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참다운 인내자

운영자 2020.02.17 10:36:06
조회 126 추천 1 댓글 0
살아오면서 내게 고통을 주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문득 중학교 시절의 선생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교사로서의 자질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는 부잣집 아들을 반장으로 만들었다. 그래야 속칭 촌지라고 해서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잣집 아이들 과외를 지도하면서 시험 전날 문제와 답을 빼돌려 아이들의 성적을 억지로 올려주었다. 우연히 그 사실을 안 나는 선생에게 그게 바른 행동이냐고 항의했었다. 토요일 오후 학교가 텅 빈 시간이었다. 선생은 나를 교사 숙직실 뒤로 오라고 했다. 선생은 나를 보자 단번에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했다. 무참하게 얻어터졌다. 그 폭력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장교로 근무 중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오 년이라는 짧지 않은 의무복무기간이 끝나면 제대를 하고 법조인이 되고 싶었다. 군에서 상사였던 사람이 나의 제대를 철저하게 방해했다. 그냥 군에서 평생을 있게 하려고 제대 명령을 내 주지 않으려고 했다. 가는 길이 막혔을 때 막막한 느낌은 또 다른 고통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그런 행동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은 남이 잘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절벽에 떨어뜨리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이다. 고통을 주는 사람은 참 다양했다.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납득하기 힘든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돈 있는 의뢰인들의 갑질도 있었다. 더러 칼럼을 쓰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나를 생각만 해도 역겹다고 글로 공격을 하기도 했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한 번 만난 적도 없었다. 그때마다 고통을 주는 사람을 미워하면서 털을 곤두세우고 날카로운 손톱을 보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고통을 주던 수많은 사람들을 개의할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분이 수많은 가면을 쓴 심부름꾼을 통해 내게 고통을 가한 것이다. 그 고통을 받으면서 나는 영혼의 근육에 힘이 붙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적절한 고통이 필요하다. 누에고치에서 애벌레가 작은 구멍을 뚫고 나오는 고통을 겪어야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 하나님은 나비처럼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고통을 주시는 것 같다. 참다운 인내의 덕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더러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번지점프를 하기도 하고 스카이다이버들도 있다. 죽음 직전에서 살아나는 환희를 맛보기 위해 그렇게 한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객기를 부려본 적이 있다. 환갑이 되는 해였다. 모세가 마지막으로 섰던 느보산과 광야가 성경 속에서 튀어나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고 유대광야로 갔다. 예수님이 시험을 받았다는 외따로 떨어진 지역의 한 동굴에 들어가 기도하다가 독충에 물렸다. 인간의 몸을 숙주로 해서 속에서 알이 번식하는 벌레였다. 건방을 떨다가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피부가 벗겨지고 살이 문드러지면서 정강이뼈가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그 병을 경험한 의사도 치료할 수 있는 약도 없었다. 요르단의 병원에서 약이 비행기를 통해 공수되어 오기도 했다. 죽음이 눈 앞에서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그분께 간절히 매달렸다.

성경 속에서 피부병에 걸린 왕 한 사람은 간절히 기도하니까 하나님이 불쌍하게 여겨 십오 년을 더 살게 해 준 경우도 있었다. 그 왕은 무화과를 짓이겨 상처에 바르고 살아날 수 있었다. 간절했던 내게 천사 같은 할아버지 의사가 나타났다. 사막 지역에 의료봉사를 나갔다가 비슷한 증세를 한 번 취급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의사는 마이 너스 이백도에 가까운 액체질소를 내 상처에 발라 독충의 벌레들을 얼음덩어리로 만들어 뜯어냈다. 그리고 나는 회복이 됐다. 돌이켜 보면 그런 엉뚱한 행동이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멀쩡히 있다가 모압 광야로 유대광야로 그것도 단독으로 간 자체가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이 한 행위가 아니다. 그 분이 내 영혼을 잡아끌어 그곳으로 가게 한 것 같다. 그리고 독충까지 대기시켰던 것 같다. 오늘도 주님은 내게 이렇게 말 하시는 것 같다.

