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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계속하는 이유

ㅇㅇ(220.95) 2019.02.07 22:29:52
조회 890 추천 6 댓글 19

먹고 살만하고 재밌어서 하는 중인데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있는거 같아서 슬프네


물론 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 안좋고 - 박봉 초과근무(초과 근무도 아님 일반인이 상상하는 수준을 넘었으니까) 인프라 열악 등등


근데도 왜 하냐고 물으면


재밌고 돈도 어느정도 되니까지


당연히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손 안대고 밑에 사람 굴려가면서 몇천 아니 몇백씩이라도 벌어먹는게 객관적으로 좋은 사업이긴 한데 건축(너네가 생각하는 이상에 가까운)은 안그래


나는 성미가 뭔가 계속 안하고는 심심해서 못사는 사람이고 휴가도 5일 넘게 붙으면 책을 읽던 그림을 그리던 일을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라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재밌으니까


나는 내가 업계에서도 3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근무조건이 돈을 많이주고 정시출근 정시퇴근이고 막 이런게 아님.


대표 마인드가 '너네 하고 싶은만큼 해봐라 계약은 내가 따올게'라서 그런거고 실제로 재밌는 계약도 잘따오니까 연봉이나 근무시간 같은 다른 조건이 좋은게 아니다.


대부분 건축하는 사람들 자기꺼 설계하고 싶고 실현시키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 많은데 난 회사 잘만나서 그 욕심을 충족시키는 맛에 일 잡고 있는거지.


근데 있잖아, 나는 아는 애들한테 원수지지 않고서야 무조건 건축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하지말라고해도 꾸역꾸역 하는 애들이 해야 할 수 있는 직종이니까.


'잘'하는게 아니라 일단 하는거


난 재밌어서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내가 싫어하는거에 이 노력의 3분의 1만 쏟았어도 그 분야 중견 공무원급은 됐을거라 생각하거든


뭐 안해봤으니까 증명은 못하지. 굳이 예를 들자면 대학교 졸업 앞두고 막막해서 소방 기사 한달 준비해서 땄던거? 정도겠네


근데 그거 할때는 전혀 힘들다는 생각을 안했어. 정해진 문제 공부하고 풀고 허들 넘으면 되는거니까.


쉽다고 생각한 길을 택하지 않은건 그냥 '재미' 딱 하나다. 먹고 사는거야 워낙 원초적인 문제니까 제쳐두고, 솔직히 사람이 만족만 알면 월 생활비 100으로도 잘먹고 잘 산다.


그 정도 충족되고 돈욕심이 없으니까 뭘하고 싶은지 찾다보니 건축 디자인이 역시나 재밌었고, 사람도 잘만났고


근데 이 업계에는 미친놈 정말 많다. 친구들 만나면 내가 일하는거 듣고 다들 미친놈이라고 하는데 나보다 더 미친사람 많거든. 당장 우리 회사만봐도 나보다 다들 열정적인걸 ㅎㅎ


클라이언트랑 완공됐을때 걔들이 감동 받고 나도 감동받으면 그 맛에 하는거지. 일종의 성취욕이라고 생각함.


맨날 프로젝트 진행되면 이거하고싶다 저거하고싶다 하면 클라이언트랑 스트레스 받으면서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싸우기도 하다가 건물 다 올라가면 하나같이 고마워하니까. 안 그럼 못할거 같다.


밑에 ㅎㅎ헐이나 이런 사람들 이야기 많이 읽어봐라 어차피 꺾이는 애들은 절대 건축 못해 너네 그런 각오나 흥미로 붙어있어봤자 시간만 버리고 딴거 찾으러 갈거야.


근데도 재밌어서 계속하고 울면서도 붙어 있는 애들은 가능성이 있겠지, 왜 붙어있냐고? 앞에 말한 것 때문이겠지. 모든 사람의 이유가 같진 않겠지만 내 주변 대부분은 그렇다.


술이 좀 들어가니까 글이 엉망이네 ㅋㅋㅋ 암튼 그래


아 그렇다고 살아 남아서 돈 많이 버는건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사기꾼 같이 건축가 노릇 해봤자 설계건당 4천벌면 잘버는거거든


그냥 먹고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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