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NEW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안녕 에리 해석.txt

ㅇㅇ(125.176) 2022.04.11 22:59:57
조회 15410 추천 185 댓글 30
														


39b5c52be7ed3bb461afe9a713c22d274700a4922233c8a3a16197c66e44923f9d70baba


타츠키 단편 '안녕 에리'가 올라왔다. 재밌다.
영화광으로 유명한 작가 답게 이번 단편 역시 영화를 중심 주제로 하고 있는데...

이번 작품이 특히 그렇지만 타츠키는 전부터 영화적인 비유를 즐겨 사용해 왔다.

7cead124e18060f737ec84e413867c6c6f4cae19b861ef9356db1f6b100e67dbdc


파이어펀치를 관통하는 영화적 키워드는 '연기'.

작중 인물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 본심을 숨기거나, 자신의 자아를 억누르고 페르소나를 내세워 행동한다.
신을 연기하는 아그니, 루나를 연기하는 유다, 위선을 연기하는 도마 등등등...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로 상징되는 인간의 피상적인 면모와 본질 사이의 괴리를 조명하고 있다.

2ee88723b2d33ef26ae6d2e646d07d393ebeaa34c3b92daee6c4c831a1ca2508916f8ba92a921ed4b2a06de9508803



체인소맨에서 등장하는 영화의 키워드. 좋은 영화와 쓰레기 영화.
쓰레기 영화가 있기에 좋은 영화의 가치가 존재할 수 있다 믿으며 마키마에게 맞서는 덴지의 신념은 마치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번 단편에서 영화가 상징하는 키워드는 뭘까?


7ceb847fb38361ff37e798bf06d6040347a541f382aede3da871

기억의 미화. 아련한 추억으로부터 느끼는 막연한 그리움.

타츠키는 사람의 기억이 풍화되며 미화되는 과정을 '영화 편집'에 빗대어 보여주고 있다.



7ceb847fb38361ff37e796fd47986a3755ab6ff1e150c4de8af53d5b758a

영화 속에서 아련하고 다정하게 묘사된 엄마는 사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들을 몰아붙이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주인공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편집하여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화 속에 남긴다.


7ceb847fb38068f23eea98bf06d604034444d249ecc8f89b5b72

영화로 미화되는 것은 에리도 마찬가지다.

에리는 착용하고 다녔던 안경과 교정기도 빼고 아름다운 외모로 필름에 남겨졌다. (이를 통해 만화에서 묘사된 에리와 주인공의 상황은 전부 주인공의 영화 속 장면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아름답게 묘사된 주인공과 에리의 관계 또한 영화 속 허구로, 실제로는 주인공의 고백을 에리가 차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현실이 어떻든, 편집을 통해 미화된 주인공과 에리의 추억은 영화를 본 모두의 눈물을 터뜨릴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이 작품에서 영화는 '기억'을 상징한다.


7ceb847fb38361ff37e796fd45986a371f260aca41fcd048f0ff87fc3edf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왜곡된다.

있던 사실이 사라지기도, 없던 사실이 첨가되기도 하며 기억은 사실상 현실보단 '판타지'에 가깝게 변모해간다.
그리고 그 일련의 현상은 보통 추억을 미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7ceb847fb38068f23eea96fd47986a372ee9bd86d0e9168505523327b329


7ceb847fb38068f23fe696fd47986a377e6010681af077dbe2e4ff609d71

하지만 우리는 그런 미화된 기억을 실제 우리가 겪은 과거라 믿으며 살아간다.

어째서일까?


이 질문에 대한 만화의 답은 '미화되지 않은 세상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해서' 이다.


7ceb847fb38068f23fe696fd44986a37e631d97b05408b51fa598243f433

어머니는 다정하지 않았다.
에리는 그다지 예쁘지도, 주인공과 맺어지지도 않았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고로 모두 죽어버렸다.

상심한 주인공은 자살을 결심하고 에리와 영화를 봤던 폐건물로 들어선다.


7ceb847fb38068f23fe696fd45986a37a0071c54b90260788243a97263


그리고 분명 죽었을 에리를 만난다.

혼란스러워 할 필요 없다. 실제 에리가 아니다. 외모는 고등학생 시절 그대로이며 안경도 교정기도 끼지 않았고, 주인공에게 애정까지 품고 있다. 심지어 지가 사실 흡혈귀였단다.

주인공이 편집한 영화 속 설정대로의 에리. 주인공에 의해 미화된 과거의 추억이다.

에리(의 환영)는 말한다. 주인공이 만든 영화를 보고 자신의 생을 기억해내고 있다고.

이 작품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상기시켜주고 있다.


7ceb847fb38068f23fe696fd42986a370ba47490750dee47686788ea3a

에리와 이야기를 나눈 주인공은 자살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아픈 과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없이 에리와의 추억을 편집했던 주인공.
판타지가 충분해질 때까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아름다워질 때까지 과거를 미화하려는 노력이었다.

자살을 결심했던 주인공은 이제 폐건물을 나서며 웃고 있다.

이 슬픔 또한 살아가다 보면 시간에 휩쓸려 풍화될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7ceb847fb38068f23fe696fd43986a3728a53474ba7500e1641ed6b39e



그렇게 우리는 견딜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계속 살아간다.

쉼없이 과거라는 필름을 편집하면서.


