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짐을 풀고
비행기멀미+차멀미;;로 띵한 머리와 울렁거리는 속을 조금 진정시키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상해의 밤거리.
비가 내리는 탓에 시내로 향하는 방향의 교통체증은 굉장히 심했고,
덕분에 버스는 중간중간 멈춰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조금 가고 멈추고, 가고 멈추는 것을 반복하는 사이 간신히 진정됐던 속이 다시 울렁꿀렁... 오.마이.갓뜨... ㅡ_ㅜ
분수인지 뭔지 모를 정체 불명의 돌덩이.
차가 멈춘 사이에 창가에 앉은 후배녀석이 열심히 찍고 있길래 뭔가하고 나도 한번 덩달아 찍어봤지만....
역시 이런 사진이 더 좋다.
쏟아져 내리는 장대비도, 어느 새 촉촉하고 부드럽게 내려앉는 이슬비도 아닌,
간헐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부슬비.
차창 안쪽으로 끊임없이 서리는 김이 안과 밖의 기온차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또다시 멈춘 차량, 창 밖으로 \'아는 한자\'가 나왔다;;
국미전기, 나중에 알고보니 중국 최대의 전자회사라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쯤??
삼성을 그닥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사실 남의 나라에서 보는 내 나라 상표는 어쨌든 좀 자랑스럽다.
갑자기 웬 삼성얘기냐고??
잘 보면 사진속에 삼성로고가 숨어 있다.
숨은 삼성 찾기에 도전해보자 ㅋ
예상외로 체증이 길어서 연수생들이 살짝씩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것을 보니
한시쯤에 안그래도 양이 적은 기내식 하나 먹고 슬슬 배가 고파지면서 날카로워지는 듯 했다 .
연수기간동안 상해에서의 숙박과 식사를 책임지는 조선족(이라고 우리는 부르지만 사실은 재중 교포3세라고 해야한다) 신화산 가이드부장님이 지루해하지 말라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관심을 유도했다.
China는 \'차의 나라\'라는 이야기,
China는 한국과 여러모로 달라서 \'차이 난다\'는 이야기,
그리고 곧 하게 될 현지식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 이제 곧 중국식 식사를 하게 될 텐데요,
여러분은 중국음식하면 제일 먼저 어떤게 떠오릅니까??"
나는 상하이에 왔으니 상하이 크랩을 떠올리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연수생들이 대답이 없자 신부장님이 다시 한번 물었다.
"자, 뭐가 생각나시나요?"
바로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KFC다!!"그...그렇군요, 중국음식 KFC....;;;
창밖풍경의 KFC, 그 절묘한 타이밍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고,
그 덕분에 살짝 짜증이 나려하던 연수생들은 신부장님의 말발(??:)에 서서히 빠져들며 집중하는 사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가 멈춘 곳.
이..이곳에서 저녁을 먹는건가??!!
......여긴 주차장의 반대쪽 건물이다 ㅡ _-;;
식사할 곳은 여기.
중국 내 소수민족인 태가족이 운영하는 태가촌이라는 곳이다.
.....라고 또다른 가이드인 유일한 남자, 일남씨가 설명해줬으니 틀려도 난 몰라~~ ㅡ _-;;;
어쨌든 상해에서 좀 유명한 집인 듯, 한국사람들도 많이 오는 곳이란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통복식(인 듯한 의상;;)을 입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포즈를 취해준다.
나름대로 중국에서 유학생활 좀 한 오라버니가 사진을 보더니 나랑 올케언니한테
\'확실히 한족하고는 다르게 생겼지??\'...라지만 가운데 여자분이 살짝 동남아 삘이 나는 것 말고는
한족이 어찌 생겼는지도 구분이 잘 안 되는 나로선 그저 둘 다 외국인이었을뿐...
....아, 여기선 내가 외국인이지....;;;;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부터 번쩍번쩍하다.
역시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
아 이거 너무 화려한 인테리어때문에 한번,
그리고 살짝 광장공포증을 불러일으킬만한 시장바닥같이 넓은 홀 때문에 또 한번,
그리고 나중엔 공연때문에 산만해서 다시한번,
정신이 산만해서 밥이 입이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지....
맛있게는 먹었지만 배부를 때 까지 먹지는 못했다.. 우쒸... ;ㅂ;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전체샷 한번!!
...을 찍고 쫒겨(??)났다
일행이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서 빈자리부터 채우란다 ㅡ _-;;;
자리를 옮겨서 일단 뭐가 있나 자세히 한방 펑!!!
숙주나물 볶음.
우리나라처럼 데쳐서 무치지 않고 기름에 볶았는데 아삭거리는 것이 꽤 괜찮았다.
마파두부.
7박8일동안 20끼를 먹는 동안 한식을 먹은 3번 빼고 항상 나오던 마파두부와의 질긴 악연의
시작.
