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화재 지도는 다른 갤에서는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여기 올리는 건 처음인 것 같음.
나는 문화재는 물론 건축, 도시 그 어떤 것이라도 '직접 방문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함. 물론 사진으로도 공간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 방문한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기 있음. 공간의 스케일 내지는 색감은 물론이고, 소리, 날씨, 햇빛, 사람 등 공간이 함축하는 요소는 몹시 다양함. 따라서 공간이란 어느 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무궁하게 변화하는 존재이며, 이것이 건축이 갖는 큰 매력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이 갤을 보면 자신들이 말하고 있는 그곳을 정말 방문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많음. 문화재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몇몇 갤러들도 실상 경주, 부여, 익산 이런 도시들은 고사하고 서울 안에서도 4대궁과 종묘조차 제대로 가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임.
여기서 '제대로 가 보았'다고 함은 단순히 어릴 적 부모님 따라서 놀러가듯 지나치는 '관광지'로 가본 것이 아닌 미학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방문한 것을 말하지만, 실상 단순히 관광지로 방문한 갤러들조차 몇이나 될지 궁금함.
나는 이런 부분에 있어 나름의 원칙이 있는 편이어서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노력함. 이를테면 [한국건축의 이해] 시리즈에서도 내가 한국건축을 많이 접한 것은 사실이나, 중국과 일본의 건축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기 때문에 한중일 건축에 대한 비교는 최소한의 선에서 언급하였음.
나는 여기 도미갤에서 활동하는 갤러들도 이런 면에서 최소한의 조심성을 갖고, 전문가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은 갖춘 상태에서 글을 썼으면 하는 생각이 있음. [한국건축의 이해]를 쓰기 시작한 것도 이런 차원에서임. 미관, 미학을 탐구하는 갤러리라면 단순히 아름답다, 혹은 아름답지 않다가 아닌 왜 그런가를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은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함.
내가 문화재 지도를 공유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임. 경험은 쌓이면 쌓일수록 좋음. 직접 방문하는 것은 건축과 도시미관에 대한 소양과 기반을 어떤 경로에서건 늘려 줄 것임.
위 지도는 전국에 있는 문화재 중 가장 가치가 있는 곳들을 모은 것임. 카카오맵에 저장해두고 시간 날 때마다 근처엔 뭐가 있나 짬을 내서 한두 군데씩 찾아다녀 보길 바람.
기본적인 폴더는 주요문화재(上)과 명승지임. 폴더당 500곳의 장소가 들어 있고, 주요문화재 폴더에는 가장 중요한 문화재들을, 명승지 폴더에는 폭포와 같은 자연명승과 원림, 누정과 같은 인문명승을 같이 저장해 두었음. 이 1000곳의 장소로 부족하다면 주요문화재(下) 폴더에 있는 곳까지 방문해 보아도 좋음.
현대유산 폴더는 현대의 대한민국 시대에 남긴 유산들, 이를테면 현대건축물이나 기념비, 구도심의 골목길들과 전망대 등을 저장한 폴더임. 도시 미관에 대한 논의가 주인 만큼 이 폴더 또한 저장해 두면 유용할 것임.
이외에도 문화재를 유형별로 묶어 저장한 폴더도 있는데, 일단 위의 4개의 폴더에 저장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방문해 보기 바람. 색 구분은 다음과 같음.
주요문화재
빨강 - 정치국방/박물관
노랑 - 고택/교통통신유적
주황 - 유교건축(서원.향교)
연록 - 선사유적/태실
초록 - 능묘/민속
보라 - 근대건축
분홍 - 사찰건축
명승지
연록 - 자연명승 / 주황 - 인문명승
현대유산
빨강 - 전적지/기념비
노랑 - 아름다운길
주황 - 골목길.마을길
연록 - 공원
초록 - 전망대
보라 - 현대건축
다시 강조하지만, 이 지도를 공유하는 것은 단순히 이런 곳이 있구나 하고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직접 방문하라는 차원에서임.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방문한다면, 갤에서 사진 몇장으로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는 몇 배는 얻어가는 것이 많으리라고 확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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