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뒤가 출렁이는 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 자동차는 원래 급제동을 하게 되면 하중이 프론트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뒷바퀴에 걸리는 하중이 빠지게 된다. 뒤에 하중이 빠지면 리어 그립이 약해지므로 후미가 어느정도 흔들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현상은 차가 가벼울수록, 전륜 하중 배분이 높을수록, 속도가 높을수록, 회전중일수록(yaw moment가 클수록), 서스펜션이 무를 수록, 브레이크가 프론트 위주로 되어 있을 수록(1) 그리고 실시간으로 제동력 배분이 되지 않고 ABS가 없는 차량일 수록 더 심하게 나타난다. 즉, 차종에 따라 다소간의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차든지 충분히 높은 속도에서 특정한 순서와 빠르기로 스티어링 및 브레이킹 조작을 가하게 되면 항상 차를 스핀시킬 수 있다. (어떻게 보면 trail braking은 이런 현상을 고의적으로 한방향으로 일정 정도만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모든 차/오두바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브레이크를 급격하게 밟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브레이크를 충분히 급격하게 밟으면서 약간의 스티어링 조작을 가미하면, 독단적인 전자제어 시스템의 개입이 없는 한 거의 모든 차를 다 스핀시킬 수 있다. 반대로 초기 조작을 제대로 한다면 어떤차라도 스핀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즉, 거동 불안정은 최종적인 인풋량보다는 초기 조작 양상과 더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니 스로틀과 브레이크 그리고 스티어링은 아무리 빠르게 조작을 하고 싶더라도, 이니셜 인풋 자체는 부드럽게 해줘야 한다. 사실 차만 타서는 이걸 깨닫기 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암만 600hp 짜리 차라 하더라도 가속 페달을 캔을 밟아 찌그러뜨리듯이 한방에 팍 밟든 처음에 살짝 누른 이후 한큐에 끝까지 밟든, 뒤가 헛도는 정도는 별 차이가 없으니까(2). 하지만 오도바이를 타본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두바이 세계에선 초기 조작시 약간의 차이가 수시로 확연한 거동의 차이로 이어지니까. 가령 스로틀을 완전히 닫은 상태로 1단 100kph로 달리다 순간적으로 스로틀 그립을 끝까지 비틀면 바로 스로틀을 적절량 풀면서 리어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그대로 뒤로 넘어갈만한 페이스로 앞바퀴가 떠오른다. 하지만 처음 1/20턴을 부드럽게 돌린 다음 빠르게 끝까지 비틀면 현저하게 느린 페이스로 앞바퀴가 떠오른다.

빠른 조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항상 첫단추를 부드럽게 꿰는 것을 유지하면서, 대신에 전 과정을 빠르게 마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첫 시작을 부드럽게 한다고 해서 생각만큼 조작을 하는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한방에 on/off 식으로 조작하는것은 차량 거동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런 부드러운 조작이 완전히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의 경우, 급박한 상황에 처해 panic braking을 하게 되면 십중 팔구 단박에 콱 밟아버리게 되고, 그럼 차가 핑핑 돌게 된다. 그러니 긴급 상황에서 마구잡이 조작을 해서 스핀을 발생시킬것 같거나, 초기에 뒤가 돌기 시작할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은 그냥 천천히 다니면 된다. 제한 속도 안에서 전방을 잘 주시하고 다니면 애당초 그렇게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왜 과속하다 잘못된 대처로 사고를 내놓고 차를 탓하는가? 그래봐야 대신 물어주는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