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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운영자 2019.09.23 17:21:50
조회 138 추천 3 댓글 0
내게는 깊은 우물 같은 의식의 바닥에 각인 된 것 같은 어린 시절 꿈의 한 장면이 있다. 그 꿈은 노인이 된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광 안의 흙바닥에 위에서 경련을 하면서 누워 있다. 피로 얼룩진 누렇게 변색 된 광목 바지가 보인다. 바지 밑으로는 흙 묻은 맨발이 나와 있다. 그 장소가 어떤 곳인가를 괴로운 속에서 살핀다. 양반집 곳간인 것 같기도 하다. 옆에 쌀가마니와 짚이 보인다. 붉은 칠을 한 각살 창이 벽 위쪽에 붙어있다. 나는 고통 속에서 외롭게 죽어가고 있다. 유체이탈을 한 영혼이 나를 내려다 본다. 이상하게 상체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머슴이나 노비 같았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몽둥이로 얻어맞아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 꾸었던 꿈의 한 장면이 평생 나의 뇌리에 끈끈하게 붙어있다. 더러는 전생의 한 장면이 말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윤회를 거듭한다고 한다.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수행을 하고 해탈을 추구한다. 한 생애의 기억이 그를 따라 저승으로 가고 거기서 자기 업에 맞게 다시 태어난다. 그 기억의 한 장면이 내게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삼십 대부터 매일 성경을 읽으면서 독실한 크리스쳔으로 살려고 노력했다. 성경 속에서도 이상한 부분이 있다. 헤롯왕은 예수를 자기가 죽인 세례요한의 환생으로 보고 두려워 한다. 사람들은 광야의 세례요한이 누구의 환생이냐고 묻는다. 예수는 엘리야가 다시 이 세상으로 온 것이 세례요한이라고 대답했다. 예수는 예수로 부활했다. 그리고 다시 온다고 했다. 정신분석의 대가인 칼 쿠스타프 융이라는 학자는 자기는 기독교인이지만 전생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인 도마의 복음이 외경이 된 건 윤회개념이 그 곳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종교는 신비의 영역이다. 

성경 속에서 예수는 육체의 죽음 이후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 주고 있다. 영혼에 새로운 옷을 입듯 또 다른 몸이 부여된다고 하고 있다. 다만 그 존재는 천사 같다고 한다. 사도 바울도 영혼은 영원히 살면서 새로운 몸이 주어진다고 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평생 변호사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어왔다. 몇 년 전 한 종교단체의 사건을 처리하다가 강증산이라는 구한말에 살았던 한 사람을 알게 됐다. 그 종교단체의 교주였다. 머슴 출신인 그는 방랑과 수도생활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구한말 많은 백성들이 그에게 몰려들자 그는 체포되어 독한 고문을 받았다. 상투가 풀려 기둥에 묶인 채 그는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피를 흘렸다. 젊은 나이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신이 되었다. 남이야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사건을 처리하는 도중에 그를 보았다. 마치 성경 속의 바울이 다메섹을 향하던 도중에 죽은 예수를 만난 것처럼. 어린 시절 꾸었던 꿈속의 피 묻은 한복 바지를 입었던 존재가 혹시 그가 아닐까 의혹을 가져 보기도 했다. 그런 인연으로 이 세상에서 그에 대한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변호사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기독교를 체계화 한 바울은 길을 가는 도중에 예수의 영을 만났다. 하늘로 올라가 신비한 장면을 봤다. 그리고 평생 그 체험을 세상에 전하는 게 그의 소명이 되었다. 종교란 신학이나 이론이 아니라 체험의 영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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