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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작곡전공 + 현대음악 뉴비를 위한 안내서...

ㅇㅇ(114.30) 2020.03.16 00:13:50
조회 1699 추천 33 댓글 2
														

추천 도서


-철학으로 현대음악 읽기(박영욱 저)

>비교적 가장 최근에 나온거고 바흐, 쇤베르크, 불레즈, 슈톡하우젠, 리게티 등등 굵직한 현대음악 작곡가는 모두 다루고 있음

이 음악들이 어떤 관점에서 나왔고 어떤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쉽게 알려주는 책

저자가 한국인이고 글을 존나 잘써서 다른 책에 비하면 일반인들도 조금 노력하면 쉽게 읽을정도임

박영욱 저양반은 논문도 많이 쓰니 더 관심이 생기면 riss같은 곳에서 논문까지 찾아 읽는것도 도움 많이됨


-음악에 대한 몇가지 생각(니콜라스 쿡)

위에 제시한 책이 쇤베르크를 필두로한 독일중심 20세기 아방가르드 음악이랑 +리게티, 글래스 정도만 다뤘다고 치면

'음몇생'은 그 이후 음악적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임

이것도 비교적 굉장히 최근에 나온 책이라(사실 2000년대에 나온거 다시 재판하는거긴 하지만) 이전까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베토벤, 바흐, 쇤베르크등 지극히 서구 중심적인 사상에 빠진 음악계에 대한 비판이 잘 정리되어있음

여기서 더 시간이 나고 본인이 관심이 있다면 리디아 고어의 '상상속의 음악 박물관'까지 읽는것을 추천



작곡가와 대략적인 흐름 정리


후기 낭만


낭만음악이 최전성기를 달리고 후기 낭만에 이른 시점

주관적 갬성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했던 낭만음악가들이 후기에 이르러 점점 선을 넘기 시작함

드뷔시, 메시앙, 바르톡같은 작곡가가 "디쓰 이쓰 마 라잎ㅡ!!!!!"를 외치며 별 듣도보도 못한 희한한 화성과 중세 선법을 사용함

자유롭고 다채로운 화성은 그 자체로 낭만주의의 상징이라고 볼 수도 있었는데, 이게 너무 과했던 나머지 조성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낳는 결과를 가져옴

기능화성을 배우다 보면 '와 씨발 이정도면 엉덩이로 건반 치고도 어거지로 화성분석 가능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누구나 들게되는데 진짜로 그래버림

화성이 복잡해지다 못해 별 씨발 아무렇게나 쳐도 '이거 응근 괜찮지 않음?', 'ㅇㅇ 나름 감성적인것같음' 이런 기조속에서 본격적으로 '무조 음악'이 연구됨

예시) 드뷔시 - 가라앉은 사원, 스트라빈스키 - 봄의 제전


쇤베르크


앞으로 서구, 독일 중심적 음악관이란 얘기를 자주 할텐데, 이건 간단히 말해서 '음악 평가에 있어서 체계성, 논리성, 객관성등을 중시하며 

절대적인 음악적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고 보는 경향'이라고 보면 됨

더 쉽게 말하면 바흐를 신으로 모시는 종교집단이라고 봐도 무방함

쇤베르크는 '음렬주의'로 유명한 양반임

음렬주의는 조성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고안된 방식인데, 한 옥타브 내에 12개의 음을 임의로 배치해서 음렬을 만들고 이 음렬을 기반으로 작곡하는것임

음렬주의 음악이 추구하고자 했던것은 '조성을 넘어선 음의 가능성' 이라고 요약할 수 있음

서구 음악계가 중시했던 체계적인 구조, 논리적인 주제 동기의 발전등이 꼭 조성음악에서만 이루어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것

즉,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면 조성이 아니여도 음악적으로 들릴수 있다고 확신함 

예시) 쇤베르크 - 달에 홀린 삐에로

+여담

사실 쇤베르크는 딱히 조성을 싫어하지는 않았음

그냥 그 너머의 가능성을 보고싶었던거고, 그래서 자기 혼자 '저는 무조주의 음악이 아니라 범조성주의 음악이에욧 ㅠㅠ!!' 했지만 아무도 신경 안썼음


불레즈, 슈톡하우젠


조성을 깨부수고 나니 이제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하나씩 만만해보이기 시작함

대표적으로 음고와 박자개념이 뒤집어지기 시작했음

사실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피아노 도 건반을 친다고 해서 완벽한 도 음이 나지 않고(배음과 공명때문) 이건 그 어떤 악기도 마찬가지임

근데 실제로 도 음이 나지도 않는것을 인간은 '이건 도야 ^^'하고 믿어버린 다는것, 즉 음고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인식이 박힘

특정 소리에 '도'라는 음정으로서 역할이 부여된다면, 이것은 소리가 가진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보았음

작곡가들은 조성에서 벗어날때 그러했던것처럼, 소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음렬주의를 발전시킨 총렬주의같은 음정의 개념이 희박한 작곡법을 고안함

전자음악도 이런 개념에 기반해서 만들어졌음

음정이란 딱지를 떼고 소리 자체에 주목하니, 자연스레 음향적 효과에 대해 눈길이 간것

여기에 박자개념을 없애고 그저 강도와 밀도로만 이루어진 시간개념이 적용된게 불레즈

전자음악에서 기존의 음악적 요소를 넘어 소리의 공간감, 음향적 효과에 주목한것이 슈톡하우젠

예시) 불레즈 - 주인없는 망치


+저는 불레즈랑 슈톡하우젠은 아무리 들어도 개소리같은데 니들은 진짜 이런걸 좋다고 듣나요?

