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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자 티벳사람들

운영자 2017.05.10 11: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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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자 티벳 사람들

  

2005년경 티벳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중국 성도 쪽에서 찝을 한 대 세내어 히말라야의 봉우리가 바라다 보이는 티벳의 마을과 계곡 강을 건너 네팔까지 가는 여행길이었다. 

라싸의 포탈라궁 앞 돌바닥에 앉아 있을 때였다. 티벳의 각처의 순례자들이 포탈라 궁을 향해 오면서 오체투지의 절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각자 옆에 이불을 어깨에 걸고 있었다. 흙바닥이나 먼지 위에 그 이불을 깔고 노숙을 해서 그런지 이불마다 새까맣게 때에 절어 있었다. 내 옆에 주름투성이의 한 티벳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내 옆에 때투성이의 이불을 펼치더니 말없이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 마음이 당장 내게 스며들어왔다. 돌바닥에 앉지 말고 그 위에 앉으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더러워서 그녀는 주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그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얼굴에 기쁨이 피어올랐다. 나는 해발 오천 미터의 베이스캠프인 팅그리를 지나 티벳의 여러 사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계곡의 마을들을 돌면서 여러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은 히말라야 저 편의 세계를 본 적도 없고 말세에 대해 고민한 적도 없는 것 같았다. 음식과 물이 빈약한 것 같았다. 텐트 옆에 있는 간단한 무쇠냄비와 물통하나가 그들의 주요재산인 것 같았다. 히말라야의 바람소리 그것이 그들에게는 음악이었다. 그들에게는 날마다 보는 일출과 일몰이 최고의 그림인 것 같았고 밤하늘의 영롱한 별을 보면서 신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 시골 어느 먼지 낀 사원의 낡은 담장아래를 지나갈 때 였다. 엄마와 아이들이 나란히 따스한 햇볕을 쬐고 있었다. 그들의 더럽고 남루한 옷차림과 꾀죄죄한 얼굴을 서울에서 보면 노숙자라고 해야 맞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해바라기를 하는 그 가족들의 얼굴은 아무런 고민이 없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그들 옆에 소리 없이 다가가 앉았다. 옆의 꼬마가 말없이 이방인인 나를 보았다. 어떤 경계심도 없는 평안한 얼굴이었다. 코에는 콧물이 드나들던 자리가 기차 레일같이 나 있었다. 내가 미소를 짓자 꼬마는 활짝 핀 꽃처럼 웃었다. 다른 아이들과 아이의 엄마는 행여라도 내가 불편해 할 까봐 시선을 먼 히말라야 봉우리 쪽으로 향하고 모른 체 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엄마가 옆에 놓여있던 작은 보온병뚜껑을 열고 거기에 야크 젖을 조금 담아 손에 들었다. 나는 다른 곳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인 티벳 여인이 야크 젖이 담긴 보온병뚜껑을 들고 있는 손은 때가 끼고 살결이 갈라져 있었다. 티벳여인이 주저하고 있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야크 젖 한잔을 대접하고 싶은데 자신들의 모습이 그러니까 내가 받아 마시지 않을 것 같아 주저하는 것이다. 내가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며 그걸 얼른 받아 마시자 엄마와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행복의 미소가 번졌다. 나는 주머니에서 사탕 한 개를 꺼내어 껍질을 벗겨 꼬마의 입에 넣어주었다. 꼬마가 나를 보며 활짝 웃었다. 우리들은 그 순간 마음의 창이 활짝 열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마음의 평화를 지닌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부자들이었다. 대한민국의 수천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는 것 같다. 어떤 대형백화점이나 마트에도 명품을 팔아도 마음의 평화를 팔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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