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신이 태어난 곳이라고 예상되는 동굴이 2곳 있는데 둘 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있다
물론 현재까지도 논란이 분분하고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그건 그렇다치고...
그러면 제우스가 유년기를 보낸 장소는 어디일까?
그건 바로 크레타 섬의 조금 위쪽, 낙소스 섬의 한가운데 존재하는 동굴이다
이름은 Zas Cave, 또는 Zeus Childhood Cave 라고 부른다
그런데...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섬의 한가운데에 있는 데다가 아무리 봐도 평지는 아닌 것 같다
거기다 솔직히 신이 태어난 동굴이야 어느정도 의미도 있고 궁금해 하는게 이해되지만
어디서 자랐는지까지 누가 알고 싶어 하겠는가
그래서 실제로 사람들이 잘 찾아가지 않는다
솔직히 낙소스섬하면 다들 위에 사진의 아폴로 신전 입구 보러가지
누가 저런 알려지지도 않은 동굴 하나 보자고 해외에서 돌산 오르기를 택하겠는가
고로 제가 대신 찾아가봤습니다
일단 마을 중심에 있는 교회앞에서 버스를 타고
Filoti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내린 다음에 이제부터는 쭉 걸어야된다
마을의 끝 부분에 허접하게 놓여져있는 첫 이정표
지금부터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중간쯤에 위치한 Aria 샘물을 놓치면 큰일난다
뒤를 돌아도니 어느덧 출발한 마을이 굉장히 작아보인다
이런 길을 따라서
중간 중간 보이는 염소들과 놀다보면(잘 찾아 보시면 있어요)
아까 말한 Aria 샘물이 나타난다
이제부터는 진짜 돌산을 오르는 일만 남았다
30분 정도 길을 따라 걷다보니 마지막 이정표가 나타난다
뒤돌아보니 이제 출발한 마을은 보이지도 않고
앞에 있는건 이게 길인가 아닌가 헷갈릴 정도로 좁은 돌바닥과 염소무리뿐이다
(심심하면 사진 확대하고 염소 몇 마리 있는지 찾아보세요 생각보다 조낸 많음)
그리고 계속 걷다 보면 이제는 정말로 길이 사라진다
내가 가는게 방향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이정표 비스무리한것도 안보이고
어쩔 수 없이 일단 되는대로 바위를 헤치며 위로 향할 뿐이다
그렇게 계속 마치 신화속에 나왔을 법한 안개를 헤치며 걷다 보면 드디어 나온다
제우스신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여겨지는 Zas Cave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조금 무섭지만 들어가보자
내부에서 찍은 사진
생각보다 동굴 안이 어둡기는 했지만 조금 살펴보니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위치가 안좋아서 찾아오기만 힘든 평범한 동굴
왜 사람들이 찾지 않고 관광지가 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무사탈출
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한다...
마지막으로 마을 도착 전에 이유는 모르겠는데 울타리에 끼어있던 염소해골이 배웅을 해줬다
낙소스 섬에 갔는데 시간이 하루 남았고 할 일도 없고 에너지도 넘치면 한번 찾아가봐도 좋을 듯
- 그리스 외딴 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
그리스에는 정말 엄청나게 많은 섬들이 있다
그 중에서 우리에게 유명한 섬을 꼽자면 뭐 대충
1. 산토리니 섬 - 포카리 스웨트 광고도 있고 신혼으로 많이 찾아가서 유명해진 하얀 집들의 섬
2. 미코노스 섬 - 산토리니랑 비슷함 느낌
3. 낙소스 섬 - 유적 관련해서 볼 게 많은 섬
4. 크레타 섬 - 가장 크고 이것 저것 유적지도 많은 섬
이정도인데 이 중에서 정말 유명하지 않고 외각에 떨어진 조그마한 아모르고스(Amorgos)라는 섬이 있다
위에 빨갛게 칠해진 섬이다
그래서 도대체 이 섬에는 뭐가 있냐? 라고 물으면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관광지도 아니고 사람들이 찾아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섬에는 굉장히 특이한, 어떻게 보면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수도원이 하나 존재하고 있다
바로 절벽에 지어진 Hozoviotissa monastery 라는 수도원이다
혹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이라고까지 일컫길래 과연 어떠할까 궁금해서 찾아가봤다
직항도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섬 몇개를 거쳐서야 들어갈 수 있다
출발
하루에 한 대 뿐이라 놓치면 인생망한다
도착
다른 섬에 비하면 정말 작고 초라한 풍차 한대가 방문객들을 맞이해준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섬에 오는 것도 문제인데 수도원 위치가 절벽 끝에 위치해서 차가 없으면 도저히 갈 수가 없는데다
그나마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없고 금방 끊겨서...정말 찾아가는 난이도가 극악이다
난 숙소에 부탁해서 숙소 주인 아들하고 가격 쇼부 본 다음에 차로 이동했다
저기 보이는 위험해 보이는 길을 쭉 따라서 아름다운 바다와 지평선을 보고 있으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경치는 진짜 거의 미친 수준
하루 종일 바다를 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을 정도였다
저 멀리 보이는 저 하얀 건물이 바로 Hozoviotissa 수도원이다
올라가는 길도 절벽이라 조금 험난하긴 하다
영차 영차
도착하니 고양이 한 마리가 맞이해준다
수도원이 절벽에 지어져서 굉장히 좁다
계단도 가파르고...어쨌든 여러가지로 참 왜 여기 지었는지, 어떻게 지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른 관광지의 수도원들과는 다르게 여기는 관광지도 아니고 찾아오는 사람도 현지인들이 아니면 거의 없어서
나 같은 여행자가 찾아가면 수도승이 직접 맞이하면서 환영의 뜻으로 술도 한잔 주고 주전부리도 주면서 이것저것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근데...영어가 안통해서 나는 그냥 주는 것만 먹고 인사하고 다시 혼자 구경하기로 했다
진짜...위에서 바라봤던 지평선의 경치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
과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이란 명성에는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중에 고양이는 왜이렇게 많은지
그리스가 고양이의 천국이긴 하지만 이런 외떨어진 섬에도 많은 줄은 몰랐다
내려와서 마지막으로 다시 찍은 뒷모습
낮에는 정말 초라하게 보였던 그 조그마한 풍차가 저녁에는 나름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있는 섬을 떠나는 배가 새벽에 출발했는데
이 때도 어디선가 다가온 고양이가 배웅을 해주더라 참 고마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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