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bof nt에서 Miracletale은 총점 4위, 평점 5위를 기록함. 이게 대단한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은 kooridori와 trial이라는 작곡가가 만들었기 때문임. 이게 가능했던 건 HDLV라는 뛰어난 BGA 제작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음. HDLV에게도 이번 기록이 의미 있는데 그가 참가했던 bof에서 최고 기록임. 경력이나 명성에 비해 이번 기록이 최고인 건 의외인데 이는 그가 bof에 출전할 때는 보통 bof 경력이 적은 작곡가랑 작업했기 때문임. 같이 작업했던 orangentle과 qfeileadh도 당시에는 신인이었던 걸로 알고 있음. 이렇듯 HDLV는 bof에서 여러 신인과 작업했고 계속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건 그도 bof에 상당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됨. 그리고 그런 그가 이번에 만든 Miracletale은 BMS에 관한 작품임. 거진 20년 간 BMS를 만든 제작자가 BMS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1.이게 BMS에 관한 작품인 건 맞음?

맞음. Miracletale 후반부에 가면 곡 템포가 빨라지면서 뜬금없이 BMS 곡 패러디가 주르륵 나오게 됨. 예시로 위 그림이 Happy Century의 패러디라는 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움. 그렇다면 이 곡에 BMS에 관한 곡이라는 건 인정하겠는데 그럼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2. 꽃잎, 별, 두 천사

해석에 앞서 먼저 이 곡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상에 있는 하얀 천사가 지하에 있는 검은 천사를 데려와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이야기임. 되게 간단한 내용인데 이 곡의 후반부에 무수한 BMS 패러디가 있다는 점에서 재밌는 해석이 가능함. 가장 쉽고 강력한 해석은 이 곡이 투덱과 BMS가 화해하는 내용이라는 거임. 먼저 그림을 보고 가겠음.

이 그림은 처음에 흰 천사가 검은 천사를 구해주기 전에 나오는 배경임. 사실 여기는 지하와 다르게 처음부터 충만한 곳인데 대표적으로 지하에는 오직 별밖에 없는데 여기는 별뿐만 아니라 꽃잎들도 엄청나게 많이 있음. 다음 설명에 앞서 꽃잎과 별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데 꽃잎은 투덱의 난도(빨강, 노랑, 파랑)와 노트(빨강, 하양, 파랑)처럼 보임. 별의 경우도 어쨌든 투덱 난이도를 표현한다고 볼 수는 있음. 이처럼 풍부한 장소인데 하얀 천사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지하에 있는 검은 천사를 구하러 감.

여기는 검은 천사가 머무는 장소인데 꽃이 있기는 해도 위처럼 크게 날리는 꽃잎은 하나도 없고 별밖에 없는 척박한 장소임.

이 그림은 하얀 천사가 검은 천사의 손을 잡기 직전에 나오는 장면임. 실제로는 빨라서 잘 안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한 쪽은 꽃잎만 있고 다른 한 쪽은 별만 있음. 빙빙 돌던 두 물체가 하나가 되고 바로 다음에 두 천사가 손을 맞잡음. 꽃잎과 별의 결합이 하얀 천사와 검은 천사의 결합과 같다고 볼 수 있음. 꽃잎은 하얀 천사이고, 별은 검은 천사겠지? 중요한 건 투덱과 BMS가 하나가 되었다는 거임.

3. BMS 패러디

이후 같이 앉아있다가 검은 천사가 손을 내미니까 모든 별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우리가 아는 BMS 곡 패러디로 넘어가게 됨. 즉, BMS 곡을 가져온 주체는 검은 천사라는 거고 BMS를 하얀 천사에게 소개해준다고 이해하면 될 듯. 그럼 검은 천사가 소개해준 곡은 뭐가 있을까?

처음은 Freedom Dive. 사실 바로 직전에 1초 정도 천사가 움직이는 연출이 있어서 그건 J219나 플라잉 파파라치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프리덤 다이브에 있는 연출의 연장이라고 봄.

이건 자세히 안 보면 모르는데 두 천사가 아수라 백작처럼 반반씩 있고 잠깐 지나감. 이건 아마 둘 중 하나인데

왼쪽은 지구탑 디보션이고 오른쪽은 Ultimate weapon임. 내가 봤을 때 복장 때문에 왼쪽이라고 생각하는데 재밌는 건 왼쪽은 HDLV 본인이 만든 BMS라는 거임. 자기를 자기가 패러디했다는 거지. 방금 말한 것처럼 위 장면이 정말 잠깐 나온다는 점에서 왼쪽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봄 ㅋㅋ

다음에 Happy century가 나오는데 그건 처음에 했으니 넘기고, 그 다음에 이게 나오는데 이게 정말 뭔지 모르겠음. 먼저 왼쪽의 부채의 경우,

beatMario의 약속에 나오는 거라고 추정됨. 이 그림에 나오는 여자가 미연시 kanon에서 천사와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더 높음. 근데 오른쪽에 있는 우산은 아무리 조사해도 모르겠음. 처음에는 roop의 Colorbar에 나오는 색깔인가 했는데 거기는 주황색도 없고 우산도 안 나와서 아닌 듯. 아는 사람 있으면 댓글 좀;

다음은 t+pazolite의 일렉트릭 - 버터플라이인데 이건 크게 설명 안 해도 될 듯.

다음은 어떤 물체가 빛을 내면서 날아가는 장면인데 내 눈으로는 otoshi.b의 absolute future임. 그런데 이 곡은 최근에 나온 곡에다가, 지금까지 나온 곡과는 다르게 명곡도 아니고, 구도가 그렇게 특이하지도 않아서 다른 곡이 있을 줄 알고 몇 시간 동안 찾았는데 못 찾음. 참고로 나는 Shiki 곡 중에 있을 줄 알았음. 트랜스가 이런 연출이 어울리기도 하고 앞으로 나올 패러디에도 Shiki 곡이 없어서. 그래서 Shiki 곡 거의 다 찾아봤는데 이런 장면 못 봄. 이거는 진짜 아는 사람 있으면 좋겠네.

마지막으로 작은 원들이 큰 원을 중심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건 높은 확률로 Sasakure.UK의 X라고 봄. 다른 곡에도 있을 법한 연출이지만 X가 명곡이라 상관없을 듯.

4. 제목이 Miracletale인 이유

'이후 두 천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고 곡은 끝나는데 그럼 제목이 왜 Miracletale일까? 이유는 간단한데 투덱과 BMS가 화해할 수 없기 때문임. 곡 전개처럼 두 천사가 화해하려면 결국 위에 있는 하얀 천사(투덱)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기적'임. 그래서 이 곡의 제목이 Miracletale이고, 이 곡이 불가능한 평화라는 점에서 현실이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음. 그럼에도 HDLV는 BMS가 더 발전하는 상상을 하면서 이런 bga를 만들었을 텐데 그가 BMS를 상당히 좋아하면서도 조금씩 쇠퇴해가는 BMS에 대해서 안타까워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