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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친일마녀사냥 100 - 조선인 지원병 제도

운영자 2019.09.02 10:15:53
조회 111 추천 0 댓글 0
친일마녀사냥


100


조선인 지원병 제도


일본인 교장 하라다가 조선인 학생들을 위해 싸우다가 직장을 잃게 됐다는 ‘노다이사건’을 설명하자면, 먼저 당시 조선인 지원병 제도부터 알아야 한다. 조선 주둔 일본군 장교들에 의해 비밀리에 조선인들을 군인으로 만드는 문제가 연구되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인에게 총을 주었을 때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했다. 일본인과 동일하게 총을 주는 병역법의 개정은 조선인이 철저히 일본화되기 전까지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일제당국은 조심스럽게 실험을 했다. 먼저 조선인 출신 헌병보조원, 경찰에게 총을 주어보았다. 특별한 저항이 없었다. 다음으로 일본 육군사관학교의 문호를 열어 조선인도 일본군장교가 되는 길을 열어보았다. 별 무리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는 조선인만의 중대를 편성해서 동만주(東滿洲) 국경에 배치해 봤다. 만주의 여러 조선인 중대에 무기를 지급했지만 반항은 없었다. 그 정도면 조선인을 일본군으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결론이 났다. 

1937년 6월 일본 육군성은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부에 ‘조선인 병역문제에 관한 의견’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선의 일본군 사령부 참모장 가노는 시험적으로 지원하는 조선인 청년 소수를 현역병으로 복무시켜 보자고 제안했다. 조선총독부는 조선인 지원병 제도의 실시를 천황에게 상주해서 정부방침으로 확정했다. 

1938년 최초의 조선인 지원병 400명이 모집되고 그중 1기생 202명이 6월15일 지원병 훈련소에 입소했다. 동경의 시사잡지 <모던일본>의 1940년판을 보면 기자의 조선인 지원병 훈련소 방문기가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



<1940년 5월28일 경성의 동쪽, 경성 춘천 간 개설된 사설철도 성동역에서 8시20분 묵동행을 기다리며 역 식당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지도를 펼쳐보니 조선총독부 육군병 지원자 훈련소는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북덕리에 있었다. 성동역에서 30분 정도 가니까 공덕리 입구 묵동역이었다. 묵동은 작은 간이역이었다. 이 간이역은 훈련소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역의 남쪽으로 10정 정도 앞쪽 낮은 언덕 위에 위치한 빨간 벽돌건물이 훈련소였다. 두 개의 높은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훈련소에는 300명의 생도가 있었다. 이번이 4기 훈련생으로 제1기, 제2기 각각 200명, 3기와 4기 각 300명을 합해서 모두 1000명의 병사를 내보내는 셈이었다. 훈련소는 내일이 졸업식이어서 지원병들이 떠들썩했다. 이발하는 이, 청소를 하는 이, 짐 정리를 하는 이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대강당에는 조선인 지원병 출신으로 전사한 이인석, 이형수 상등병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정면에는 미나미 총독이 쓴 ‘의용봉공(義勇奉公)’이라는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강당 뒤쪽의 병영이 그대로 숙사(宿舍)였다. 한 반에 50명, 여섯 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여기에 먼저 들어온 지원병이 나가면 새롭게 다음 지원병이 입소하기 때문에 소위 초년병 시절의 고생이 없이 모두 자유롭게 훈련을 하면서 일등병이 된다. 군대보다 편하다. 

지원병은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황궁과 이세(伊勢)의 신궁(神宮)을 향한 절, 황국신민의 서사 제창, ‘바다로 가면’이라는 노래의 합창, 황국신민의 체조를 마치고 아침식탁에 앉는다. ‘잘먹겠습니다’라고 우렁차게 인사를 하고 보리밥에 반찬으로 배를 채운다. 

훈련소에서는 다시 1000명의 지원병을 수용할 수 있도록 증축공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2년에 걸려 가까스로 1000명의 지원병을 배출했지만 앞으로 한 번에 1000명을 입소시켜 연 3회 3000명의 지원병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그걸 위해서는 지금의 4배 정도 크기 건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5기생 1000명 입소일도 다가와 벌써부터 준비에 한창이다. 8월까지 주야간으로 73만 엔 규모의 대공사를 준공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3000명의 지원병 모집에 8만3000명의 지원자가 쇄도한 것을 생각하면 증축은 앞으로 더 이루어질 것이다. 주임교수는 우미다 대령이고 교관으로 모리모토, 다나카가 근무하고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 학무국장 시오하라 도키사부로는 1939년 발행된 일본시사잡지 <모던일본>에 기고한 글에서 ‘1938년 지원병 제도를 라디오에서 발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3000명가량이 지원해 그중 400명을, 1939년 약 1만2300명의 지원자 중에서 600명을 뽑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당시 청년이었던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이 1970년 4월26일 김종신 공보비서관에게 써 준 ‘나의 소년시절’이라는 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소년시절에는 군인을 무척 동경했음. 그 시절 대구에 있던 일본군 보병 제80연대가 가끔 구미지방에 와서 야외훈련을 하는 것을 구경하고는 군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음.>

박정희를 연구한 조갑제(趙甲濟) 기자는 박정희로 하여금 군인의 길에 흥미를 갖도록 한 계기는 한반도로 진출한 일본의 군사문화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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