...제가 두부요리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ㅡ _-;;
이건 무슨 고기튀김을 간장맛나는 소스에 야채랑 같이 볶은 건데
\'맛있다\'정도의 감탄까지는 아니어도 그냥 무난하게 먹을만 했던 듯...
강렬하게 기억이 나는 건 두 종류다, 평균 이상 맛있거나 아니면 평균 이하 쇼킹한 거부감;
이도저도 아니면 걍 평균적으로 무난해서 한끼 잘 먹은거 정도?
이건 바로 그 평균 이하의 쇼킹한 거부감에 속하던 해물 누룽지탕.
체증때문에 예약시간보다 늦게 도착해서 미리 소스를 부어놓은 누룽지탕은 미적지근하게 식어 있었다.
원래 코스로 나오는 요리들인데 주문할 때 한국 스타일로 한 상에 몽땅 차려놓을 수 있게 부탁하셨단다,
난 현지에 가면 현지방법대로 먹는게 좋은데... ㅡ _-;;
덕분에 뜨거워야 제맛인 것들이 식어버려서 맛이 많이 떨어져버렸다 ;ㅂ;
....그나마 다음에 다시 갔을때는 제 시간에 도착해서
뜨거운 소스가 부어졌을 때 빠삭거리는 누룽지의 소리를 귀로 즐길 수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
이건 계란탕이라 불러야하나?
큰 도가니속에 나와서 조금씩 퍼 먹게 되었는데 간이 안 맞아서 안습 ;ㅂ;
간 맞춰 먹으면 맛있을거 같아서 소금을 찾으니 테이블에 없다.
종업원한테 \'salt\'라고 부탁 했으나 알아듣는 척 하더니 감감 무소식...
그 뒤로 식사가 끝날 때 까지 그 종업원은 보이지 않았다;;;;
종이에 한자로 써서 달라고 할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뒤 늦게... ㅡ _-;;
양배추볶음.
그냥 소금간만 한 거 같은 데 간간한게 괜찮았다.
다만 슬슬 느끼해지기 시작하는....??
정말 맛있었던 떡볶음.
말랑한 가래떡이 달콤짭짜름한 소스와 함께 나온다.
매운 떡볶이 대신 조카들한테 간식으로 만들어주면 좋아할 거 같다.
이건 나중에 집에서 꼭 해봐야지 ㅎㅎ
이건 탕슉이라고 해야하나....?
소스에 레몬과 라유가 들어간듯한 새콤함과 매콤함.
탕슉 좋아하는 바보개구리가 좋아할듯한 메뉴로군요.
...님, 나 대륙에서 탕슉보고 님 생각 좀 했으면 감사함?? ㅋ
인기가 제일 많아서 한번 더 리필했다.
....리필이 되냐고요?? 돈 더 냈겠죠, 설마 진짜 리필일리가 ^^;
메뉴는 정해져 있어도 양은 원하는대로 맘껏 먹을 수 있었으나 손 안가는 메뉴들은 남긴게 너무 많아서 안습...
한국인을 위한 메뉴, 김치!
...한국에서도 김치 잘 안 먹어서... 패스 ㅡ _-;;;
그리고 음료수들...
연수기간 내내 저녁식탁엔 맥주가 올라왔고, 이것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었기에
연수단장님의 성의를 무시하지 않기 위해서 매일 열심히 달려줬다 ㅋㅋ
한국에서도 잘 안 하던 가마태우기 ㅋ
광명맥주.
거품이 좀 일찍 꺼지고 도수가 한국보다 낮았다.
가볍게 먹기엔 좋은데 좀 밍밍해서 헛배부른다는 단점이....;
그래도 맥쥬는 쵸큼 소중하니깐요~
애피타이저 삼아 간 안 맞는 계란탕 한 술 떴는데....
걍 빈 속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풀어주는 걸로 만족....
소금이 왜 소금(小金)인지 알겠더라는.... ;ㅂ;
자리를 옮긴 탓에 물고기 한 마리가 통째로 누워있던 접시는 이미 해부가 돼서...;
혐짤일까봐 안 찍고 대신 한입샷으로 찍었는데
촛점 어디로 가출했나요;;;
뭔 고긴지 모르겠지만 생긴건 꼭 방구스처럼 생긴것이 방구스처럼 잔가시도 많아서 먹기엔 좀 불편했다.
.....정말 방구스인가??;
아까 극찬(??)한 떡볶음.
그리 자극적이지도 않고 말랑하고 맛있었다, 조금만 더 따뜻하면 더 좋았겠지만... ㅡ _-^
...떡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 좋아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 떡순이니깐효~ ㅋㅋ
칠리탕수육쯤으로 이름붙일수 있을 것 같은 매콤새콤고기튀김 한입샷!
