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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도서관에서 찾은 이지성씨의 꿈꾸는다락방과 그 리뷰

난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8.14 10:32:22
조회 8942 추천 95 댓글 17




간만에 퀸즈 공공 도서관을 갔는데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였다. 베스트셀러라더니 미국에도 진출해서 공공 도서관에 까지 비치되어 있으니 진심으로 이지성씨에게 탄복하며 꿈꾸는 다락방이란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어 보았다.


책의 주된 요지는 R=VD로 정립되는 "꿈을 꾸면 혹은 의지를 가지면 실제로 이루어진다" 라는 믿음이다. 책 전반적인 내용은 응용심리의 일종인 NLP의 기초적인 스킬들 몇 가지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들을  설명해 놓은 것으로 진부하다는 지적 외에는 특별히 비판할 내용없이 읽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가지 웃긴 점은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론의 근거들이나 행동방법들인데 그 중 몇개를 예시로 들어본다.



1. 과학적 근거와 의학적 근거들
P58에 R=VD 공식은 인정받지 못하다가 과학계 천재들이 사용하면서 인정을 받게 된다- 의 말을 한다. 그러면서 양자역학을 들먹이는데, 

"양자물리학자들은 우주가 원자보다 작은 어떤 미세물질, 즉 양자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양자들이 언제라도 물질로 전환될 준비를 갖추고 있음을 밝혀냈다. 또 이 양자들이 어떤 비물질적인 힘,즉 에너지에 반응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꿈꾸면 그 에너지가 양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양자들은 서서히 물질의 형태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인간이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꿈꾸면 마침내 양자들은 완벽한 형태의 물질로 전환되어 인간 앞에 나타난다."

"이게 바로 현대물리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양자물리학자들이 발견한 진실이다"

라고 말한다.

이런 내용은 교양수준의 양자역학 책만 읽어도 혹은 고등학교 수준 물리 지식만 있어도 헛소리라는걸 알 수 있다.

양자는 스스로가 matter 즉 물질이다. 그리고 에너지는 비물질적인 힘(Force)이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Ability)을 뜻한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즉 에너지에 반응하는건 비단 양자 뿐만이 아니라 모든 물질이 그러하다. 이런 자잘한 지적을 차제하더라도 인간이 꿈꾸면 에너지가 어떻게 양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말인가? 이런 메커니즘이 발견되었다면 CERN의 과학자들은 입자가속기 건설대신 명상을 하며 꿈꾸는 연습을 하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헛소리다. 

게다가 이게 바로 현대물리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양자물리학자들이 발견한 진실이다? 닐스 보어가 관뚜껑 열고 튀어나올 말이다. 더욱더 놀라운 말은 R=VD 공식을 인정한 대표적인 과학자들의 예로 막스 플랑크,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파울리 등이 거론 된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 말의 근거가 어디에 있고 어디서 인용된 주장인지 꼭 밝혀야한다.

작가는 여기서도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양자이론을 의학계에도 적용 시키는데,

"양자물리학의 시각으로 보면, 인간의 신체는 에너지가 뭉쳐진 것이고 이 에너지 흐림의 균형이 깨질 때 병이 생긴다. 즉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흐름의 균형을 잡아주는 일이 필요하다"

라고 말한다.

이건 양자물리학이 아니라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둔 기 이론이다. 책에서도 양의학은 VD치료법을 인정하지 않지만 한의학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한의학 자체가 음양조화와 기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당연할수 밖에 없는 말이다. 게다가 작가가 한의학에서는 최신 물리이론인 양자학을 애용하는데 반해 양의학은 고전뉴턴물리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는데 여기에 대한 반응은 의학갤러들에게 물어보면 좋음직 하다.

양자역학 뿐만 아니라 책 속 상대성이론도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그 본질을 많이 잃어버렸다. (작가의 정신속에서는 진짜 그냥 꿈꾸는대로 물리학법칙도 바뀌는 듯 하다.) 이 것도 양자역학 처럼 길게 적으려 하나 스압 관계로 인용구 몇개로 짧게 넘어가지만 요청이 있으면 새로 글을 쓰겠다.

