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짜리 탈영병, 헌병대 따돌리고 전국일주한 미친놈
이런 레전드들하고는 비길 수 없는 그냥 흔하디 흔한 썰인데
병사생활중 보통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탈영이라 기억이 나서 걍 쓴다
필력노잼이니 꿀잼썰 기대했다면 미안함
잡히긴 빨리 잡혔는데 이 사건의 파장이 어마어마해서 이새끼 별명이
이름 이니셜을 따서 'D의 의지', '이.D훈', '이.D.로저' 당시 이랬다.
어 맞아 당시 병장들이 원피스를 좋아해가지고, 지은 별명이 저 꼬라지임
<사람이 하나 빈다>
덥디더운 초여름에 유격복귀행군이 끝난 다음날 금요일 아침이었음
아침점호를 하는데 당직분대장이 번호를 싹 돌리는데 한 명이 모잘라
D가 안보이네
화장실, 막사, 취사장 아무데도 없음
금요일부로 2주대기 끝나는 신병새끼가 사라지니까 사관 얼굴이 하얘지고
점호하다말고 다 흩어져서 부대 안을 뒤지기 시작했음
근데 없어. 포상에 2지대 3지대 담장안팎까지 다 살폈는데 없어
대대에 보고하고 포대간부들 헐레벌떡 입영하고 난리가 났음
어제 불침번 선 새끼들 다 튀어나오래서 근무자들 싹 불려가고
경계근무자들도 같이 불려갔는데 보니까 근무상황판은 다 정상이고
경계근무자들은 사람그림자도 구경 못했다 그러고
완전 오리무중임
근데 부대간부들은 D가 서울이나 다른 동네로 튈 걱정은 안 했어
민간인보다 군인이 더 많은 동네니까
근처 부대에 협조 부탁하면 웬만해선 금방 잡으니까
단지 한여름에 산골짜기 누비면서 숨바꼭질할 생각에 현기증이 나서 그렇지
부대생활 좀 한 애가 탈영했으면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하겠는데
자대생활 15일째 되는놈이 뭘 당하긴 당해요.
우리부대에 흥신소, 고교퇴학 양아치, 클럽삐끼, 업소관리등
물 나쁜 놈들이 있긴했는데 적어도 2주대기 신병은 절대 안 건드렸음
<숨바꼭질>
각 분대별로 찢어져서 확성기 하나씩 들고 산중을 누비기 시작했는데
개빡친 병장이나 간부들은 걍 대놓고 성질을 부렸음
"D야~~ 나오면 진짜 죽여버린다 나오지마라"
"시벌로무새끼야~ 잡히면 뒤진다~"
"이 새끼 진짜 어떻게 조져버리지"
빡치는 상황인건 인정하는데 진짜 나쁜 새끼들 많았다 참 ㅋ
그렇게 수색 첫 날이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던 해 저무는 시간에
대대에서 전화가 왔음 본부간부가 D 찾았다고 ㅇㅇ
부대 근처 산의 밭에 숨어있던걸 농부할아버지가 발견해서
밥 먹여주고 말 걸면서 데리고있다가 부대간부한테 인계한 거였음
이미 사단까지 다 보고된 상황이라 헌병대에서 얘를 데려가더라
<어떻게, 왜>
조서쓴다그러나? D가 헌병대에 가서 말한걸 토대로 전말이 전해졌는데
불침번이 걍 쳐자고있고 당직사관도 자고있고 당직부사관은 행정반에 박혀있고
그래서 걍 활동복 입은채로 활동화갈아신고 막사밖으로 나왔대
부대가 경사가 심한곳에 지어져서 어떤곳은 지형굴곡때문에
담장높이가 성인남자 가슴팍에도 안오는 곳이 있었는데 심지어 철조망도 다 망가져서
그 부분을 그냥 타고 넘어서 부대 반대편 산으로 냅다 뛰었다 이게 끝임
그리고 자기가 보았던 부대 부조리를 빼곡하게 종이에 적었다는데
훗날 전해듣기로 하도 그 내용이 세세하고 양이 많아서 입회했던 간부가
신기해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얘기를 들었음
<파장과 결말>
탈영도 탈영이고 D가 헌병한테 써낸 것들이 양과 질이 엄청나서 부대가 터졌음
당직사관섰던 차량관리관은 징계. 이후 결국 장기실패 후 전역했음
당직분대장은 휴짤
D가 탈영한 시간에 근무섰던 해당 불침번 휴짤
D네 분대 싸그리 영창
특히 D분대장은 5창갔다가 만창또갔음, 일 똑바로 안한데다 부조리 저질렀다는 이유.
