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학을 우걱우걱으로 알고 있는(코드(chord) 영어로 code라고 생각했던) 내가 보통 피아노 멜로디를 만들기 시작할 때.......

1. 피아노 멜로디를 대충 짜본다.

2. 뭔가 의미있고 좋게 느껴진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고(특히 리버브 & 딜레이가 켜져있으면 그 효과는 배가 되는 것 같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저장한다.

3. 그 다음 날, 수면으로 그때 지은 곡에 대해 뇌리셋된 내가 다시 그 피아노 멜로디를 들어본다.

4. '이게 뭔 똥가락이지......?' 하고 멘붕하고 조금 수정해본다.

5. 그런데 또 그 다음날 다시 그 피아노 멜로디를 들었더니 의미를 찾았다고 느낀다.

6. 사실 알고 보면 내 뇌가 이미 학습된 것이었다, 그 멜로디에는 불협화음이 섞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자의 귀를 대비하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본인이 창작한 것들(음악뿐만 아니라 딴것도, 그림이라든가 소설이라든가...)을 스스로 평가할 때는 주관을 피하기 위해 본인의 창작물에 대한 것을 거의 잊고 평가해야 한다고 들은 바가 있는데, 작곡할 때 재생 버튼을 계속 누르면서 작곡하기 때문인지 잊는게 쉽지 않고... 그러다가 내가 듣기로는 좋아보이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결국 남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실패하는 것 같다ㅠㅠ

이번에 올렸던 자작곡에서 들은 지적 중에 하나였지-_-;;

혹시 화성학이란게 이런 것에 대비하기 위해 있는 걸까, 서점에 가서 대충 화성학 책들을 봤는데, 너무나도 현란한 내용에 ㄷㄷ하고 나왔다ㅠㅠ

작곡갤에서는 화성학이라는 게 뜨거운 논쟁이자 떡밥인가봐.......

살려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