"여기에(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 꿈꾸는 것은 미래의 현실이고,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과거에 우리가 꿈꾸었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 같은 물리학자에 의해 밝혀졌다시피, 시간은 꼭 미래로 흐르지 않는다 - 중략- 뇌 의학계와 물리학계가 발견한 사실에 따르면, 당신의 무의식은 당신의 미래를 알고있다"




2. 참고도서와 전문성의 문제점

책 말미에 있는 참고도서 목록이 집필에 참고를 한 책인지 아니면 추천을 하는 도서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이렇게 많은 터무니 없는 주장들을 근거자료 없이 내보인다는건 상식에 한참 어긋난 행위이므로 전자라고 가정을 해 본다. 

작가는 꽤나 전문적인 내용을 주장의 근거로써 사용하는데 물리학 법칙들 뿐만 아니라 세망신경계 등의 의학용어 까지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참고도서 또한 전문서적이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설기문 박사가 지은 최면에 관련한 책을 빼고는 대부분이 다른 자기계발서들이다. 이런 책들을 인용해 집필된 이 책이 얼마만큼의 신뢰성이 있겠으며 근거가 얼마나 충실할까? 참고도서 하나하나를 보면 대부분이 "한 권으로 완성하는 최면 테크닉" 혹은  "멕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 이런 식이다. 

문학으로써 가치도 없고 비문학으로써 전문성도 없는 종이 꾸러미가 과연 책이란 말인가?



3. 내용의 진부함과 독창성

기본적으로 이 책은 기초 수준의 NLP를 설명하는 책이다. 시중에도 넘쳐나는 이런 내용에 과연 독창성이 존재할까?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이 책은 여러 종류의 자계서에서 희망적인 메세지를, NLP라는 정신학적 육체에 담고, 말도 안되는 물리학적 근거로 지지할 다리를 달아 준 다음, Realization=Vivid Dream이라는 슬로건으로 피부를 덧씌운 상업적 키메라에 지나지 않는다. 

일례로 이 책의 파트4에 해당하는 "다락방의 꿈이 현실이 되다" 에서 등장하는 '정신의 영화관 기법'은 단순한 자가최면 방법일 뿐 아무런 신비스러운 방식도 아니다. 뭐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을 서서히 내려가며 더 깊은 최면에 빠진다 이런 내용이 최면기법이라고 따로 분류 되 있긴 하지만 이 장에 나오는 기법들 모두 자가최면의 다양한 방법들 일 뿐 본질은 똑같다.

이 중에서 내가 살짝 화가나고 작가의 가장 가증스럽다고 느낀 부분은 작가가 

"나는 전문적인 VD 교육을 실시해본 적도 없고 받아본 적도 없다. 하지만 그 뼈대는 알고 있다" 

라고 선을 긋는다는 점이다. 거기다가 덧붙이는 말이 VD 전문가에 따르면 그렇다더라~ VD 전문가인 누가 이렇다더라~ 이런 카더라 통신 수준의 글들 인데, 개인적으로 조언하건데 자신도 잘 모르는 분야는 절대 책으로 내서도 안되고, 설령 냈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워 해야하고, 특히나 희망의 성서라도 되듯 사람들에게 팔아넘기면 안된다.

특히 내가 소리내서 웃은 부분은 상상의 회의 라는 부분인데 뭐 밤에 잠자기 전에 유명한 사람과 회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면 뭐라고 할까 생각해보자는 역시나 진부한 방법이다. 여기서 유명한 사람의 예로 든 사람들이 랄프에머슨이나 에디슨, 앤드류카네기, 헨리포드, 링컨과 같은 지극히 미국스러운 사람들인데 너무 미국 자기계발서를 베낀것 같아 크게 웃었다. 물론 표절이라는건 아니지만 작가가 성의가 좀 있었으면 이순신 장군 이라던지 세종대왕과 같은 한국적 위인들과 회의를 하지 않았을까?



뜻밖에 오늘 논란이 되고 있는 이지성 씨의 책을 보게되서 즐거웠고 나는 이미 물건너 와 한국과 상관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이 정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뜻있는 작가들에게 유감이다. 특히나 도갤러들이 아무런 근거없이 이지성씨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며 디씨에서는 항상 까일만 하니까 까인다는 점을 이지성씨가 파견한다던 팬클럽 회원들은 알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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