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시즌3쯤 되니까 탈출러들이 상황에 대한 몰입보다는 이게 어떤 단서가 될 수 있고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 지 그런 위주로 생각하는 게 조금씩 보임
악령감옥이나 희망연구소가 고평가받았던 이유는 분위기나 장치를 잘 활용한 것도 있지만 악령감옥의 그 우중충한 분위기나 희망연구소에서 강호동 붙잡히는 장면, 격리실 잠입 씬 등등 시청자조차 숨죽이고 볼 수 있게 탈출러들이 상황에 몰입하는 게 컸음
타임머신 에피소드도 충분히 괜찮은 소재에 퀄리티 있는 퍼즐까지 좋았지만 너무 연료에 대한 걱정 없이 마구잡이로 타임머신을 가동시킨다는 생각이 들었음
단서 대충 찾았다 싶으면 다음 시간대로 떠나고 연료가 없어도 다른 시간대로 가면 또 있겠다 생각하고 무작정 떠나는 건 한정된 연료라는 제약이 풀린 거나 다름 없으니까 크게 긴장감을 형성하지 못해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없게 느껴졌을 수도 있음
좀비공장 앞부분도 사다리 만들고 사무실 들어가는 장면은 의도적으로 미로 들어가기 전까지 분량을 만들기 위해서 넣은 거 같은데 오히려 이 부분 때문에 몰입이 조금 깨지는 감이 있었던 게 아쉬움
희망연구소 -> 암실에서 시작해 압박감 만든 이후 불에 탄 시체 발견 -> 좀비 등장으로 긴장감 유지
살인감옥 -> 사지 결박한 후 살인마 등장시켜 공포감 조성 -> 탈출하기 위한 동기 만듦
이렇게 초반부에 좀 더 명확한 동기를 만들고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되는데 이번 편은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쉬웠음
이번 파트1은 1층에서 시체 발견 -> 사다리 조립해 2층 진입 여기까지는 괜찮았음 (망치질 부분 길게 해서 호흡을 느리게 한 건 조금 아쉬웠지만 예능적 요소라고 생각함)
근데 2층에 들어서면 도무지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없음 덩그러니 놓여있는 화장실에 깔끔한 사무실은 앞에서 시체로 형성된 긴장감을 끌고 가기에는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함
물론 사무실에 공장 약도나 계약서가 있었고 의도적으로 무장 집단에게 끌려가는 인질을 등장시켜 압박감을 환기시키는 장면은 충분히 좋았지만 맥거핀으로 생각되는 환풍구에 시체나 묶인 좀비가 있었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듦 (물론 이럴 때는 모든 게 단서라면서 환풍구로 들어갈 수도 있는 사람 방지로 못 들어가게 막아놓아야 되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화장실호를 타고 1층에 도착 -> 좀비 발견 이 부분부터는 이제 점점 긴장감이 고조되고 미로 대기실까지 끌려갈 때 이게 절정에 다다름 앞서 들어간 사람들의 최후를 짐작하게 하는 비명소리나 좀비 소리는 엄청 훌륭한 장치였다고 생각함
사족 하나 붙이자면 앞부분에 퍼즐 등을 좀 더 집어넣어서 분량을 늘리고 끌려가는 장면에서 파트1을 끊었으면 어땠을까함
대기실부터 시작해야 끊기는 흐름 없이 긴장감이 늘어나고 시청자들도 미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끝나는 것보다는 끌려간 후 다음주부터 이제 미로가 시작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어서 좀 더 나았을 것 같음
잡소리 많았는데 결론을 말하면
1. 탈출러 상향평준화로 몰입도, 분량 떨어짐
2. 편집 등을 적절히 써서 좀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하면 좋을듯
3. 이번 편 솔직히 괜찮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