파이낸셜뉴스	05.28	29	0
11270	서울회생법원 도산절차 자문위원 11명 위촉...자문위 운영 재개	파이낸셜뉴스	05.28	24	0
11269	내부기밀 빼돌려 특허소송…전 삼성전자 부사장 구속 기로	파이낸셜뉴스	05.28	99	0
11268	골프채로 남현희 조카 체벌…전청조, 아동학대 혐의 기소 [3]	파이낸셜뉴스	05.28	545	2
11267	의대 증원 쐐기 박았지만..의-정 갈등은 '평행선'	파이낸셜뉴스	05.28	34	0
11266	빼돌린 내부 기밀자료로 소송...前삼성전자 부사장 구속영장 재청구 [3]	파이낸셜뉴스	05.27	2242	11
11265	금융·증권범죄 합수단 부활 효과...기소인원 57% 급증했다 [1]	파이낸셜뉴스	05.27	84	0
11264	'부당합병 의혹' 이재용 항소심 시작…증인신청 두고 공방	파이낸셜뉴스	05.27	118	0
11263	군인권센터 "위법한 얼차려로 훈련병 사망"	파이낸셜뉴스	05.27	49	0
11262	교통사고로 병원 간 60대 男, 소지품서 마약 의심가루 발견... 경	파이낸셜뉴스	05.27	46	0
11261	"장우혁한테 폭행당했다" 주장한 소속사 전 직원, 명예훼손 혐의 불송	파이낸셜뉴스	05.27	50	0
11260	찜질방서 여성 성추행...40대 남성 검거	파이낸셜뉴스	05.27	51	0
11259	폭언‧폭행‧성희롱 하는 슬기로운 상사 대처법[최우석 기자의 로이슈] [22]	파이낸셜뉴스	05.27	5218	6
11258	'건강기능식품 부당광고' 여에스더, 경찰서 무혐의 결론 [1]	파이낸셜뉴스	05.27	66	0
11257	중고거래 사기, 1억 5000만원 도박... 20대 男 집행유예 [1]	파이낸셜뉴스	05.27	57	0
11256	'MBC 탈북 작가 성폭력 허위 보도' 제보자 1심서 실형	파이낸셜뉴스	05.27	78	0
11255	갈수록 늘어나는 폐교·폐업, 어떻게 활용하나[저출산의 그늘, 학교가	파이낸셜뉴스	05.27	36	0
11254	오스트리아에서 대마초 가져온 20대, 집행유예	파이낸셜뉴스	05.27	40	0
11253	경찰, "김호중 음주 증거 확실, 거짓말 탐지기도 필요 없어"	파이낸셜뉴스	05.27	3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