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맥라는 참 진실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꼈음.
평소에 맥라가 갤 와서 애들 막 돈줄 취급하고 일부러 허영심이랑 거만함 도드라지는 글들 쓸 때도
그게 별로 안 아니꼬와 보였던 거는 그걸 컨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임.
다들 아다시피 여기 컨셉 종자 또라이들은 넘치고, 그게 여기서 노는 방식이니까.
근데 이번에 작가들한테는 등 떠밀려서라도 사과하면서 결국 판갤럼들한테는 끝끝내 입 다무는 거 보고
아 그게 다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구나 싶음.
맥라는 '판갤에서는 작가와 독자라는 형식으로 서로 만나고 싶지 않다....'뭐 이런 식으로 말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러기에는 마지막에 '그래도 몇몇은 예외로 정말 소중한 독자'라는 문장이 말이 안 되는 거지.
그냥 애들이 떽떽대니까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다
마지막에 '그래도 감히 이딴놈들이 나한테' 하고 울컥해서는 진심이 새어나왔다고 밖에는 안 보임.
본인은 왜곡이라고 말할 '니들은 백날 내 책 가지고 떠들어봤자 판갤럼일 뿐이지 독자로 쳐줄 생각이 없음'
쪽이 더 진심에 가까워보인다는 거임.
여기서 판갤럼이 뭐냐.
'백날 떠들어봤자 현실적으로 나한테 영향을 못주는 사람 = 뭐라 떠들든 그냥 한 귀로 흘리면 되는 놈들' 임.
그런 인간관계를 바라서 갤질을 한다는 맥락에서라면,
뭐 '판갤에서는 작가와 독자라는 형식이 아닌 다른 식으로 만나고 싶다'도 어느 정도는 진심이긴 하겠군.
그런 놈들 상대로는 쿨한 척 좀 해도 되고. 그런 놈들이 발끈하는 데는 사과문도 좀 느믈거리면서 써도 되고.
돈줄 취급하면서 갑질 기분 좀 느껴봐도 되고. 발끈한 애들한테 (후비적) 같은 것 좀 써봐도 되고.
왜냐면 어차피 걔들이 뭐라 하든 현실로는 영향력이 없거든.
딴거 필요없이 맥라가 쓴 글 제목만 쫙 훑어봐도 그럼.
판갤럼들이 발끈해서 뭐라뭐라 할 때는 계속 (후비적)으로 일관하다가
자신한테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줄 수도 있는 작가애들이 슬슬 발끈하기 시작하니까 바로 어, 어 그러다가 사과.
그러면서도 끝까지 판갤 애들한테는 걔들이 제 책을 한 권을 샀건 두 권을 샀건 암말 없음.
아마 호성차나 나기칸이 직접 나서서 뭐라 안했으면
판갤럼들이 '딴 작가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음?' 이라고 백날 말해봤자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 안했을거야.
왜냐면 걔들 소리는 어차피 찻잔 속의 태풍이고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소리거든.
지금도 딱히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거 같지 않고.
모르겠다.
맥라는 분명 지금 라노벨판에서 제일 핫하고 잘나가는 작가고 글도 잘씀.
아마 이번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뭐 크게 앞길 막히지도 않겠지.
지금 여기만 해도 맥라 때문에 속은 상했지만 책은 계속 사겠다는 애들 꽤 있으니 던디는 계속 잘 나갈거임.
편집부 애들도 속이야 상했겠지만 그렇다고 맥라를 쳐내기엔 너무 거물이 됐고. 뒤로나 수군대겠지 겉으로 뭐라 할 수 있겠나.
지금까지 맥라 행보를 보면 현실에서 자기한테 뭔가 영향이 오기 전까지는 딱히 태도 같은 걸 고칠 거 같진 않음.
뭐 이번 일때문에 3권 판매부수가 갑자기 급감한다거나 그러면
뒤늦게 판갤럼들한테도 작가들한테 한 방식의 사과 -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지만 니들이 기분나빴다면 미안해' 정도는 하겠지만 아마 그런 일은 없을거고.
아마 몇 달 후에 YES 24 스샷 같은 거 올리면서
'소란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니들이 그렇게 떠들어댔지만) 던디 3권은 이렇게 잘 나가는군요 (칵테일)' 같은 글을 올릴 확률이 훨씬 높겠지.
지금까지 일들이 다 컨셉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마 맥라는 진짜로 그럴 수 있는 사람임. 일관되게 그래왔고.
던디 처음 시작할 때 '현실에 굴복해서 돈 때문에 상업소설 쓰는 일이 너무 괴로워 ;ㅅ;' 라고 했었는데
현실, 돈 걸린 일, 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일과
찻잔 속의 태풍, 귀로 흘려들어도 되는 놈들, 아무래도 좋은 놈들의 일을
이렇게나 잘 구분할 줄 아는 인간이 그런 소리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 더 하고 싶은 건
책 돈 주고 산 사람들은 다 독자라는 거임.
걔들이 판갤러이건 아니건 걔들도 다 독자임.
걔들은 독자지만 판갤러니까 독자 취급 안 해도 될 거야
그건 진짜 역겨운 어리광이야.
그래도 뭐 이것도 던디 판매고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다 흘려들을 소리겠지.
칵테일 잘 마시길, 맥라.
아마 이제 네가 원하던 대로 독자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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