추천 비추천

185

고정닉 6

5

댓글 영역

전체 댓글 1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 해바라기유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굿

    01.31 15:50:26
1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스타는? 운영자 25/02/24 - -
공지 만화 갤러리 서버 이전 안내 [9] 운영자 24.02.05 373795 75
공지 만화 갤러리 이용 안내 [928] 운영자 21.10.05 234882 166
15068910 비보호 좌회전 <~ 여기서 유턴 해도댐? [1] ㅇㅇ(106.101) 24.02.05 61941 2192
15068908 진짜 사랑스럽네 [2] ㅇㅇ(118.235) 24.02.05 32125 185
15068907 이거 먼 만화임 제발요 [5] 만갤러(175.117) 24.02.05 41745 65
15068906 만부이 올해의 목표 [4] (づ ̄³ ̄)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0170 42
15068904 자폐아는 남자탓이큼 [3] 만갤러(185.236) 24.02.05 16037 103
15068903 저능아들도 만갤에선 정상적으로 소통할 거 아녀 [2] 늑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7129 39
15068901 사람들이 살기 힘드니까 자폐아를 배척하지 [2] ㅇㅇ(100.34) 24.02.05 7038 40
15068900 트릴리온게임은 린린얘기좀나와야 고등어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2601 11
15068899 실베특)맨날 “저출1산의 원인” 분석하고 연구함. [2] arubyy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6650 46
15068897 “너정도면 괜찮은편이지” <— 제일 나쁜말임 [2] 자위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2363 59
15068896 자폐아가 제일 부러윰 ㅇㅇ(112.152) 24.02.05 6751 40
15068894 이순신만화 << 만갤에서 보는애들.분탕취급느낌이네 [3] ㅇㅇ(1.234) 24.02.05 5528 7
15068893 코인노래방의 비밀을 알아버림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5763 9
15068891 카기애비 타카기양 신짤 ㅋㅋㅋㅋㅋㅋㅋㅋ [8] 그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8824 17
15068890 방본만) 디스커뮤니케이션 [6] 행복포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2679 2
15068889 응 자폐아가 니 개패버는데 어쩔거임 ㅋㅋㅋ ㅇㅇ(1.226) 24.02.05 3296 10
15068888 동물 기르면 진짜 냄새남? [2] 노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83185 1
15068887 연마다 연봉 100만씩 오르는 직장 없나 [3] 만갤러(203.249) 24.02.05 4908 1
15068886 사장님 슈붕 주세요 [1] ㅇㅇ(118.235) 24.02.05 180462 2
15068885 MBTI 몰입하는 교수님 은근 있음 [1] 만갤러(49.143) 24.02.05 2454 0
15068881 본능이란게 진짜 존나 신기한듯 ㄹㅇ...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4330 39
15068880 자폐아←지가 덜떨어진거 자각하고 있다고 함 [1] ㅁㅁㅁ머앟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4620 19
15068878 왜 아직도 글리젠이 좀 느린거같지 [2] 월계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965 2
15068875 억까 억빠 거르고 객관적인 나혼렙 흥행추이 Fact ㅇㅇ(39.7) 24.02.05 1798 1
15068874 본인 스토브리그 백승수쫌 닮은것 같달까요? 만갤러(203.249) 24.02.05 1298 0
15068873 당근 99도면 어떤인생을 살아온거냐 [2] 제5도살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4563 2
15068872 국어는 문학이 문제야 ㅇㅇ(118.235) 24.02.05 1891 5
15068870 리제로세계가면 페트라납치함 [2] 모모메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2172 1
15068869 데이몬 처럼 착한 캐릭터 못 본듯 ㅇㅇ [1] 모아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998 1
15068868 잠수준비짤 보고나서 걔네 유튜브 못보겠음 ㅇㅇ(58.231) 24.02.05 1420 1
15068867 이런 직장 다니려면 개빡셈? [7] 만갤러(203.249) 24.02.05 3485 4
15068866 자폐아는 4등시민이고 한남은 10등시민인데? ㅇㅇ(1.226) 24.02.05 1234 6
15068864 수컷토끼수인을 신부로 애널개발하는 만화보고옴 [3] 만갤러(203.249) 24.02.05 2779 0
15068862 소음공해는 해답이 없음 [4] E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534 2
15068861 재채기하다 가래 튀어나와서 다시 삼킴 포말하우트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868 3
15068860 이박사장은 한장관 때부터 가만 안놔둔다고 했잖음 ㅇㅇ(115.91) 24.02.05 830 0
15068859 직업이 무슨 전업학생도있네 [3] 만갤러(223.39) 24.02.05 1801 3
15068857 이거 보고 긁힘 ㅅㅂ [1] ㅇㅇ(118.235) 24.02.05 3530 8
15068856 나가사키 살아본 만붕이 있음 만갤러(211.36) 24.02.05 4957 0
15068855 엉뚱한만갤러, 이상한만갤러 차단 ㄱㄱ [2] ㅇㅇ(211.246) 24.02.05 179640 3
15068854 " 뭐.... 뭐야 이새끼...... " ㅇㅇ(39.7) 24.02.05 2743 7
15068853 “그리드 아일랜드” 이거 해보려는데 재밌냐? [1] ㅇㅇ(112.144) 24.02.05 2259 3
15068851 1년에 옷사는데 돈 얼마씀? ㅇㅇ(211.234) 24.02.05 178925 0
15068850 순정물은 표지만 보면 재밌어보이는데 펭귄맛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155 0
15068848 국가권력급 미투 をす1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37202 0
15068847 자폐아 부모는 인생 ㄹㅇ 생지옥일듯... Da&#039;Cap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2159 3
15068846 나 윤두창이야! [1] ㅇㅇ(1.234) 24.02.05 761 8
15068844 폭력이 허용되는 장소.... [5] 감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05 1301 1
뉴스 장근석, 日오사카·도쿄 토크쇼 성료…‘인간 장근석’ 보여줬다 디시트렌드 10: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