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확실한 백업 포수가 생겼다. 올시즌 현재까지 두산의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포수 김기연이 활약하면서 이승엽 감독 입장에선 야수 운용이 한결 수월해졌다. 공수 핵심인 양의지가 그만큼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지명타자로 공격에 집중하는 만큼 팀 화력에도 힘이 더 붙는다.

이승엽 감독은 5일 어린이날 예정이던 잠실 LG전 취소 결정이 난 이후 취재진과 만나 “(김)기연이가 포수로 나가서 실수를 많이 하고, 팀에 문제가 생기고 패한다면 당연히 바꿔줘야 하겠지만 지금은 좋은 상황”이라며 “기연이가 컨디션이 좋을 때 좀 더 포수로 기용을 하는게 팀으로 볼 때는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양)의지도 아직 100경기 이상이 남았다. 앞으로 (포수로) 나가야 할 날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배려해 줄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배려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연은 지난 3, 4일 잠실 LG전에 모두 선발 포수로 나섰다. 양의지는 2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나섰다. 김기연이 포수,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나선 지난 2경기에서 두산은 LG를 연파했다. 김기연이 포수로 안정적인 역할을 해줬고, 양의지는 2경기 동안 7타수 4안타에 2타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도 비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기연이를 선발 포수로 내려고 했다”면서 “다음 주부터는 배터리코치, 수석코치, 양의지하고 계속 이야기를 해서 어떤 게 우리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지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 입장에선 당연히 양의지의 체력 안배와 건강 유지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파울타구에 손목을 맞아 몇 경기를 뛰지 못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에는 양의지의 옆구리 부상으로 한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김기연의 출현이 반갑다. 그저 양의지의 체력 안배를 생각해서 그런게 아니다. 이제는 김기연을 벤치에 앉혀두는게 아까울 정도가 됐다. 이 감독은 “사실 포수 자리는 의지를 제외하면 보통 수비만 잘 해달라고 생각하는 건데, 기연이는 지금 공격까지 되는 포수”라며 “지난 삼성 3연전(4.30~5.2) 때도 기연이를 벤치에 뒀는데 아깝더라. 대타로만 내보내는 것도 아깝더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포수 김기연’에 대해 ‘수비 6 타격 4’정도를 기대한다고 했다. 타격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까지 김기연은 39타수 13안타로 타율 0.333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