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벤느망 - 정성일 마이너 갤러리

정성일 평론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갤러리

매니저

더블라지오.(dureraum2016)

부매니저

없음

개설일

2019-10-15

레벤느망앱에서 작성

토미

2022.10.25 18:53:41

조회 175 추천 9 댓글 2

008b8504dcdf09bf40a5f0bd3bf5052920302b725c969552183d222051ec793f123d750c907044a7298c416ebd770921d0a770edc6b3d91957632430e90108669f23547aefcd370ef8b3b4fb2e8345156aba06dc27cd906fd7e6d666c4ec1cb362e93e5974a4857cb662f1e514f18dd22d

<레벤느망>에서 우선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는 4:3의 화면 비율과 그 좁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집요하게 따라붙는 카메라가 포착한 주인공 '안'의 얼굴일 것입니다. 정말이지 딥 포커스에 인색한 이 영화는, 한 프레임에 잡힌 두 인물이 대화를 할 때조차 초점을 계속해서 이동시킵니다. 관객이 무엇을, 그리고 어디를 봐야할지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처럼 완고한 프레이밍은, 임신으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진 인물의 심리와 감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레벤느망>이 한 개인의 심경을 생생히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체험이나 공감을 유도하는 작품이라는 결론은 다소 성급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영화에는 (제 기억이 맞다면)원작에 없던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각색의 목적은 초반에 나오는 강의 장면 등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교수가 '안'에게 문학 강의에서 텍스트로 다루고 있는 시에 대한 견해를 묻자, 그는 "정치적 함의"가 있다고 답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내밀하고 '순수'한 형식이라고 일컬어지는 시조차 정치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레벤느망>은 소설의 내면성 대신 영화의 정치성을 선택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겪는 (새롭게 추가된)이야기들도 그렇지만, 상술한 정치성이 드러나는 요소는 역시 카메라입니다. 영화는 관객이 보고 싶지 않은 것, 그러나 혹은 그래서 봐야 하는 것을 끝내 보여줍니다. 이처럼 고집스러운 프레임과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한 형식으로 그려내는 고상한 시네마가 아닙니다. <레벤느망>은 결코 "기분으로" 바꿀 수 없는, 꼼짝도 하지 않는 현실을 선명한 시야로 포획하는 정치적 선언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저는, 극중의 한 대사를 빌리자면 '심정은 이해할 수 없지만 방식에는 동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고정닉 2