‘참다운 인내자는 여러 번 고통을 당해도 그런 고통을 모두 하나님이 내리신 것으로 여기고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그런 고통을 커다란 은총으로 알라’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3365 국민 앞에 사과하셔야죠 운영자 24.05.27 41 1
3364 절망감이 들었다 운영자 24.05.27 30 0
3363 능숙한 연기와 거짓말 운영자 24.05.27 29 1
3362 방송이 만든 가면들 운영자 24.05.27 28 1
3361 나는 세상을 속인 사기범 운영자 24.05.27 28 0
3360 귀신을 본다는 빨간 치마의 여자 운영자 24.05.27 30 0
3359 얼떨결에 성자가 된 도둑 운영자 24.05.27 26 0
3358 종교 장사꾼 운영자 24.05.20 71 2
3357 주병진 방송을 망친 나는 나쁜 놈 운영자 24.05.20 64 0
3356 대도를 오염시키는 언론 운영자 24.05.20 42 1
3355 세상이 감옥보다 날 게 없네 운영자 24.05.20 50 1
3354 악인은 변하지 않는 것인가 운영자 24.05.20 45 1
3353 서민의 분노와 권력의 분노 운영자 24.05.20 40 0
3352 쥐 같은 인생 운영자 24.05.20 51 2
3351 좋은 사람의 기준을 깨달았다 [1] 운영자 24.05.13 120 2
3350 너도 도둑이지만 윗놈들이 더 도둑이야 운영자 24.05.13 67 0
3349 국무총리와 도둑 누가 거짓말을 했을까. 운영자 24.05.13 92 0
3348 도둑계의 전설 운영자 24.05.13 57 1
3347 바꿔 먹읍시다 운영자 24.05.13 55 0
3346 반갑지 않은 소명 운영자 24.05.13 56 1
3345 대도 사건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운영자 24.05.13 50 0
3344 재판을 흥미성 보도자료로 만듭니다. 운영자 24.05.06 82 1
3343 부자들의 비밀금고 운영자 24.05.06 91 2
3342 죄 값 이상을 강요할 권리가 있나? 운영자 24.05.06 69 0
3341 입을 틀어막히는 분노 운영자 24.05.06 73 1
3340 변호사로 정상이라고 생각합니까 운영자 24.05.06 79 1
3339 도둑 일기 운영자 24.05.06 96 1
3338 숯불 나르는 청년의 외침 운영자 24.05.06 85 1
3337 당신은 꽂히면 바로 내 지르는 사람이야 운영자 24.04.29 108 1
3336 아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세요 운영자 24.04.29 86 1
3335 도대체 저의가 뭡니까? 운영자 24.04.29 91 1
3334 기억 사진첩 속 어떤 재판광경 운영자 24.04.29 79 1
3333 내가 체험한 언론의 색깔 운영자 24.04.29 84 1
3332 변호사란 직업의 숨은 고뇌 운영자 24.04.29 89 1
3331 저세상으로 가는 법 운영자 24.04.29 102 1
3330 인권변호사의 첫걸음 운영자 24.04.22 112 1
3329 깨어있는 시민의 의무 운영자 24.04.22 102 1
3328 죄수가 전하는 사회정의 운영자 24.04.22 114 1
3327 이민자의 슬픔 운영자 24.04.22 116 1
3326 강도에게 성질을 냈었다. 운영자 24.04.22 109 1
3325 외국의 감옥 운영자 24.04.22 105 1
3324 벗꽃 잎 같이 진 친구 운영자 24.04.15 143 1
3323 조용한 기적 운영자 24.04.15 143 2
3322 감옥은 좋은 독서실 운영자 24.04.15 120 1
3321 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 운영자 24.04.15 122 1
3320 미녀 탈랜트의 숨겨진 사랑 운영자 24.04.15 144 1
3319 두 건달의 독백 운영자 24.04.15 126 1
3318 명품이 갑옷인가 운영자 24.04.15 115 1
3317 나는 될 것이라는 믿음 운영자 24.04.15 122 1
3316 오랜 꿈 운영자 24.04.08 132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