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경간부 사시 넘었다 입갤ㄷㄷ
- 시험 난이도 관련, 29X기 틀딱의 장문의 편지
우선 공시생 여러분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부득이 인증샷 첨부합니다.
29X기 전직입니다. 오늘 필기시험 쳤다길래 순갤 둘러보는데 난이도 관련해서 말이 많길래 주제넘게 글 하나 씁니다.
형사법이 너무 어렵다, 이게 사시냐 경간이냐, 변별력이 없어서 찍기 시험이다... 등등 회의적인 시선이 많더군요. 저도 궁금해서 형사법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제 의견은 ‘변별력이 없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학설 때문에 어렵다고 하는데 학설을 몰라서 답을 못 맞출 문제는 백 번 양보해도 1문제 뿐이고, 처음보는 판례가 나와서 틀렸다는 것도 다른 보기로 정확히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어불성설입니다. 그럼 소거법으로도 못 푸는 문제는 어떻게 하냐구요? 그건 경쟁자들도 다 똑같이 틀립니다.
문제 수준이 평소보다 높았다는 것 자체는 저도 백번 이해합니다. 인기 강사분들이 순경시험의 난이도가 부적절하다고 화내는 것도 당연하구요. 시험의 난이도가 일정 범위에서 비슷하게 유지되어야 수험생들이 합리적으로 자신이 도전할 시험을 선택할 수 있죠. 따라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상승한 이번 시험은 그 출제가 좋지 못한 것이 맞고, 수험생들은 평소의 난이도로 문제를 출제하라고 요구할 권리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번 2022 2차 시험은 수험생의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라는 선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좀 어렵긴 했지만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나누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지는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이 시험은 상대평가입니다. 문제의 난이도는 조금 올라갔을지언정, 여러분의 경쟁자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지문으로만 도배된 문제가 40문제중에 10문제를 넘는다는 등의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시험의 변별력에는 전혀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어려웠으면 여러분의 경쟁자에게도 똑같이 어려웠습니다. 여러분이 처음 보는 지문은 여러분의 경쟁자도 시험장에서 처음 봤습니다.
‘이번 시험이 변별력 없이 어려워서 공부 열심히 한 사람들은 떨어지고 잘 찍은 사람이 붙는다’는 식의 발언은 대응할 가치도 없는 불합격자들의 어그로일 뿐입니다. 좀 싸가지없이 말하면 그냥 공부 안 해서 떨어진 사람의 핑계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럼 쉽게 나오면 붙을 수 있었냐’는 글이 갤에 종종 보이는데 표현이 좀 거칠 뿐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험의 난이도가 아니라 자신이 공부를 얼마나 했느냐입니다. 어느 학원의 어느 책이든 기본서의 개념과 기출지문의 법리만 열심히, 꾸준히 공부했으면 붙을 수밖에 없는 시험이었습니다.
제 말에는 권위도 없고 설득력도 없으므로, 여러분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든 그건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변호사출신 강사들이 어렵다는데 비응신 9급따리 니가 뭔데 평가질이냐고 욕하시면 당연히 할 말 없습니다. 다만 공무원 시험에 많이 응시했고 많이 합격해 본 사람이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강사보다 여러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부디 출제경향이나 문제 난이도 등에 휘둘리지 마시고 하던 대로만 하십시오. 대단한 재능이나 지식을 필요로 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하던 대로 열심히 하지 못해서 떨어지는 것이 공무원 시험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번 시험은 평소보다 어려웠다.
2. 그러나 난이도로 인해 변별력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
3. 따라서 열심히 한 사람은 붙을 것이고, 열심히 안 한 사람은 떨어질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긴 글을 썼습니다. 오늘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분들은 자신의 노력을 평가절하하거나 비하하지 말고 용기를 갖고 공부하시되, 가슴에 손을 얹고 ‘나는 열심히 했지만 문제가 이상해서 붙지 못했다’는 식의 현실도피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꾸준히 열심히 하시면 붙을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 중 보수적으로 잡아도 80%는 여러분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 허수입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시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괜히 공포 마케팅에 혹해서 어려운 길을 걷지 마시고, 지나치게 지엽적인 내용들을 알려고 하지 말고 기본에만 집중하십시오. 한때 여러분처럼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합격해서 근무해 본 사람으로서 느끼는 동질감 때문에 중간중간 부득이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표현을 하게 된 점을 용서하십시오. 여러분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점수 잘 받으신 분들은 축하드리고, 혹여 합격점에 못 미치는 분들은 다음 시험 때 모두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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