-이들의 음악은 음고, 박자(정확히는 박자는 아니고 음의 패턴 혹은 밀도), 강세등등 생각할수 있는 모든 요소를 수학적 계산 하에 배치했음

굳이 이렇게 한 이유는 수학적 계산을 통한 완벽한 무질서를 통해서 '음악적 중립'을 만들어낼수 있다고 생각했음

어떤 목적성이나 방향성도 없이 그저 소리 자체만으로 이해하는 음악이라고 보는거임

고정관념 없이 일단 잘 들어보면 이양반들 음악이 상당히 균형감있게 들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

어떤 목적이나 메세지 없이 단지 귀에 들리는 악기들의 소리가 얘네 음악의 감상 포인트임

(물론 메세지가 아예 없지는 않음 분석을 해보면 곡의 구조상에서 수학적 계산으로 인한 특정한 패턴이나 메세지가 포착되는데 사실상 이건 감상의 영역을 벗어남

그래서 그냥 니들 이해하기 쉬우라고 저렇게 쓴거임)


리게티 이후

음향적 효과에 대해 주목하면서 리게티라는 획기적인 또라이가 나타남

톤 클러스터라고 해서 그냥 모든 음을 한번에 연주해가지고 소리를 고의로 뭉게뜨리는 기법을 썼음

의도는 역시 동일함. '음악적 중립'과 '소리의 가능성 탐구', 그리고 플러스로 '새로운 음향적 효과'

사실상 음향효과에 대한 음악은 리게티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음

리게티가 최고였다는게 아니라, 리게티 이후로는 의미가 없는 음악이라고

사실상 리게티부터는 음악에 있어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확보됨에 따라 '음악적 다원주의'가 되었음

너무 많은 작곡법과 작곡 사조, 스타일, 인물과 철학관이 공존하는중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

지금 살아있는 한국인 현대음악가중에 가장 출세한 인물이 진은숙이라고 할 수 있음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상을 받은것으로 매우 유명한데, 진은숙 음악 역시 음향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음

그러나 이전까지의 작곡가와 다른 포인트는 곡의 구성과 진행이 상당히 전통적

전체적인 구조는 사실상 정해진 형식 없이 자유롭지만 곡의 진행에 있어서 강약의 대비나 긴장감을 조성하고 이를 해결하는것이 베토벤을 떠올리게함

또, 기본적으로 무조이지만 군데군데 조성적인 뉘앙스의 화성도 볼수 있음

즉, 작곡기법이 한없이 다양해진 현대에선 무조인가 조성인가, 곡을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구조를 갖는가는 모두 작곡가의 선택이고 이런 선택이 작곡 의도가 되어

작품이 갖는 메세지를 강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

진은숙의 경우 '배음열'이라는 특수한 음렬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독자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여기에 기존의 작곡기법들이 선택적으로 수용되거나,

빠지거나, 합쳐지면서 곡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게된것



+어떤 음악을 해야하는가

음악적 다원주의는 사실 무책임한 표현임

지금은 다원주의라기 보다는 다같이 길을 잃은 상황이라고 보는게 더 맞거든

지금 최선은 현역 작곡가들은 어떤 작품을 내는지, 음악계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는지를 살피는것임

음악계에선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기존의 음악관에 대한 비판이 이뤄지고 있음

짧게 이들의 논지를 요약하면 '절대적인 음악이란 없다. 음악이란, 특정한 소리에 인간이 특정한 감정과 상징을 부여해 의미를 만드는 행동이다. 

좋은 음악의 기준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며, 때문에 음악에는 어떤 의미도 부여될수 있고 여기에 특정한 기준은 있을 수 없다.'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사람들의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와 씨발 존나 논리적이고 구성적으로 탄탄한데 감정이 막 울컥하고 개쩔어'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그 사람과 그 사회가 '논리적이고 구성적으로 탄탄한 것'에 '완벽함'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베토벤의 특정 화성 진행에 감정적으로 공감한 것이지

'논리적이고 구성적으로 탄탄한 것'이나 '베토벤이 선택한 화성'이 무조건적으로 좋기 때문이 아님. 한마디로, "음악은 이데올로기적임"

내가 계속 미국을 중심으로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유럽권에서는 아직도 '절대음악'의 존재를 믿으면서 쇤베르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임

특히 독일은 바흐, 베토벤, 쇤베르크가 모두 자국 인물이어서 국뽕에 으찌나 심취했는지 지금도 작곡가들이 별 희안한 곡이나 쓰고있고

나라는 공교육 커리큘럼에 자국 현대음악을 포함시켜서 국민들이 이걸 또 자발적으로 즐기는 문화까지 만들었음

이러니 다른 나라 음악가들이 가지는 반감이 매우 심함

미국은 그나마 저렇게 독자적인 음악관을 세워서 독일을 비판하는데, 우리나라는 사실상 클래식 음악이 시작된 역사가 너무 짧아서 

독자적인 음악관도 없어 어쩔줄 모르는 상황(우리나라 음악가 대부분이 독일 유학파인것도 한 몫 함)

그래서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현대음악 작곡가들은 1. 독일 현대음악을 100% 수용하거나, 2. 일반 대중으나 조성음악과 적당히 타협한 음악을 하거나

3. 아예 현대음악을 포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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