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끝난 후 아쉬운 마음에 적어보는 주저리들
쓰기엔 그렇고 버리기엔 아까운 B컷들과 함께합니다.
1.
이번 경기 기간동안 표를 세 번, 총 네 장 나눔했다.
세 장은 경기 티켓이었고 한 장은 싸인회 선착순 응모권이었음
경기 티켓은 갤에서, 응모권은 찻집에서 나눔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
티켓 세 장 모두 초대권이어서 나눔에 용이했음. 다들 재밌게 보셨나 모르겠네요.
싸인회 응모권 받으신 분은 중복으로 받은 싸인 보내주겠다고까지 하셨음
세상 아직 살 만 하다
2.
처음에 벤츠랑 포르쉐 부스 보고 모터홈인줄 알았다.
그렇게 만든 부스는 처음 보기도 했거니와 직원들이 엄청나게 친절해서 다른 나라 같았음..
벤츠 부스에 있던 EQ 타봐도 되냐고 했더니 친절하게 문까지 열어주시더라
정말 고마웠어요
3.
마샬들 진짜 고생하겠다 싶었음.
12일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인데, 버스 한 대 오더니 그 땡볕에 사람들 떨렁 내려놓고 가버리더라
나는 반팔 반바지인데도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오버롤까지 입고 있더라고. 대체 얼마나 더울까 상상도 안갔음.
경기 진행에 큰 도움 주신 마샬 여러분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4.
내가 참여한 FEK 서포터즈는 직원용 패스와 경기 티켓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다.
직원용 패스를 택하면 주최측과 함께 현장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받았는데,
나는 개인 사유로 인해 경기 티켓을 골랐다. FE에 더 쏟을 시간 자체가 없었음.
솔직히 아쉽긴 했는데, 코로나 걸려서 완전히 드러누운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열심히 일했다간 지금 집중치료실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음.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5.
게이밍 아레나 진행 요원들이 친절했음.
이건 시간대에 따라 달랐던 모양인데, 내가 갔던 시간대에는 퇴장하는 사람마다 박수 쳐주고,
뒤에 사람 많아서 중간에 끊을 때도 굉장히 정중하게 물어봤었음.
비록 내 게임 실력은 나가리였지만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6.
동선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 누가 기획한건지 몰라도 생각한 사람 발바닥에 티눈이나 났으면 좋겠음.
티켓을 교환하려면 이빌리지를 완전히 가로질러서 가야 한다.
그냥 정문 양 옆에다 교환소 두면 안되나? 굉장히 아쉬웠음. 특히 비오는 날이라 더 피로했는데.
그리고 거기까지 가려면 트랙 위를 지나는 육교를 건너야 함. 철제 육교를!
애들은 무서워 하기도 했고, 어르신들은 올라가는걸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았음. 가족단위 관람객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유모차 이고 지고 등반하는 아버지들을 보며 저게 가장의 무게인가... 하고 감동하기도 했다.
7.
입장 게이트 문제도 있음.
난 골수 야빠라 야구장을 자주 가는데, 야구장 입장도 게이트 몇 개씩 뚫어놓고 최대한 상세하게 안내한다.
챔필이 2만 7천석인가? 되던데 거기서도 게이트 있는대로 다 열어놓고 직원들 배치해서 여기저기서 티켓 봐 줌.
근데 FE에서는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계속 지정된 장소로만 사람을 보내려는 것 같아서 힘들었음.
하물며 7만석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올림픽 스타디움을, 뱅뱅 돌아가면서 입장하게 한다는 건, 너무 관람객 편의를 생각 안 한게 아니었나 싶다.
8.
곳곳에 배치된 스탭들 교육이 다 제각각으로 되어있더라.
난 1층 7구역 프라임 티켓을 받았음.
처음에 파란 옷 입은 사람한테 우리 좌석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일단 아래층으로 내려가래.
아래로 내려가서도 어딘지 모르겠어서 또 다른 파란 옷 붙잡고 물어보니, 이번엔 00번 게이트로 가라길래 쭉 따라갔음.
따라가다 보니까 월디페가 나오데?
얼타고 있다가 옆에 지도 들고 있던 스탭 하나 붙잡고 다시 물어봤음.
근데 이 스탭은 또 서울 페스타 스탭이래. 티켓 보여주면서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니까 레이싱 경기 보러 오신건가요? 하더라.
내가 게이트 위치 물어보는데 계속 레이싱 경기 보시는거냐고만 되묻더라고.
순간 열받아서 "00번 게이트 지금 들어갈 수 있는건지만 말해주세요" 하니까 그제서야
"그쪽은 막혀서 못 가요. 돌아가셔야 할 것 같은데..." 하더라. 세상 답답한...
하여튼 이미 꼭지가 돈 상태에서 아까 그 자리로 돌아와서, 또 다른 파란 옷 붙잡고 티켓을 보여줬음.
왼손에 들었던 지도 보면서 한참을 고민하더라.
결국 그냥 아무 열린 문으로 들어가서 알아서 자리 찾아서 들어갔다. 뭐 결국 입장엔 성공했으니 잘 된 일인가.
적어도 자기가 무슨 일 하는지는 알게 해줬어야지, 싶어서 많이 아쉬웠다.
9.
이건 좀 웃긴 얘기인데, 엔비전 팀의 거의 모든 장비는 카본이었다.
사진 보면 알겠지만 저 관람객 통제용 안내봉 마저도 카본이었음.
투어 하던 사람들 죄다 한 번씩 웃고 갔다.
10.
피트 투어 당시, 메르 직원들의 친절함이 상상 이상이었음.
우리 커뮤니티 투어가 거의 50분 정도 이어졌는데, 메르 팀 엔지니어 한 명이 피트 앞에 계속 서서 질문 받아주더라.
진짜 친절 그 자체였음... 날도 더운데 그 땡볕에서 열정적으로 대답해주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프로란 이런건가, 싶어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11.
사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렇게 나쁜 건 없었다고 본다.
근데 그건 '레이스' 자체가 재밌는 컨텐츠니까 그런거지, 그 외의 요소들은 정말 불안 그 자체였다고 생각함.
일 진행되는 걸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렇게 행사가 무사히 치뤄진 건 정말 엄청난 요행이었다고 본다.
마치 군대에서, 검열 때 어떻게든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기를 쓰고 가라를 쳤는데 하나도 안 걸린 느낌이랄까.
요행을 두 번이나 바라면 절대 안되는 건 만고불변의 법칙이니, 부디 다음 대회에는 조금 더 철저하게 임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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