튀김옷은 좀 바삭함이 지나쳐 살짝 딱딱했다;;
그래도 맛있... ^^;;
아, 이렇게 해서 대륙에 있는 동안 대륙넓이만큼이나 넓어진 나의 배둘레햄 지못미... ;ㅂ;
.... 사실 지켜줄 맘 따위 애초부터 없었어...미안... ㅡ _-;;
식사 중간중간 쨘쨘~하고 음악이 시작되고 무희들이 나오고 쿵짝쿵짝 공연을 한다.
밥 먹다말고 고개 빼고 구경하다가 좀 식상해지면 다시 밥 먹고....
우산아가씨들의 공연...
역동적이기보단 사뿐사뿐이랄까...
무희들끼리 살짝 손발이 안 맞는거 같기도 하고... ^^;;
관악기 소리를 좋아하는지라 제일 편안히 들었던 전통피리공연.
축제때 남녀가 구애하며 추는 춤 같은 느낌...??
춤들이 대부분 하늘하늘하다.
그루브가 좀 있는 두번째 아가씨...
제일 열심히 추는데 문제는 다른 살랑살랑한 무희들과 살짝 언밸런스하다는거 ;ㅂ;
밥 먹고 나와보니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오른쪽 아래의 커다란 꽃 머리끈...
까마귀 습성이랄까... 빤짝이는것만 보면 눈길이....;;
10위안이면 우리돈 이천원인데, 우리나라에서 사는 가격 생각하면 싼건데
왠지 처음 쓰는 위안화인데 이걸로 쓰고 싶진 않아서 일단 참았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왔을때 결국 질렀다 ㅡ _-;;;;;
근데... 팬더곰은 당연히 이해하는데...
일본 목각인형을 왜 여기서 파는걸까?
...라고 하니 오라버니 왈, \'중국에서 만들잖아\'
아하, 그렇군요;
<인물 생략>
공연팀들과 사진도 한장씩 박고....
근데 우리팀들인건 확실한데 정말 누군지 모르겠네;;;
그리고 다시 아까보다 덜 막히는 길을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다.
살짝 외곽, 신호대기에 걸렸을 때
우연히도 밥 먹으러 가면서 사진 찍었던 지점 즈음에서 돌아오는 길의 풍경을 촬영했다.
그리고 이어진 오리엔테이션.
우리는 인간의 움직임과 인간의 구조를 배우기 위해 왔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학교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조식권을 받았다.
529호 투숙객들의 1월5일 호텔 조식권.
식권에 있는 호텔 사진이 내가 찍은거랑 차이가 좀.. 심하다;;
조명탓이야 조명탓 ㅡ _-;;
정수기도 없고,
마실 물은 사먹어야하기 때문에 호텔 앞 편의점에서 물을 사왔다.
큰거는 두고 마실거, 작은병은 갖고 다닐 거.
큰거는 우리돈으로 오백원, 작은건 삼백원...
작은게 생각보다 비싼 이유는 아마 네슬레꺼라서 그런 듯...;
찬 생수는 마셔도 끓인 맹물은 잘 안 먹어서,
물 사는 김에 보이는 국화차도 하나 집어왔다.
국화차 한 팩에 우리돈 4000원쯤 줬던가...
국화차 좋아하지만 울나라에서 저렇게 티백이 아니라 꽃차로 파는 건 좀 비싸서 큰 맘 먹고 사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나라로 치면 농심쯤 되는 유명한 기업이란다.
사실 하나 더 있었으면 더 사려고 했는데 남은게 달랑 하나라... ㅜ_ㅠ
그리고 남은 돈자랑...??
지폐단위가 다양하다.
1위안부터 10.20.50 그리고 100단위.
웃긴(??)것은 1위안과 그 아래 단위인 5각짜리는 지폐와 동전이 통용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천원짜리 동전이 나왔으면 좋겠다 ^^;
1위안에 183원때 알아보고 은행에 갔더니 그 새 환율이 변동해서 195원에 샀는데,
이틀 뒤 공항에서 환전한 사람들은 217원에 환전했다.
난 1500위안을 바꿔갔는데 다 쓰지 않을 것 같아서 현지에서 환전을 더 하려는 사람들에게 1위안에 200원씩 역환전을 했다.
어느 누구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던 듯 ㅋ
자기 전에 따뜻하게 국화차 한 잔 마시기로 했다.
팩을 뜯어보니 향도 그렇고 상태가 꽤 괜찮은 것 같아서 맘에 든다 ^^
국화꽃 다섯송이를 넣고....
포트에 생수를 끓여서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렸다.
잠시 후...
찻잔에 예쁘게 국화꽃이 피었다 *^ㅂ^*
따뜻한 국화 한 송이를 마시고....
그분이 챙겨준 따뜻한 수면양말을 신고 첫날밤은 그렇게 저물었다....
......하지만 호텔은 밤새 추웠다 ;ㅂ;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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