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판갤러들이 알다시피 본인은 좃아싸임. 그래도 나 착하다고 하고 만나주는 사람 몇몇때매 그냥 사는건데 이번에 그중에 하나때매 개좃될뻔 했다.
먼저 이 일은 불과 몇시간 전에 일어난 일이고 존나 전부 진실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시작은 저번주 주말 오전쯤이였다.
주말을 잉여롭게 판갤이나 하고 게임이나 하면서 보내고 있는데 카톡이 온것이다.
발신인은 2주일 고참으로 2년동안 부대에서 좃같은일, 좋은일 같이 겪고 2주일 먼저 전역할때 번호교환하고 헤어진 그런 선임이였다.
부대 내에서도 분대장도 같은 시기에 하고 내가 좃나 사고칠때도 여러번 감싸주고 그랬던 꽤 괜찮은 인간이였는다.
그런 그 인간이 '일관련해서 대구에 내려왔는데 시간남으면 술이나 한잔 하자' 하는 카톡이 왔다.
나야 뭐 계절학기도 끝났겠다 국가 장학금 커트도 어떻게 맞췄겠다 집에서 방바닥이나 긁는 백수 처지라
'뭐 시간도 남는데 함 보죠 형 ㅎㅎ' 하면서 알겠다고 했다.
사실 이때부터 약간 이상하긴 했다.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하던 사람이 먼저 톡을 건거니 (가장 최근에 연락한게 내가 1월 1일에 해피뉴이어 한거였다)
그랬지만 나는 뭐 사람을 믿고 자리에 나가겠노라 했다. 나의 얼마 없는 인간관계까지 잃을수는 없으므로.
그래서 오늘 오후 17시 동대구역 앞에서 약속을 잡았다. 뭐 일하는데가 그 근처라나.
시간이 지나고 오늘, 나는 오전에 촌에서 일하느라 존나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약속 있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몇십분간 지하철을 타고 환승해서 가는 것이였다. 그래도 뭐 오랜만에 사람보는거라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하철에 탑승했다.
오랜만에 머리도 기르고 혈색도 좋은 그 인간의 얼굴을 보니 본인은 존나 반가웠다. 거의 8개월만에 만나는 거였으니까.
그 인간이 말했다. "배고프니?" 나는 그럭저럭이라고 답했다. 그녀석은 그럼 이근처에 맛난 국밥집이 있다고, 같이가서 먹자고 했다.
조금 이른 저녁이였지만,' 동대구역은 유흥으로 유명한데고 일찍먹고 술먹으려나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돼지국밥 두그릇을 시켰고, 그인간으 여기가 회사동료에게 추천받은 맛있는곳이라고 했다.
돼지국밥에 새우젓과 부추 재래기를 넣으며 그가 말했다. "요즘 뭐하냐 "
나는 계절학기 끝나고 집에서 쉰다고, 오늘은 촌에서 일하고 왔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자신의 앞날에 고민이 많다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그러한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으므로 적당히 맞장구 쳐주며 대답했다. 현실의 이야긴 역시 내게 좀 어려웠다.
애니메이션이나 히어로 무비에 대한 이야기는 하루종일이고 할수 있지만, 내 미래, 내 장래에 대한 이야기는 고개를 쓱 숙이는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던 그 인간이, 이상한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쉰다니 잘됬네. 내가 요즘 하는 부업이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돈이 되거든"
여기서나는 그냥 감이 왔다. 아 이사람 다단계구나. 그래서 나보고 만나자고 한거구나.
그다음의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많이 봐온 천편일률적인 이야기였다.
'내가 하는 동료 모모는 연봉이 일억이라 크라이슬러를 끌고 다닌다', '내가 해보니 가만히만 있어도 한달에 삼십만원이 들어온다.' 따위의.
솔직히 나는 처음엔 안믿겼다. 그래서 사무실까지 따라가겠다는 말을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게 약간의 장난 비슷한걸로 느껴졌다.
그 인간은 나랑 2년을 같이 보냈다. 본인이 다른 선임에게 폭행당해서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는가 조사할때도 내 편을 들어줬었고,
짬먹고 분대장도 같이 달았다. 그는 부대 행사가 있을때마다 기수였고 분대장 임명식도 함께 했다.
우리는 우리가 부대최고참이 되었을때 서로 말을 놓기로 했고, 그는 내가 사고를 칠때도'로키는 그래도 엄청 열심히 하잖냐'하며 두둔했던 사람이였다.
