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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브람스..들마가 하고 싶은 얘기 나름 정리해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11) 2020.10.22 21:24:17
조회 2512 추천 114 댓글 26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마지막 회에서
정신적으로 무척 고통스러워하던 인물들이
각자 솔루션을 찾으면서 전체적으로 행복한 결말이 났음

보통 행복한 결말이라 하면
송아는 내내 재능없는, 바이올린을 짝사랑하는 음악학도로 그려졌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만큼 재능이 커져서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갈 수 있게 됐어야 하고
준영이는 차이콥스키에서 우승을 거두어 상금으로 집안 살림에 보탤 수 있게
되었어야 하고
정경이는 15년동안 음악으로 위로받아온 준영이를 끝내 자기의 연인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혹은 현호는 정경이를 진심으로 오래 사랑한 만큼 정경이와 행복한 결혼으로 골인했어야 하고
민성이는 짝사랑하던 동윤이에게 고백한 후 동윤이도 민성이에 대한 사랑이 점점 커져서 연인이 되어야 했겠지
준영이 엄마는 준영이 아빠가 이제 정신을 차려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어야 할 것이고
유태진 교수는 준영이로 얻은 자신감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콩쿨 킬러로 길러냈어야
이런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모두가 각자 원하는 것을 얻고 성취한 해피엔딩이었겠지

하지만 놀랍게도 이 드라마는
모든 인물들이 자기한테 없으면 안된다고 여기는
잃으면 정말 죽을 것 같은
그런 의지 대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원하는 것을 상실하고
걸어오던 방향을 바꾸는 식의 결론으로 향함

콩쿨 킬러로 살아온 피아니스트 준영이는
콩쿨 입시에 최적화되어 준영이의 화려한 타이틀을 만들어준 유태진 교수를 떠났고
바이올리니스트 신동으로 불리다 평범해진 정경이는
내내 준영이의 피아노 연주 위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어린애처럼 굴었지만
결국은 준영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직면한 후 지울 수 있었고
정경이의 15년 연인이었던 현호는 정경이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았지만
헤어진 후 미국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해 첼리스트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악기수리점을 운영하는 동윤이는 사실 바이올린과 이별 후 이미 자신이
하고싶은 진로를 찾아 일하고 있는 셈이고
동윤이 없이 못살 것 같던 민성이도 박사과정까지 마쳐도 여전히 좋아 미치겠는
화학 공부를 하러 유학길에 오른다.
유태진 교수는 놓아주지 못하던 준영과 불미스러운 일로 말미암았지만 준영을 놓아주게 되고
준영이 엄마는 떼어내지 못하던 남편과 준영이의 권유로 아마 이혼을 하게 될 것 같고
이 진지하고 심각한 드라마에서 거의 유일하게 코믹을 담당했던 박성재 과장은
욕망덩어리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마더 테레사 급으로 변함없이 사람좋고 온화했던 차 팀장도 유 교수와 헤어짐을 경험했고

무엇보다
서령대 음대를 4수나 해서, 그것도 4년 내내 꼴찌만 하는 송아가
음악을 이미 오래도록 해온 뛰어난 재능의 친구들에게 음악이 뭔지를 알려주고
준영이의 음악과 인생의 페이지를 넘겨주는 진짜 음악 교사이자 뮤즈가 됨
그런 송아 자신도
너무나 사랑하는 바이올린에 대해 굉장히 힘겨워하며 작별

사람이 됐든 악기가 됐든
거의 모든 인물들이
욕망하고 의지하는 대상으로부터 고달프고 힘겹게 떨어져 나오는 절절한 과정들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의 선택이자, 앞으로 크레센도가 되기 위한
제일 작은 시작이고
인물들은 현명하게도 이 행복 쪽으로 가는 길을 택한다.

어느 회차에서
송아 지도교수가 '준영이 안목이 대단하다. 여행 가방 싸주고 일정 관리해주는
와이프가 있어야 하는데 송아가 딱이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바이올리니스트로 살고싶어하는 송아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했지만
마지막 회에 보면 준영과 다시 힘겹게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송아가
정말로 준영이의 여행 가방을 싸주고 일정을 관리해주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15년을 함께 한 친구 준영과 현호가
재단 15주년 창립기념 음악회에서 멘델스존 트리오를 연주한 후
15년동안 가지고 있던 정경이의 피아노 파트보와 첼로 파트보를 각각
돌려주는 장면도
정경이가 버림 받았다는 게 아니라
친구는 여전히 친구로 남아있지만.. 어린아이처럼 과도하게 다잡으려 했던
정경이의 욕심, 욕망의 관계를 끊어내는 상징같은 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
실제로 우리 생각과 달리 행복과 멀어지는 길일 수 있고
고통과 상처라 여긴 것들이 오히려
버릴 수 없다고 여겼던 애증의 대상들로부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진정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이정표가 되었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얘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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