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마치고 1년 휴학했습니다.
휴학한 이유는 과가 너무 적성에 안 맞아서... 고등학생때부터 꿈꿔온 과라서 희망이 가득했는데 좋아하는거랑 잘하는 거랑은 다르더군요. 2학년 2학기 학점이 개판이었습니다.
더 높은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휴학동안 편입 공부도 했고 결국 한 군데 붙었습니다.
(제일 가고싶었던 학교는 제 차례까진 안오더라구요.)

지도교수님과 학과장님께 메일 미리 보내놓고 오늘 자퇴서에 싸인받으러 갔습니다. 1년만에 3100번을 타고 대진대학교에 도착해서 교수님들 뵙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머리 숙여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교수님.. 1학년때부터 전과를 위해 타 과 전공을 들었을 때 교수님이셨습니다. 2학년때도 수업 해주셨구요. 정말 열정있게 가르쳐주셔서 저도 부응하려고 열심히 했는데 학점이 따라주지 않아 슬펐던..ㅎㅎ

전산원 1층가서 서류 내고.. 직원분이 입력하시고 완료됐다고 하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마음이 정말 복잡하더라구요. 기쁘지가 않았네요. 편입 합격을 확인했을땐 기뻤는데...
학생회관쪽으로 쭉 내려오는데 한솥은 파리바게뜨로 바뀌어있더라구요. 공사중입니다
이제 마지막이니 걸어서 내려가자고 마음먹고 쭉 내려갔습니다. 운동장도 보이고 대순 교양 듣는 건물도 보이고 기숙사도 보이고..중간에 멈춰서 얼어있는 물웅덩이도 바라보고.
이제 여기엔 다시 올 일 없겠지...하는 생각이 드니까 가슴이 울렁울렁 하면서 울고싶어졌습니다.
내친김에 정문까지 걸어서 내려갔습니다. 찬바람이 뺨을 때려서 추웠습니다. 추운 와중에도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
수능때 추합전화를 간절히 기다리다가 전화가 와서 엄청 기뻐하던 때도 생각나고.. 1학년 축제기간때 친구랑 츄러스 사먹은 기억, 2학년때 잘 대해줬던 선배들, 교수님들..

걷고 또 걸었습니다. 학교 다닐적엔 아침에 버스타고 올라가는 이 길이 너무 길어 짜증났었는데.. 그 길었던 길을 한참을 걸어서 내려가는데 끝이 보이더라구요. 저길 지나면 정말 끝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물론 안 좋았던 일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저는 행복한 생활을 했던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냥 무념무상으로 학교를 다니고
어떤 분들은 저희과 선배들처럼 빡세게 자격증 준비하고 전공공부 하고
어떤 분들은 저처럼 편입하길 원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든 하고 싶은걸 하되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그 당시 낼 수 있었던 모든 노력을 다 하면 설령 그 결과가 어떻든 미련은 남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왠만하면 대갤에는 오지 않는게 좋습니다.
거의 까글밖에 없잖아요. 들어와봤자 학교까글밖에 없는데 자꾸 들어오시게 되는 분들은 아마 내심 학교에 대한 불만족감을 가지고 있으실겁니다. 마음속으로 불만이 있어서 자꾸 까글을 보게 되고, 아 역시 여긴 별론가보다. 재수or편입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드셨을수도 있으실 겁니다.

그러면 대갤을 끊고 수험공부에 전념하세요.

나는 학교에 만족하고 다니는데 자꾸 별로라고 하네...이런 분들도 대갤을 끊고 내 발로 뛰어서 직접 알아보시던지 학점에 집중하시던지 하세요.
어중간한 마음가짐으로는 죽도 밥도 안 됩니다.

저는 워낙 디시창이라 몇 번 들락날락 거리긴 했지만..ㅎ

소위 '비명문대' 대학갤은 심보가 꼬인 사람들이 와서 글 싸지르는게 많죠. 내가 얘네 학교를 욕하며 까내리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거기에 다니는 학생들 다 욕먹이는것 같아 재밌고 걔네들보다 내가 좀 더 우월한 위치에 서 있는것 같은 느낌. 뭐 이런거죠 ㅋㅋ
타대학 훌리들도 은글슬쩍 지네 입결 올려치기&타학교 입결 후려치기 하려고 상주합니다.

제가 새로 편입한 학교도 좋은 학교지만 명문대라고 칭하기엔 애매한 레벨인데 여기서도 악질까들이 상주하고있음ㅋㅋ손절이 답입니다.

어쨌든.. 무엇을 선택하던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영어공부는 항상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년간 대진대학교를 다니면서 즐거웠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납니다 ㅎㅎ 새로운 곳 가서 풀어지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진대학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