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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 인터뷰 - <로봇 드림>에 대하여

외레순대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4 22:47:12
조회 884 추천 24 댓글 6
														


작년 토론토 국제영화제(TTIF) 때 이루어진
<로봇 드림>의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의 인터뷰 내용을 번역했습니다.
원어 인터뷰는 위 영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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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모든 영화들을 다루는 이곳(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그것도 대사도 없는 이런 특별한 애니메이션이 선보이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어떤 기분인가?

훌륭한 기분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많은 편견이 있지만, 이전에 델 토로 감독이 말했듯이 애니메이션은 장르가 아니라 매체다. 즉 애니메이션은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 중 하나다. 그것도 아주 강렬한 방식이다. 소위 ‘일반 영화제’라 불리는 이런 곳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실사 영화를 만들다가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 다른 감독들(웨스 앤더슨 등)이 계속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걸 봐도 알 수 있듯이, 애니메이션에는 중독적인 매력이 있다. 관객의 입장에 있었을 때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지만, 애니메이션의 감독이 되었을 때에는 자신이 스토리를 조정하고,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일하고, 그 일을 몇년간 하면서 감독은 작품과 매우 친밀해지는 경험을 한다.
나의 바로 다음 작품이 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 것임은 알 수 있다.

<로봇 드림>이 당신의 첫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인데, 당신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애니메이션이 있는가?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영화를 사랑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유머와 액션뿐만 아니라 인물의 정서를 다루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래서 <로봇 드림>을 만들 때에도 인물의 정서를 다루고 싶었다.
그리고 비록 <로봇 드림>은 2D 애니메이션이지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도 사랑한다. <메리와 맥스>라든지, <내 이름은 꾸제트>라든지 말이다. 내 생각에 스톱모션은 정서를 다루는 데 더 효과적인 기법이다.

나중에 스톱모션 작품을 제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르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에는 한계가 없다. 나는 얼음이나 모래, 종이로 만든 애니메이션도 본 적 있다. 애니메이션의 훌륭한 점은 실사 영화보다 더 만들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실사 영화는 카메라가 끝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얼마든지 새로운 촬영 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영화의 작화 스타일은 원작 그래픽노블과 매우 비슷한데, 영화에 적용하면서 분명 변화를 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원작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었지만 변화를 줘야 했던 부분이 있을까?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 사라 바론(원작 작가)을 만났을 때 그녀는 내게 이제 당신의 영화니 당신의 마음대로 만들라며, 제작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나는 그래픽노블을 읽으면서 구조가 마음에 들었고, 우정, 관계, 기억의 취약성, 상실에 대한 극복의 방법 등을 다루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그 주제가 바로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다.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캐릭터의 디자인은 귀엽고 단순한 원작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경에는 세부 사항을 추가해야 했다. 뉴욕에 10년간 살아본 적이 있는 나는 이 도시를 또 다른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원작의 배경은 (나쁜 뜻이 아니라 영화에 비해서) 단순하지만, 영화에서는 심도 깊은 3차원의 배경을 사용한다. 또한 주요 기법으로는 2D 애니메이션 방식을 선택하였다.
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때 그들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는 걸 잊기를 원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의 동물이 사람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잊기를 원했다.

뉴욕을 또 다른 주인공으로 만들기를 원했다고 했지만, 나는 영화를 보고 뉴욕이 오히려 약간 악역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뉴욕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뉴욕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의도한 것인가?

당신 말이 맞다. 뉴욕은 주인공인 동시에 악역이다. 나는 뉴욕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꽤 힘든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연히 인물들은 도시의 많은 장애물과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마드리드에서 살고 있지만, 80년대와 90년대 뉴욕에서 살았던 경험은 내게 좋은 향수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뉴욕에 대한 나의 러브레터라고 할 수도 있다.

향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 속 음악도 굉장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선곡이었다. 노래를 선택하는 데 어떤 배경이 있었나?

영화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들릴 것인가’ 또한 중요하다. 노래뿐만 아니라 길거리 위와 지하철 안의 소리들과 같은 모든 음향 요소들은 내가 영화를 만들 때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것들이다. 음악 편집자이자 내 아내이기도 한 유코 하라미(Yuko Harami)는 항상 나와 협업하며 작업을 도와준다.
이 영화에는 관객들이 시간여행을 하도록 도와주는 많은 음악이 쓰였는데, 그중 특히 중요한 한 곡이 있다.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는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한번만 등장하지 않고 계속 등장한다. 나는 개와 로봇의 노래로서, 이 곡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이 노래와 관련된 개인사가 있나?

있다. 나는 이 노래를 최고의 팝송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이미 천 번도 더 넘게 들은 것 같다. 영화를 만들면서 계속 들었는데도 아직도 질리지 않았다. 가사에 나오는 ‘9월 21일’이란 날짜는 우연하게도 내 딸의 생일이기도 하다.
이 노래가 적격이라고 생각한 것은 노래의 첫 가사 ‘Do you remember’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 영화의 주제는 기억이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상실한 사람들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상실했는지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영화에는 거의 대사가 없는데, 어떤 노력을 통해 대사가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었는가?

이 영화는 무성 영화가 아니다. 배경인 80년대의 뉴욕을 묘사하기 위해 복합적인 사운드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대사는 없지만 비명과 숨소리, 웃음소리가 있기에 조용하지는 않다. 말하자면 자크 타티(Jacques Tati)의 영화와 비슷하다. 또한 내게 많은 영향을 준 찰리 채플린은 무성 영화의 시대가 끝난 뒤에도 <시티 라이트>와 같은 대사가 없는 영화를 만들었었다. 대사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많다.

영화의 주요 주제인 ‘우정’에 대해서, 당신이 찾은 우정의 취약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들을 어떻게 떠나보내야 하는지를 더 이야기해 달라.

표면적인 주제는 물론 우정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로봇과 개 사이에서 우정을 볼 지라도, 많은 성인들은 분명 사랑 이야기를 볼 것이다. 또한 개와 로봇의 이별은 보는 사람에 따라 전 여자친구와의 이별부터 아버지와의 사별까지 다양한 자신들의 경험을 연상케 한다. 이 이야기는 열린 이야기다. 나는 이 영화가 관객들에 의해 완성된다는 것을 좋아한다. 내 생각에 영화의 훌륭한 점은 모든 관객들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화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봐야 하는 영화일 것이다. 인터뷰에 응해 줘서 감사하다.

나야말로 고맙다. 이 영화는 규모가 큰 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가 아니기에, 다른 사람들도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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