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이상과 효주(최기자)는 소품 촬영 건으로 갈등을 빚고, 이를 지켜보던 하리는 이상에게 담당기자(최기자)가 원하는대로 진행하고, 재촬영에 대한 책임도 담당기자에게 맡겨달라고 못박는다. 하리는 효주와 둘만의 대화 중, 사진팀과 미술팀은 파트너이며 '을(乙)'이 아니고, 매일 job 사이트를 검색하는 효주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도 하나 만들고 그만두라'며 선배답게 충고한다. 그리고 다시 잠비 스튜디오로 향한 하리...

<잠비 스튜디오>

하리: 난임부부 사진 골라놨어요.

이상: (소파에 앉아 있다가 말없이 하리 바라본다.)

하리: 제가 실장님을 격 없이 대해서 애들이 보고 배웠나봐요.

하리: 함부로 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상: (꼬고 있던 다리 내려놓고, 고개 끄덕이며 기운 없는 목소리로) 그래요...

하리: (발걸음을 돌려 나간다.)

이상: (소파에서 일어나서 하리 뒤통수에 대고) 괜히...

하리: (나가려던 발걸음 멈추고 뒤돌아선다.)

이상: 나 때문에...맘 상하지 않았으면...좋겠어요.

하리: (이미 맘 상했고, 상처받은 눈빛)

<오스트: 데.빈. 김.동.혁. Time Alone>

<공원 인근 도로변 인도(이상의 과거 회상)>

하리: 마음이 앞서서 실수했네요. 앞으로 내가 착각하지 않도록 한이상씨도 조심해줘요. (뒤돌아서 이상에게서 멀어져간다.)

이상: (아픈 표정으로 멀어지는 하리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다.)

<(회상 끝!) 잠비 스튜디오>

이상: (더 이상 하리와 마주하지 못하고 좌향좌 한 채 말한다.) 나는...오랫동안 만난 여자친구와...파혼을..했습니다.

하리: (이상의 말을 붙박이처럼 서서 듣고 있다.)

이상: 그리고...결혼 생각은 접었고, 아이는 내 인생에 없어요. 설레기 싫었는데, 내가 흔들렸어요.

이상: 내 태도가 불분명했고, 충분히 착각할 만했어요.

하리: (기운 없는 목소리로) 결국 착각이었네요.

이상: 나도 잠깐 고민해봤는데, 나는 아직...혼자가 좋아요. 혼자 살기로 오랜 시간동안 생각해서 삶의 방향을 결정한 겁니다.

이상: (다시 우향우 해서 하리와 마주보며) 혼란스럽게 해서...미안합니다. (미안함의 의미로 목례한다.)

<오스트 음소거>

하리: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어서 이 대화에서 벗어나고 싶은듯 빠른 속도로 말을 내뱉는다.) 사과 받을게요. 설레기 싫다고 했었죠? 공감해요. 잠깐이었지만 나도 맘이 복잡해서 불편했거든요.

이상: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편하게 봐요...

하리: 예...그래요. (뒤돌아서 나간다.)

이상: (스튜디오 2층으로 기운 없는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