진짜로 안믿겼다. 정말로 믿고싶지 않았던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심쩍은곳이 많았다.
그 인간은 카톡으로 내게 화요일 수요일 이틀의 약속을 둘다 비우라고 했다.
대구에 사는 다른 전우들이 많았음에도 굳이 나만 만나자고 했다.
나는 일단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고 판갤에 글을 남겼다. '헐 군선임이 다단계 권유하는듯' 이라는 글이였다.
그다음 글은 '일단 스네이크 해봄 ㅎㅎ' 이였다. 아직은 그냥 장난같았다.
인터넷에서 많이보이는 다단계 탈출기같은 모험이 나에게도 일어나는듯 했다.
그리고 내가 이런 이야기 할데가 어디있겠나, 판갤뿐이지.
나는 식사 계산을 하고 (그인간이 낸다는걸 더치페이 했다.)
그를 따라 갔다. 목적지는 멀지도 않았다. 동대구역 근처 웰빙테크였다. 어디서 들어본이름인데 싶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 앞에 들어가자 화장을 진하게 칠한 떡대녀가 서있었다. 떡대녀는 그 인간의 이름을 친근히 부르며 어서오라고 했다.
들어간 사무실에는 높은 등급인듯한 인간들의 얼굴과 ***라인 소속이라는 정보가 여러개 플랜카드형식으로 게시되어있었다.
사무실의 상담소는 칸막이로 막혀있고 자리는 협소했다. 그 인간은 나를 먼저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는 내 옆에 앉았다.
퇴로를 막은것이다.
떡대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느냐는 것이였다.
나는 그때까지 반쯤은 장난이였다. 나는 그런거 첨들어보는데요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떡대녀는 웃으며 이야기를 진행했고 내이름을 물어보았다.
그는 옆에 앉아 연신 맞장구를 쳤다. 떡대녀 다음으로 온것은 골드 클래스의 상담가였다.
말끔한 정장에 시계, 그리고 반짝이는 귀걸이를 한쪽에 한 그는 겉보기에는 말짱한 남자였다.
그 인간은
평생 술 여자 담배 말고는 한것이 없다는 그는 한달에 120만원을 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 하였다.
그네들의 회원등급은 암웨이의 것을 따온거라고 하고, 우리회사는 그런 불법 피라미드업체랑은 전혀다른 업체이며
회원가입만 하면 모든 제품에 대해 30% dc가 가능하고 이 제품을 다른사람에게 권유해서 제품을 팔면 나는 어느새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1시간동안 들었다. 그는 이 이야기는 아무나 들을수 있는것이 아니며 이화여대같은데서는 오만원씩 돈주고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옆에서는 광기에 찬듯한, 서로를 격려하는 구호가 외쳐지고 있었고, 입구쪽에는 계속 사람이 서성댔다.
나는 생각했다.' 이거 생각보다 일이 심각하다.'
골드 클래스 상담가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고, 굳은 표정을 '피곤해서 그런것'이라고 얼버무리며 나는 기회를 노렸다.
1시간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끝나고 약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지금이 아니면 나갈수 없다고, 지금 나가지 않으면 진짜 좃된다고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일단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역시 그 인간은 나를 따라왔다.
하지만 역시 흡연실( 나는 담배를 안피우지만), 화장실은 전부 사무실 내부에 있었다.
사무실에는 사지 말짱하고 나같은 아싸보다 훨씬 사람답게 생긴 여러 남자들이 조그마한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고있었다.
아마 방금 식사가 끝난듯 한데, 내가 소변을 보는동안 그 인간은 내 바로 뒤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문득 나는 그들의 앞날이 판갤러이고 아싸인 나보다 더 암담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내 목숨이 더 중요했다. 일단 화장실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제 2안은 이대로 달려서 밖으로 도망치는것이고 제 3안은 음료수가 먹고싶다며 편의점에 가자고 하는것이였다.
일단 나는 2안을 실행해보려 출입문 밖으로 나갔다. 비상계단이 보였다. 이때가 아니면 안될거 같았다.
하지만 그순간 그인간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 어? 왜 여기로 나와?'
들켰다. 망했다. 나는 속으로 엄청나게 놀랐다. 하지만 그순간 내 눈 앞에 커피 자판기가 보였다.
"잠이와서 커피좀 먹으려고." 임기응변이였다. 상담 내내 나는 굳은 얼굴을 감추려고 '나 일하고 와서 피곤해' 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덕분에 나는 별 의심을 받지 않고 커피 하나를 뽑을 수 있었다.
