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고 감 - 역학 갤러리

털고 감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23.03.29 12:29:58

조회 54 추천 1 댓글 2

그냥 좀 만나서 한 시간만 대화해봐도

어떤 사람인지 바로바로 감이 왔을 텐데

오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난 내가 오빠를 버릴만한 위치에 있다

생각해본 적도 없어

사람이 계속 실패를 하면 신중해지게 되더라

그래서 내가 오빠보다 결정이 느린가봐

갈급하게 원하고 무언가를 조른다고 이뤄진 적이 없어

오빠랑 정반대로 살아왔잖아 난

그래서 내가 해낸 것만 믿고 남을 잘 안 믿어

누군들 쉽게 믿지도 않고 그래

오빠의 마음은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니까

오빠 자유인채로 냅두려고

오빠는 오빠 일 해 나는 내 할 일 할게

더는 오빠를 이유로 날 상처내지 않으려고

자해에 가깝단 생각이 들더라

더는 오빠를 생각하지 않는건 내 자유니까

그렇게 할게

남은 인연이 있다면 만나지겠지

오빠 때문에 계속 마음 아파하기엔

나도 나를 믿고 기대를 거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사랑해

하지만 나도 할 일은 해야지

날 사랑한다면 내가 폐인처럼 구는 꼴을 원하진 않겠지

말할 곳이 없어 여기다 털고 가는게 미안하긴 하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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