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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블딥소취] 왕소의 편지(18): 이팝나무 꽃이 피어서

벽반대기(110.11) 2024.04.27 20:54:20
조회 273 추천 17 댓글 2
														

수천 번도 더 읽어

아예 외워 버린 그 편지 속에서

네가 그랬다.


빗속에서

모든 걸 내버리고

내 곁에 섰을 때,

날 위해서

날아오는 화살에

몸을 던졌을 때,

당신을 평생

잊을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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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했어.


언제

마음에 너를 담아

다시는 잊을 수

없게 됐을까.


뭐에

끌렸는지는

잊어버렸는데,

이유를 대라면

너무 많아서.


네가 없는 지금도

나는 그 알 수 없는 답을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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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때가 아니었을까.


네가 그,

봄마중하는

꽃잎같이 노오란

치마를 나부끼며 걸어 와

황궁 사람이 되던 날.


그 날

연노랑 소매 사이로

삐죽 나온 붕대에

나의 시선은

못이

박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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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망가졌다고,

그 원망으로

삶의 대부분을 살아온

소년에게

믿을 수 없는

경이,

였으니까.


흉을 지니고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짐작이나 하고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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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을 위해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일도

서슴지 않는 네가

놀라웠고,

존경스러웠다.


전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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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일 수밖에 없는

황궁에서


너는 내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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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때 한창이던

이팝나무

꽃을

아직도

봄마다 그린다.


네가 있고,

아직은

내 뜨거운 심장이

살아 있던

시절의 추억을

기억하는

것은

저와 나,

둘뿐이니까.


이팝나무 꽃이

피어나면,

온통 겨울뿐인

살벌한 황궁에도

비로소 따뜻한

봄이

오는 듯 싶어.


네가 와서

부딪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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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수야.


그랬다.


내가 아니라

너였어.


내가 네게

갔던 것이 아니라,

네가 내게

왔던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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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돌아 보지 않는

내 상처를

돌아 봐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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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내 끼니를

신경 써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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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찾아오는 악몽에

잠 드는 것보다

깨어 있는

날들이

더 많았던 날

걱정해 준

너.


네가 먼저

건드린 거야,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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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르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마음이

있어도

좋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다.


그,

눈 내리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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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 있어도

좋은 거구나,

싶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네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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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네게

하나쯤은

선물같은 것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네가,

버리지

않을 만한

것으로.


하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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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지금 내가

이팝나무 꽃들 사이로

너를 등지고

걷는

이유다.


너의 그,

마지막 소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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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없는 봄에

이팝나무

꽃이

눈물처럼

피었다

진다.


조으냐?


이제

외롭지 않고

무섭지 않으냐?


내가 너를

가볍게 해 주어서

이제

다른 세계, 다른 시간,

어느 하늘 아래든

훨훨,

자유로우냐?


나의,

수야.


(* 요즘 한창

이팝나무 꽃이 피어서...

유난히 소해가 그립더라.

뾰로리들도...잘 지내지?)


뱀발.)

이팝나무의 학명은

키오난투스 레투사인데,

눈이라는 뜻의 키온과

꽃이라는 뜻의 안투스라는 말이

합쳐진 이름이래.

눈꽃, 인 거지.

왠지

소해랑 인연이 깊을 만 하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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