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는 연말에 비해 헌혈 수급이 원활하지 않는 편 올해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까지, "주기적인 헌혈은 환자에게 꼭 필요"
지난 21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헌혈의집 광화문센터에 있는 안내 화면에 대기인원 '0명'이 표시돼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2월보다 헌혈하러 오시는 분들이 현저하게 줄었어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혈의집 광화문센터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에는 하루에 100분 가까이 오실 때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평균적으로 50~60분, 많으면 70~80분 정도"라며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센터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연초 헌혈자가 줄어들며 혈액 수급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 시기는 방학, 해외여행, 각종 행사 등 휴가와 새해 일정이 겹치면서 단체 헌혈이 감소하는 탓에 '헌혈 보릿고개' 기간이라고 불린다. 올해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까지 유행하면서 헌혈 가능 인원까지 감소했다. 여기다 설 연휴 기간 헌혈의집 운영이 일부 중단되는 탓에 일일 혈액 보유량은 더욱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헌혈 동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혈액보유량은 일평균 적정혈액보유량인 5일분에 못 미치는 4.9일분으로 집계됐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는 하나, 지난 1일 9.5일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요가 많은 AB형, A형, O형 재고량은 각각 3.3일, 3.7일, 4.4일까지 떨어졌다.
혈액 수급의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중 하나는 연초라는 시기적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연말보다 연초 헌혈자 수가 더 적은 편이다.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1~2월) 헌혈자 수는 41만5466명으로 나타났다. 연말(11~12월) 헌혈자 수인 47만632명과 비교해 5만명가량 적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매년 1~2월은 학교 방학, 해외여행, 설 연휴, 연초에 실시하는 각종 행사, 추운 날씨 등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인원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대유행하면서 혈액 수급의 어려움은 한층 더 가중되고 있다. 혈액원은 독감 확진을 받지 않더라도 헌혈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열, 인후통 등 독감 유사 증상이 있으면 문진 판정 기준에 따라 헌혈을 배제한다. 독감 감염자의 경우 치료 종료 1개월 후에야 헌혈이 가능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300개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독감 의심 환자는 2025년 1주차 99.8명에서 2주차 86.1명으로 다소 감소하며 유행 정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도 현재의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86.2명) 이후 최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설 연휴가 다가오며 헌혈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설 연휴 기간 전국 헌혈의집은 센터에 따라 2~4일 동안 운영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지역 혈액원은 설을 앞두고 기존 1매만 주던 영화관람권을 2매 주는 등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헌혈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혈액을 장기간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히 헌혈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적혈구제제는 채혈 후 35일, 혈소판제제는 제조 후 120시간 동안 보관 가능하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혈액은 보존 기한이 정해져 있어 기한에 맞춰서 소비해야 한다"며 "주기적인 헌혈이 환자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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