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몬

냉정하게 말해서 작중에서 나온 정보를 취합해보면 얘가 왜 이따구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

타쿠마가 잠깐 다녀온 걸로 열흘이 지났는데,

그럼 미유키랑 레나몬은 존나 오랜 시간동한 있었다는 거지.

레나몬이 줄곧 하루로서 역할 놀이를 해왔다면

거의 만 년 이상 자기를 "하루"로 칭해서 살았다는 거고,

파트너 디지몬으로써 자신의 정체성과 순수했던 애정이 얼마든지 비틀릴 수 있었던 거임.

이렇게 보면 비이상적인 집착도 이해할 수 있음.

그럼 왜 이 새끼에게 이렇게 안티가 많냐.

이 게임은 레나몬에게 충분한 서사를 보여주지 않았음.

처음에는 정상적이였던 레나몬이 점점 비틀려가는 과정을 보여주거나,

"나는 하루" 라면서 자기 세뇌하는 장면이라도 보여줬으면 이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욕을 먹지 않았을 거임.

그리고 하루는 자유시간에 선택지 잘 고르면 나름 고맙다고 하거나 아이템도 주는데

후반 가서 갑자기 짜증만 내는 잼민이 새끼가 되어버림.

애 성격 변화는 진엔딩 루트 제외하면 3장 료 사망 이후임.

료를 구해줘도 걍 정신줄 놓고 오히려 적반하장 식으로 되돌아오니까

교수 때문에 쌓였던 인간 불신이 여기서 터진 걸로 볼 수 있는데

게임이 ㅅ1발 서술을 제대로 안 해줌.

료를 구해줬는데 망가져 버린 걸 보고

"역시 나만 미유키를 지킬 수 있어" 라고 생각하거나

교수 떠올리고 "역시 미유키 외 인간들은 쓸모 없어," 라는 비틀린 애정을 보여줬어야 함.

캐릭터 게임에서, 특히 비쥬얼 노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사를 제대로 보여주는 건데

이 게임은 후반부가 너무 급하게 달려가는 느낌임.

레나몬에 대한 서사 설명이 충분히 있었다면

조화/격정 루트에서 그 새끼가 삽질하는 거 빡치긴 해도 이해할 수는 있을 텐데

서술이 1도 없으니까 걍 조현병 걸린 여우새끼가 되어버림.

4줄 요약

1. 레나몬 고구마 캐릭 맞고 이세계랑 인간세계 시간 차이 생각하면 고구마 캐릭이 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

2. 기껏 구해줬는데 료가 지랄하고 광탈 당한거 보고 몇 n 만 년 때문에 비틀린 가치관 + 인간 불신이라는 환장의 조합 덕분에 더 고구마 캐릭이 됨

3. 근데 이걸 서술을 안 해서 플레이어가 "레나몬"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티만 만들게 됨

4. 다 제작진 잘못이다

반박 시 네 말이 맞음.

걍 뇌피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