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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동력 시계의 비밀, 애트모스(Atmos) 이야기

선량한시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3 07:00:01
조회 18109 추천 176 댓글 89

시계의 구동 메커니즘은 크게 기계식과 전자식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중, 기계식은 1970년대 이전까지 널리 사용된 형태이나, 현재는 럭셔리 용도를 제외하곤 크게 활용되지 않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시계 내부에 태엽이 있다는 것입니다. 태엽을 감아주면 태엽에 에너지가 저장되고, 이 에너지는 시계를 작동시키는 동력으로 쓰입니다. 즉, 기계식 시계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태엽을 감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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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트모스(Atmos) 탁상시계

기계식 시계를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태엽을 감아주어야 함

(출처: Monochrome)


태엽을 자동으로 감기


기계식 시계의 원시적인 형태는 일명 “수동” 시계입니다. 말 그대로, 태엽을 손수 감아주는 것이지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재는 거의 채용되지 방식이나, 40~50년 이전에 생산된 시계에서는 일반적이었습니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만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기적으로 시계태엽을 감아주는 장면을 볼 수도 있지요)


이런 수동 시계는 주기적으로 태엽을 감아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에, 1920년대부터 이미 자동으로 태엽을 감아주는 장치들이 상업화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롤렉스(Rolex)에 의해 상업화된 “오토매틱” 시계가 있겠습니다.



오토매틱 시계는 시계 무브먼트에 무거운 로터(Roter)를 다는 것으로, 손목시계에서 크게 활용되었습니다. 착용자가 움직이면, 로터가 회전하면서 태엽을 감게 됩니다. 따라서, 시계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한다면, 따로 태엽을 감아줄 필요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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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가 달린 오토메틱 시계의 무브먼트 (출처: Rolex)



유감스럽게도, 이 방식은 고정된 탁상시계에서는 활용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오토매틱 시계는 착용자가 만든 운동에너지를 시계의 동력으로 사용한 형태인데, 탁상시계에서는 외부에서 얻어지는 에너지원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시계 제조사들은 탁상시계에도 태엽을 자동으로 감는 장치를 연구했고, 끝내 성공하게 됩니다. 바로, 1928년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가 공개했던 애트모스 탁상시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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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최초로 등장한 애트모스 (출처:  Watchtimes)



기체로 가는 시계, 애트모스


애트모스 또한 기계식 시계의 일종으로, 태엽을 감아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시계는 태엽을 감는데 어떠한 외부 동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마치, 에너지원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영구기관”처럼 보이죠. 그럼, 애트모스는 어떻게 태엽을 감는 것일까요? 어디서 태엽을 감아주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조달 받는 것일까요?

애트모스의 비밀은 시계 내부에 장착된 벨로우(bellow)라고 불리는 기체 챔버에 있습니다. 아마도, 일부는 이 시계가 바로 열기관의 일종이라는 것을 눈치챘을 수도 있겠습니다. 즉, 애트모스의 동력은 벨로우에 담긴 기체의 (자연적인) 수축과 팽창으로 얻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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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를 담는 챔버, 벨로우

(출처: David Moline, Operating Principles, Common Questions, and Performance Data for an Atmospheric Driven Atmos Clock, Clemson University, 2015

  


아래의 그림은 애트모스 동력부의 모식도입니다. 벨로우 내부에는 에틸 클로라이드(ethyl chloride)라 불리는 물질이 충분히 밀폐되어 있습니다. 에틸 클로라이드는 상온, 상압 근방에서 기화되기 때문에, 에틸 클로라이드 기체가 벨로우 내부를 채우게 됩니다.



벨로우는 스프링과 체인을 통해 와인딩 장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와인딩 장치는 손목시계의 용두와 동일한 역할을 합니다 체인이 풀어지면 와인딩 장치에 힘이 풀리고, 체인이 당겨지면 와인딩 장치에 힘이 걸리며 태엽을 감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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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트모스의 동력부 모식도 (출처의 사진을 수정)

(출처: David Moline, Operating Principles, Common Questions, and Performance Data for an Atmospheric Driven Atmos Clock, Clemson University, 2015


벨로우는 내부에 담긴 기체의 수축과 팽창을 반영합니다. 온도가 오르면 기체가 팽창하고, 벨로우가 벌어집니다. 이때, 스프링은 압축되고 체인은 풀어집니다. (용두에 힘이 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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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상승 시 동력부 움직임의 모식도 (출처의 사진을 수정)

(출처: David Moline, Operating Principles, Common Questions, and Performance Data for an Atmospheric Driven Atmos Clock, Clemson University, 2015)



반면, 온도가 감소하면 기체가 수축합니다. 이때는 압축된 스프링이 벨로우를 밀어주고, 따라서 벨로우는 쪼그라듭니다. 이 과정에서 체인은 당겨지고 와인딩 장치에 힘이 걸리게 됩니다. (용두를 감아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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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하강 시 동력부의 움직임 모식도 (출처의 사진을 수정)

(출처: David Moline, Operating Principles, Common Questions, and Performance Data for an Atmospheric Driven Atmos Clock, Clemson University, 2015)


통상적인 열기관은 인위적인 온도 변화가 필요하나, 이 기계는 “자연적인” 온도 변화를 이용합니다. 직관적으로, 낮에는 온도가 올라가고 밤에는 감소하지요. 결국, 일상적인 온도 변화에 따라 시계태엽이 자연스럽게 감기게 됩니다. 때문에, 관찰자 입장에서는 시계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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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트모스의 실제 동력부(출처: Monochrome)


맺으며



사실, 애트모스는 영구기관이 아닙니다. 자연의 열에너지(온도차)를 다른 에너지로 변환해 주는 기계지요. 그러나, 일상적인 온도차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당시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이 기계가 거의 95년전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현대인이 봐도 놀라운 것 같습니다.

애트모스는 현대에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다만, 천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매우 비싸며, 럭셔리 손목시계처럼 액세서리로서 기능을 할 수도 없어, 구매하는 사람도 제한적입니다. 가끔, 스위스의 외교 의전용 선물이나 기념 목적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이 글은 원본은 제 블로그의 포스팅입니다. 





출처: 오토마타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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