포대장 및 포대간부들 전부 헌병대랑 면담하고
포대원전원은 1주일에 한번씩 설문쓰고 인권교육 받고
부대원 설문에서 부정적으로 거론된 애들 싹 영창
나중엔 군단헌병도 와서 조사하고 교육하고 그랬다
썰에 의하면 몇 달이 지난뒤에 지휘관 회의에서 사단장도 그랬대
그 대대는 요즘도 개판이냐고 아님 괜찮아졌냐고
근데 시발 저 와중에 대환장할 사실이 드러났는데
D가 탈영한 시각에 그 불침번서던 새끼가 알고보니
D가 막사 밖으로 나가서
담벼락방향으로 걸어가는걸 봤다는 말을 한거야
왜 안잡았냐고 캐물으니까 유격 끝난 날이라 너무 졸려서 그만 잠들었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부터 성격 좆같은 새끼였는데 저 이후로는 부대에서 아예 투명인간 취급당했다
여튼 탈영후 한달동안은 부대가 안 돌아갔음
전원이 연달아 조사받고 설문조사쓰고, 줄줄이 징계받으니 부대분위기 안좋고,
상병장이 일이병 앞에 서 있기만 해도
'너 지금 뭐하는거냐' '병영생활행동강령?을 준수하라'며
대대나 연대간부들이 지랄을 해대고
눈에 불을 켜고 포대를 감시하는데
탈영병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낼 줄 몰랐음
난중에 알았는데 ,포대장자리는 원래 18개월인가가 임기연한 이라는데
저것때문에 징계다 사태수습이다 해서 6개월을 더 하고 갔음 ㅋㅋㅋㅋㅋ
굳이 이점이라면 전술했듯이 부대에 사이코새끼나 양아치 선임새끼들이 좀 있었는데
이등병의 깡다구를 시험한다며 갑자기 뺨때리는새끼
나중에 성공하면 갚는다며 돈 구걸하는새끼
담배빌려피고 안 갚는 새끼
하루종일 후임들 묶어놓고 간지럽히는 새끼
뭐하나 맘에 안들면 막사뒤로 끌고가서 3시간을 터는 새끼 등등
이런 애들이 죄다 전출, 영창, 휴짤등으로 죽빵처맞으니까 후임눈치도 살살 보고
예전보다 패악질이 좀 덜해서 당시 이병이던 난 또 은근 좋았음
선임 슬리퍼,워커 심부름하고 선임이부자리 정리하고
빨래대신해주고 상병미만은 세탁기 못쓰고 손빨래 해야하고
밥 처먹을때도 무조건 상병장이 먼저 먹어야 하고
선임 군장 대신 세탁해주고 주말에도 일이병은 침상에 못 눕고 등등
당시 부조리의 전부 다는 아니지만 병신같은 것들 상당수가 이 때 사라졌음
<D는 어떻게 되었나>
헌병대 조사 후 그린캠프로 갔지
마침 사단의무대 바로 옆 건물이 캠프라서
가끔 외진가는 애들이 저 D를 목격했는데
아주 해맑은 표정으로 발야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나
얘랑 자대 알동기였던 애가 D를 만나서
비밀보장할테니 함 털어놓으라며 말을 걸었다는데
D가 한 말인즉슨,
'나도 겨우 2주있었는데 부조리 뭘 당했겠냐'
'부대에 자체에도 딱히 좆같은 마음이 있던건 아닌데 맞선임도 존나 맘에 안들고
걍 다 터뜨리고 편해지고싶어서 일부러 탈영했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결정적으로 유격훈련 함 뛰어보니까 도저히 좆같아서 군생활 못해먹겠다는 결심이 생겼다는데
부적합심사에서 뭐가 더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결국 현부심처리받고 집에 간 걸로 기억함
7년이상 지난 일인데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군대가 문제인가 저 개개인들이 문제인가
잘 모르겠다 난
걍 찝찝한 기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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