"이야기 좀 어때? 대단하지?"
나는 이때 이새끼랑 완전 끊기로 마음먹었다. 이새끼는 못건널 강을 건넜구나.
그리고 이새끼는 자연스럽게 비상계단쪽으로 자리를 선점했다. 소름이 끼쳤다.
적당히 맞장구를 치고 있는데 떡대년이 나왔다. 그녀는 분명 1시간전 가르쳐준 내 이름을 기억도 못했고, 내가 오전에 일가서 피곤하다는 이야기도
전혀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그런 바람잡이인듯 했다. 나같은 희생자들을 동시에 여러명 상대하는.
그 순간이였다. 그 인간이 갑자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나 전화좀 받고 올게' 하며 자리를 비우는 것이였다.
그순간 직감했다.. 지금 아니면 안된다. 지금 아니면 진짜 좃된다.
" 저 피곤해서 가볼게요."
나는 떡대년에게 말했다. 단숨에 나는 비상계단을 뛰어내려왔다.
하지만 떡대년도 만만치 않았다. "그게 무슨말이에요" 하며 내 손목을 꽉 쥐었다.
"너무 피곤해서 그냥 간다고 전해주세요"
나는 계단을 내려가며 계속 말을 했다. 손을 뿌리쳤지만 그년은 내 손목을 독사처럼 부여잡았다.
그년은 제일 먼저 내가 예의없는 인간이라고 매도했다. 나는 그런 인간이라고 대답했다.
건물을 나와 길을 지나갈때 그년은 내가 쫄아서 그러는 찌질이라고 했다. 나는 내가 찌질이라고 했다.
카페앞을 지나갈때 그년은 오분만, 오분만 서로 이야기 하고 가라고, 이러는건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 했다. 나는 싫다고 했다.
사람이 가득한 횡단보도를 건너갈때 그년은 내가 쫄보새끼라고 했다. 나는 내가 쫄보라고 했다.
지하철역에 들어갔을때 그년은 내게 전화라도 하라고 아니면 못보내준다고 했다. 나는 거부했다.
그년은 기어코 교통카드 찍는곳을 넘어서 지하철 탑승구까지 따라왔다. 차가 오려면 한참 남았었다.
자리를 지키던 공익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년은 내게 말했다. 전화 하라고, 오분만 만나서 이야기 하라고. 떡대년은 전화를 안하면 나를 그자리에서 폭행이라도 할듯 소리를 높였다.
나는 일단 그새끼한테 전화를 걸기로했다. 개새끼라고 너는 진짜 개새끼라고 전해주고싶었다.
너는 내 신뢰를 배신한 개새끼라고, 이년간 진짜 사람 잘못봤다고 말하고싶었다.
하지만 내 입에서는 그런말이 나오지 못했다. 나는 씨발 좃 병신이라, 그냥 미안하게 됬다고
우리 이제 그냥 만나지 말자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어떻게 그새끼한테 욕하고 뭐라고 할수 있겠나. 다른새끼도 아니고 그새낀데.
그리고 이윽고 차가 왔다. 그년은 차안까지 들어왔지만, 거기서 포기한것 같았다. 그년은 마지막으로 "그사람 이야기는 다른데 절대 하지 마라"고 하고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위로 올라갔다. 어떻게든 살아남은것이다.
나는 일단 군동기 카톡에 그새끼 절대 만나지 마라 그새끼 다단계다 라고 글을 올렸고, 그 후엔 자꾸 카톡을 보내는 그새끼의 계정을 차단했다.
근처사는 군동기와 배신감을 삼키며 술을 한잔 하며 생각했다.
만약에 진짜로 조금만 더 재수가 없었다면, 그새끼가 전화한다고 자리를 안비웠다면 어떻게 됬을까?
하고 많은 부대원 중에 얼마나 내가 호구 같았으면 날 첫 타겟으로 삼았을까?
그는 그렇게 절박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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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주중에 술먹자고 나갔더니 이새끼가 다단계 권유함. 나는 반쯤 장난식으로 쫄래쫄래 따라갔고 이야기 듣다 상황보니 좃된것을 직감함.
운이 존나 좋아서 가까스로 탈출함. 이새끼들 지하철역까지 쫓아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조금만 더 재수가 없었으면 어떻게 됬을까, 이새끼 왜 날 노렸을까, 그렇게 좋던사람이 왜 저렇게까지 됬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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