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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환 근황.gisa

바람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08 09:20:12
조회 1039 추천 11 댓글 14

13년 전에도 프로야구에 슈퍼루키들이 있었다. 두산의 투수 듀오 서동환, 김명제와 LG의 타자 듀오 박병호, 정의윤이 나란히 입단하며서 특급 고졸신인들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다.

입단과 생존 자체가 어려운 프로야구에서 많은 기대주들이 그랬듯 이들도 힘겨운 시간을 겪었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갔다. 박병호는 뒤늦게 자리를 찾아 KBO리그 홈런왕이 됐고, 정의윤도 지난 겨울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까지 됐다. 사고로 야구를 그만 둔 김명제는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또다른 재능을 보이고 있다. 그 중 서동환(32)은 가장 적극적으로 제2의 인생을 찾아 새로운 길을 열었다.

서동환은 지금 입시 야구를 가르치는 ‘재야의 고수’다. 지난해 6월 서울 개포동에 개장한 야구 아카데미 ‘올어바웃베이스볼’은 1년도 되지 않아 수강생 100명이 넘는 제법 큰 사업체가 됐다. “머리 깎을 시간도 없다”며 수더분하게 웃는 모습이 선수 시절 그대로지만 지금의 서동환은 공부하면서 또 가르치느라 하루 24시간을 쪼개도 모자란 바쁜 삶을 살고 있다.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서동환은 계약금 5억원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기대주였다. 그러나 1군에서 63경기에 등판해 2승4패1세이브를 기록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2014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2016년 시즌을 마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생활 때문이었다. 더이상 선수로 뛰면서 가장 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뭘 해야 할까 고민했다. 2017년 2월, 미국으로 갔다. 아는 스카우트의 도움으로 샌디에이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함께 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실상은 미국 야구에서 뭔가를 배워오고 싶었다. 코치들이 태블릿PC를 하나씩 들고다니며 각 선수들에게 맞춤형 지도를 해주고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와는 코칭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랐다. 짧았던 3주의 시간이 서동환의 인생을 바꿨다.

허리 두 번, 팔꿈치 세번. 서동환은 프로 입단 이후 5번이나 수술 받았다. 막바지에는 어깨 근육도 찢어졌다. 특급 유망주가 그렇게 사라져간 이유는 부상이었다. 10년 넘게 재활과 싸우면서 늘 궁금했던 것은 한 가지였다. ‘나는 도대체 왜 아픈가.’ 아프지 않으려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 시절부터 해부학 책을 들고 다녔다. 원정 이동 버스 안에서도 책을 들여다보는 모습에 ‘미쳤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서동환은 “미국에 가보니 코치들이 기본적인 근육의 쓰임새를 각자의 유연성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귀국행 비행기에서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독학의 길이 쉽지는 않았다. 해부학 어플리케이션부터 다운로드 받아 파고들었다. 근육의 시작과 끝점까지 세세하게 전부 나와있었다. 한국에 온 뒤 세미나를 찾아다녔다. 그러다 국내 스포츠재활 분야의 권위자인 홍정기 교수를 만났다. 역도 선수 출신 트레이너인 홍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목표가 확실해졌다. “나는 쇳덩어리를 드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강의를 하고 있다”는 홍 교수를 롤모델로 용기를 냈다.

동시에 사업을 추진했다. A4지 40여장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썼고 주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야구 레슨장을 열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니폼 입고 있을 때가 좋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말에 다들 ‘뭘 알겠느냐’며 무시부터 했고 속이려고 들었다. 서동환은 모든 것을 직접 했다. 세무 공부도 했다. 홍보가 필요하자 생전 처음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직접 관리 운영중인 블로그를 통해 찾아오는 수강생이 꽤 많다.

0000551065_002_20180508082210737.jpg?type=w647서동환이 자신의 야구 아카데미인 ‘올어바웃베이스볼’에서 한 동호인 수강생을 지도해주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야구 아카데미를 시작하면서 서동환은 원칙을 세웠다. ‘절대로 폼은 가르치지 않는다.’ 원리를 알려주되 선수별로 맞는 근육의 쓰임새를 찾아주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정했다. “운동도 예술이라 원리를 알려주면 각자가 몸으로 표현을 한다. 붕어빵 찍듯이 같은 원리로 모두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이 일을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몇 명으로 시작한 ‘서선생’의 수업은 차츰 입소문이 났다. 어깨가 아파서 왔던 학생이 더이상 아프지 않다고 하자 비슷한 학생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현재 100명 넘는 수강생 중 70%가 프로야구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입시생’들이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주말과외’를 받으러 오는 학생도 있다. 서동환은 “얼마 전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1차 지명 후보로 언급된 기사들을 봤다. 수술을 여러번 받아 구속이 나오지 않는 채로 왔는데 지금은 140㎞대를 던지는 학생도 있다. 그럴때 보람이 참 크다”며 웃었다.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제구 난조에 빠지는 투수들이 있다. 스티브블래스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동환도 선수 시절 단기간에 여러 차례 겪었다. 그 누구도 원인을 알려주지 못했고 해결해주지 못했다. 서동환은 지금 그 공부를 하고 있다. 기능해부학을 공부하면서 스티브블래스 증후군도 흔히 생각하는 마음의 문제보다는 몸의 문제이고 기술의 문제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갑자기 제구가 안 돼서 온 아이들이 9명 있었는데 그 중 1명만 현재진행형이고 나머지는 모두 좋아졌다. 그 중 2명은 야수였는데 고치는 과정에서 피칭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투수로 전향하기도 했다”며 “그냥 말로 하면 믿기 어렵기 때문에 논문을 써보려 한다”고 말했다. 서동환은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이다. 혼자 공부하며 터득하고 가르치고 있는 것들을 논문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다. 레슨 시간 외에는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한다. 시간이 아까워 집인 김포에서 강남까지 버스를 타고다니며 책을 본다. 하루 4시간씩 잔다.

서동환은 “후배들은 나처럼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인체의 모든 근육을 다 아는 코치가 돼서 그 길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수술받은 선수가 현장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 책임져주는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먼 장래의 최종목표다.

요즘에도 서동환에게는 SNS를 통해 ‘어떻게 지내느냐’고 쪽지를 보내오는 옛 팬들이 있다. ‘13년 전 루키’ 서동환은 지금 그렇게 1분 1초를 열심히 살며 자신의 인생에서 또 한 번 야구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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