원본 첨부파일 1

MV5BYmQyNzFhMDAtNDkzYS00Yjk5LWI3MmUtZGM0M2U3N2JmNjgyXkEyXkFqcGdeQXVyMTY5Nzc4MDY@._V1_FMjpg_UX1024_.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1423	히트맨 핵꿀잼이네요	:p	06.07	22	2
1422	트루 바이럴 [4]	달껄룩콘	06.07	43	0
1421	카메라 버프(아마추어) [2]	달껄룩콘	06.05	47	2
1420	트루크라임 후기 [3]	:p	06.05	57	1
1419	이스트우드 <~ 그냥 현 영화판 최고의 츤데레인 [7]	ㅇㅇ	06.05	104	2
1418	금주에 공개하는 히트맨을 기대중인 [4]	:p	06.04	63	0
738	완장 호출벨 [17]	더블라지오.	22.12.21	1114	8
1417	테크니컬러를 써줘서 고마운 작품들 [7]	ㅇㅇ	06.04	81	0
1416	영화 바이럴을 멈춰 다오 [3]	ㅇㅇ	06.04	57	0
1415	수상할 정도로 저평가된 니레 서부극 [5]	ㅇㅇ(223.62)	06.04	62	1
1414	조셉 로지 영화를 처음 봤는데 [4]	ㅇㅇ(223.62)	06.03	62	2
1413	핵틀잼 2편 [8]	reaves	06.03	80	3
1412	Marbel 영화 재밋우 뜌땨따~ [3]	ㅇㅇ	06.03	78	1
1411	. [3]	ㅇㅇ	06.03	67	0
1410	<퓨리오사> 벌써 VOD 풀리는군요 [6]	ㅇㅇ	06.01	90	0
1409	가타야마 신조 신작은 츠게 요시하루 작품 영화화 [4]	ㅇㅇ	05.29	64	1
1408	고해성사 [7]	reaves	05.28	91	0
1407	샤이 정갤러들 [3]	달껄룩콘	05.28	84	1
1406	야사로 찐따들 영화제나 열어볼까 싶은 [7]	ㅇㅇ	05.27	110	0
1405	내 개인적인 일본 3대장은 이미 개정되어 잇는 [5]	ㅇㅇ	05.27	124	0
1404	미겐 보다가 개같이 졸아버렸네요 [5]	ㅇㅇ	05.27	82	1
1403	혹스주의자들은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난다는 같은 말을 하지요.. [6]	ㅇㅇ	05.27	125	0
1402	헤~ 뭐 사실 혹스는 맨밥 같은 거니까 [6]	ㅇㅇ	05.27	124	0
1401	루비치와 혹스를 곁들인 [3]	:p	05.27	65	0
1400	장문) 여중생이 더글라스 서크와 막스 오퓔스에게서 배운 것 [3]	ㅇㅇ	05.27	74	0
1398	요즘 여중생들한테 인기 만점 영화 [4]	ㅇㅇ	05.26	124	4
1397	엘사 눈나ㅏㅏㅏㅏㅏㅏㅏㅏ [5]	달껄룩콘	05.25	90	1
1396	퓨리오사 재밌네요 [4]	달껄룩콘	05.24	97	1
1395	아직 현역 여중생이지만 이 짤이 너무 와닿는 [4]	ㅇㅇ	05.24	90	1
1394	청춘 장르 보면 약간 현타 오는 [2]	ㅇㅇ	05.24	70	0
1393	조밀이 신기한 게 CG 쓰임이 뭔가 올디스트한데 [2]	ㅇㅇ	05.24	64	0
1392	첫 막오 [8]	달껄룩콘	05.22	100	3
1391	퓨리오사 재밌네요 [3]	:p	05.22	85	2
1390	나는 실은 물고기쨩이 안 어울릴 줄 알앗습니다만 [5]	ㅇㅇ	05.22	117	1
1389	분노의 도로가 <역마차>와 함께 봐야햇던 작품이라면 [4]	ㅇㅇ	05.22	96	1
1387	맛도 마꾸스 시리즈는 분노의 도로가 최고작이지요 [6]	ㅇㅇ	05.21	112	1
1386	내일 여신님 영접 준비들은 하셨는지 [8]	토미	05.21	112	2
1385	만인의 여인 [8]	ㅇㅇ	05.17	132	1
1384	85세 프포코 인생 최후의 <메갈로폴리스> [7]	ㅇㅇ	05.17	153	2
1383	직구 규제 <<< 뭐가 문제임? [3]	토미	05.17	164	1
1382	로메르 기획전 [4]	reaves	05.16	129	3
1381	법과 질서 [4]	:p	05.14	68	0
1380	스턴트맨 <<< 왜 쿠폰 안 뿌리는지 [2]	토미	05.14	76	1
1379	<내일은 없다> 은혜갚기 [4]	reaves	05.14	75	2
1378	하류 크테픽 [5]	ㅇㅇ	05.12	94	1
1377	<내일은 없다>의 기차와 디졸브 [2]	토미	05.11	69	2
1376	에로 [3]	ㅇㅇ	05.11	81	2
1374	마고 베나세라프, <아라야> [10]	토미	05.09	184	2
1373	내일은 없다 [5]	ㅇㅇ	05.09	152	2
1372	영화도둑일기 [12]	ㅇㅇ	05.09	27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